소상공인들 “몸으로 때워도 이자 감당못해” 尹 “4조 저리융자 지원”
소상공인대회서 쏟아진 절규
“직원 실업급여 여력 없어 충원 못해”
“곧 겨울인데 난방비-자재값 걱정”
尹 “저금리로 전환 특단대책 준비”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는 ‘소상공인 모두 힘내자’ ‘매출 1위’ 등 소원이 적힌 대형 풍선이 전시됐다. 고양=대통령실사진기자단
“곧 겨울이라 난방비가 걱정입니다. 원자재 가격만이라도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어요.”(경기 지역에서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는 윤모 씨)
‘2023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가 개최된 3일, 윤 씨는 “원자재 가격이 최근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현장에선 여기저기서 소상공인들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특히 이들은 인건비 부담과 원자재 가격 인상, 고금리로 인한 어려움 등을 호소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는 고금리로 인한 금융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저리융자 자금 4조 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바꿔 주는 특단의 지원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대통령실은 지난주 수십 곳의 민생 현장을 찾아 어려운 국민들의 절규를 들었다”며 “끊임없이 오르는 대출 금리와 인건비로 생사의 기로에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말했다.
● “영끌 창업해도 금리 급등해 부담 커”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이날 소상공인대회에선 소상공인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원자재 가격,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비용 부담은 물론이고 각종 규제로 인해 사업의 손발이 묶여 있다고 호소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 씨(33)는 “기존에 다니던 회사 퇴직금에 대출을 받아 ‘영끌 창업’을 했는데 지난해부터 금리가 급등하면서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인건비도 부담돼 직원 고용을 최소화했다”며 “내가 주말에도 쉬지 않고 몸으로 때우면서 일하는데 원리금 감당조차 안 된다”고 했다. 경기 파주시에서 메이크업숍을 운영하는 이모 씨(37)도 “금리가 높아져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충남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최모 씨는 “일할 사람이 없지만 규제 때문에 못 뽑고 있다”고 전했다. 미용업 특성상 인력 교체가 많은데도 실업급여 비용을 지불할 여력이 없어 인력 충원을 못 하고 있다는 것.
이 같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언급한 저리 융자 자금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이 운영하는 정책자금을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도 소진공의 융자 예산은 정부안을 기준으로 3조8000억 원이다.
윤 대통령이 이날 소상공인 융자를 연 4%의 저금리로 융자해 주겠다고 밝힌 것은 경기 침체에 고금리와 고물가 등이 이어지면서 불어나는 소상공인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취지다. 그동안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상환 유예와 소상공인 채무 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 등 지원책이 나왔지만 현장에서는 체감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컸다.
● 尹 “소상공인, 우리 경제의 뿌리”
최근 민생 현장 행보를 이어가는 윤 대통령은 두텁게 소상공인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소상공인대회에 현직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총 12만 명의 소상공인들에게 저리융자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소상공인 지원 방안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코로나 시기 정부가 선지급했던 재난지원금에 대해 8000억 원의 환수금은 전액 면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늘어나는 에너지, 원재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스요금 분할 납부제를 실시하고 소상공인들이 사용하는 노후화된 냉난방기 6만4000개를 교체하도록 예산 편성을 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소상공인들을 향해 “여러분은 우리 경제의 뿌리이자 민생 경제의 근간”이라며 “제가 지난 대선 당시 제1호 공약이 바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살리기’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운 겨울이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면서도 “정부가 여러분에게 지원의 손길을 힘껏 내밀고, 따뜻한 정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격려사를 마친 후 참석자들이 기립 박수를 보내자 윤 대통령은 이에 화답하는 ‘어퍼컷 세리머니’도 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첫댓글 지금은소상공인뿐이아니라직장인들도.힘틀어.
모두가 힘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