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를 받아 모시려는 이는 누구나 성체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의 참된 현존을 향하여 마땅한 존경을 보여야 합니다. 이러한 연유로, 교회는 항상 영성체자들의 품위있는 행동을 강조해 왔습니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과 「손으로 하는 영성체에 관한 경신성성 훈령」(1985)의 내용을 바탕으로 영성체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신자들은 무릎을 꿇거나 서서 영성체할 수 있습니다. 무릎 꿇는 것은 자제로 하느님께 흠숭을 드리는 자세이기 때문에 따로 경의를 표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거의 모든 한국 교구들에서 하듯이 서서 영성체를 할 때는 성체 앞에서 공경을 표시하는 동작으로 저마다 정중하게 절하고 나서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십니다.
(2) 성체를 손에 받을 때에는 오른손으로 왼손을 받쳐, 축성된 제병을 오른손으로 집어 입에 옮겨 모셔야 합니다. 이때 신자가 직접 성체를 집으려 하거나, 손을 오므려서 손가락으로 성체를 잡으려 해서는 안 됩니다. 사제나 다른 봉사자가 축성된 빵을 손안에 안전하게 놓을 수 있도록 손바닥을 완전히 펴서 받아야 합니다. 신자들은 교회 안에서 주님의 몸과 결합되는 거룩한 성체를 바로 교회로부터 받아 모시는 것입니다. 그러한 까닭에, 영성체자는 보통의 빵처럼 성체를 성반이나 성합에서 집을 수 없으며, 두 손을 내밀어 성체 분배자로부터 성체를 받아 모셔야 합니다.
(3) 분배자가 성체를 주면서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말하면, 영성체하는 이는 “아멘” 하고 응답합니다. 이 “아멘”은 신앙의 확인입니다. 일찍이 암브로시오 성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바라건대, 사제가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하면, ‘아멘’이라고 답하시오. 이는 ‘참되다’는 말입니다. 입으로 고백하는 바를 사랑으로 지키십시오.”
(4) 손에 성체를 받은 영성체자는 자기 자리로 돌아오기 전에 성체를 모셔야 합니다. 뒤따르는 사람이 분배자에게 다가설 수 있도록 옆으로 비켜 서되, 제단을 향해 서서 성체를 영합니다. 또한 축성된 제병의 가루라도 버려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신자들은 적절한 기회에 성체께 대한 신앙을 표현하고 존경심을 드러내는 외적인 자세를 교육받아야 합니다. 어린이들에게도 고해성사와 공심재 같은 영성체 전 준비와 함께, 영성체 예식에 참여할 때 성체께 대한 존경심을 키울 수 있도록 지도가 필요합니다. 이를테면 성체를 받을 손을 깨끗하게 씻고 유지하도록 당부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겉보다 속을 살피시지만, 합당한 외적 자세로 예식에 참여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교회의 한 지체가 되어 제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우리의 내적 태도를 바람직하게 갈고 닦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