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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으로 팔려간 뒤 800리 멀고 먼 길을 찾아 돌아온 백구와 할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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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돗개 홍보관. 진돗개에 대한 과학적 자료와 홍보자료가 많이 있다. |
[한국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진도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진도하면 생각나는 것이 몇가지는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으로 진돗개와 진도아리랑이다.
진돗개는 말 그대로 진도라는 섬에서만 특별히 그 유전적 형질이 고착화된 개로,
영리하고 용맹하며 몸집도 적당하여 평생 친구로 사귈만한 동물로 그 가치가 유별나다.
진돗개의 이러한 특징은 일제강점기부터 인정받아
1938년 조선보물 천연기념물 제 53호로 인정받을 만큼 일본인마저도 좋아했던 개인 것이다.
이후 해방되어 1962년 한국의 천연기념물 제 53호가 되어
지금도 그 품종을 유지하는 진돗개는 별도의 족보를 가지고 있으며,
진도개 보호육성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
이 진돗개는 2005년에는 세계애견연맹에도 공식 등록되어 한국의 명견으로 대접받고 있다.
진돗개의 유별난 특성을 살펴보면 첫째 주인에 대한 충성심,
둘째 불가사의한 귀소본능, 셋째 백절불굴의 용맹성,
넷째 주인 외에 타인에 대한 불유혹성, 다섯째 깨끗하고 청결함을 좋아하는 결벽성,
여섯째 다른 사람을 경계하는 예민성 등이 있는데, 이러한 특성을 보여주는 예가 많이 있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일화 한가지만 소개하면,
1993년 진도에서 팔려간 백구가 800리 머나먼 길을 육감으로 다시 찾아왔다는 불가사의한 이야기이다.
돌아온 백구의 이야기를 간추려보면,
당시 박복단 할머니는 어린 진돗개를 사다가 5년동안 정들여 길렀는데,
그 때 같이 살던 손녀딸이 중병에 들게 되었다.
그러자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할머니는 집안에서 돈이 될만한 것이 없어 손녀딸 수술을 하지 못하자,
그래도 값이 나갈만 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꽤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진돗개 였다.
그래서 할머니는 어쩔 수 없이 진돗개를 팔게 되었는데,
불행히도 백구는 옆동네가 아닌 멀고 먼 대전으로 팔려가게 되었다.
그런데, 진도에서 800리나 되는 먼거리를 트럭에 실려서 떠난 백구를
이제는 체념하고 살던 할머니는 백구가 떠난 뒤 쓸쓸하게 살았고,
팔아버린 백구값으로 수술받은 손녀딸은 건강을 되찾아 잘 자라고 있었다.
그렇게 7년이 지난 어느날 백구는 대전집을 떠나서 그리운 진도로 찾아왔다는 것이다.
그 주인에 대한 충성심도 대단한 일이지만, 제발로 걸어서 간 길도 아닌데
어떻게 그 먼거리를 찾아올 수 있었는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불가사의한 일이기에
이런 것은 진돗개가 아니면 도저히 할 수없는 일이라하여 진돗개 중에서도 특별종으로 대접받고 있다.
이 백구가 살던 동네에는 이제 백구 기념관이 들어서서,
진도를 찾는 이들로 하여금 한번쯤 찾게 하는 명소가 되었고,
또 진돗개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특성화된 진돗개는 이제 특별히 관리되고 있는데,
진도읍내에 진돗개 홍보관과 훈련장 그리고 공연장까지 갖추고
매일같이 진도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그런데, 기자가 찾은 그날만은 안타깝게도 너무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니,
털을 뒤집어쓴 개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2시 공연만은 건너 뛴다고 하여
안타깝지만 다음 여정 때문에 공연관람은 하지 못하고 말았다.
대신 홍보관에 들러 진돗개의 특성과 개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눈여겨 보고 나왔다.
그러고보니 한국에는 진돗개 외에도 3종류의 특별종 명견이 있다.
북한의 풍산개와 경상도 지역에 있는 삽살개와 동경이가 이들이다.
풍산개는 진돗개보다 몸집이 코고 용맹성이 뛰어나서 사냥에 특별한 능력이 있는 개이고,
삽살개는 긴털과 특별한 예민성으로 귀신을 잡는 개라는 별명이 있으며,
동경이는 작은 몹집이면서 특별히 꼬리가 없는 개로 새롭게 천연기념물이 되었다.
삽살개는 일제강점기에 긴털이 군인들의 겨울모피에 좋다고 많은 남획을 하여
거의 사라질 위기였다가 경북대 하지홍 교수가 되살렸다.
본래 삽살개는 신라왕실과 귀족들이 즐겨 기르던 명견이었다고 하나,
신라가 망한 뒤에 민가로 보급된 개라고 한다.
개는 사람과 무척이나 친밀한 동물로 본래 야생의 늑대를 잡아다 길들여 사람과 함께 살게된 동물로,
세계 각국에는 다양한 종류의 개들이 각자 나름대로 토종화되어 왔다.
그중에 한국을 대표하는 개로는 단연 그 첫번째로 진돗개이고 북한에는 풍산개가 있으며,
털이 길어 눈을 가리는 삽살개가 있고, 근래 경주지방에 꼬리없는 개로 동경이가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낮 진돗개의 묘기를 보지 못하고 돌아서서 아쉬움은 있었지만,
진돗개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알고 갈 수 있어서 좋은 여행의 추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