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물에 잠긴 돌을 뒤집어 보면 다슬기들이 붙어 있다.
돌에 붙어 마치 젖을 빨아먹는 것 같다.
물이끼를 먹고 자라는 다슬기는 반딧불이 유충의 먹이가 된다.
반딧불이의 고장인 전북 무주 설천면 다슬기 서식지 일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다슬기는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열을 내리는 데 특별한 효과가 있고, 간질환 치료와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에 따라 다슬기만큼 많은 이름을 가진 존재도 드문 듯하다. 고개 하나 넘으면 금세 다르게 부른다.
충청도에서는 ‘올갱이’, 전북에서는 ‘대수리’, 전남에서는 ‘대사리’라고 하고, 경상도에서는 ‘골부리’ 혹은 ‘고디’라고 한다.
숙취 해소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다슬기탕을 만들어 파는 집이 늘어나고 있다.
청주에서는 아욱과 함께 된장을 풀어 끓이는데, ‘올갱이국’이다. 전주에서는 아욱이나 부추를 넣어 녹색 빛이 돌게 맑게 끓이는데, ‘대수리탕’이다.
안동의 ‘골부리냉채’ 아십니까?
처음 듣는 이름에 끌려 삼복염천에 소줏집에 둘이 앉았다.
마늘과 붉은 고추를 잘게 다져 무친 다슬기가 한 접시 나왔고, 얼음이 동동 뜬 그릇에 다슬기를 우려낸 육수가 찰랑거렸다.
이 육수에다 다슬기를 두어 숟가락 넣고, 채 썬 오이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해서 떠먹으면 된다고 일러주었다. 어찌 그렇게 시원한 게 있는지, 에어컨을 끄고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