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형 당뇨 10명 중 7명은 '불량식단'이 원인...쌀·밀·가공육 섭취 줄여야"
제2형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통곡물.
전세계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70%는 가공육과 설탕 위주의 건강하지 않은 식단이 발병에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앞선 연구에선 환자 중 약 40% 정도만이 식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됐다. 제2형 당뇨병 발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식습관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메간 오헌 미국 터프츠대 연구원 연구팀은 1990~2018년 기간 축적된 184개국의 제2형 당뇨병 발병사례 1410만건을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내린 연구 결과를 1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제2형 당뇨병은 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발생한다. 병이 진행됨에 따라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으면서 나중에는 분비가 잘 안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아직까지 완치법은 없으며 지속적인 인슐린 치료와 함께 식사 및 운동 요법을 실시해야 한다.
연구팀은 세계인의 식량 섭취 양상을 조사하는 세계식량데이터베이스(GDD), 각국의 인구통계, 세계 제2형 당뇨병 발병률 추정치 그리고 음식물 섭취가 제2형 당뇨병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앞선 연구 등을 바탕으로 식습관과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 간의 연관성을 살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크게 세 가지 식습관이 제2형 당뇨병 발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통곡물을 적게 먹는 식습관, 쌀과 밀 그리고 가공육 위주의 식습관, 과일을 많이 먹으면서 채소와 견과류는 적게 먹는 식습관이다. 연구팀은 “특히 쌀이나 밀로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이 제2형 당뇨병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탄수화물 속 당은 혈당 상승에 영향을 주는 단순당과 혈당 상승 속도가 느린 복합당으로 나뉜다. 제2형 당뇨병 예방에 좋은 복합당은 통곡물로 섭취할 수 있으며 단순당은 주로 쌀과 밀에 함유됐다. 단순당을 섭취하는 식습관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실제 이 세 가지 식단을 선호하는 국가에선 식습관에 따른 제2형 당뇨병 발병률이 높았다. 가공육을 즐겨 먹는 동유럽, 중앙아시아 그리고 설탕과 가공육을 많이 섭취하면서 통곡물을 즐기지 않는 라틴아메리카 국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식단을 즐기지 않는 인도와 에티오피아에선 식습관에 따른 제2형 당뇨병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오헌 연구원은 “제2형 당뇨병은 전세계적으로 환자 수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이 질병을 관리하는 데 있어 정책입안자 등 관계자들이 식단 관리의 중요성을 더 주의깊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