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렴풋이라도 내 존재의 의미를 알만한 나이는 몇 살쯤일까? 한 일곱 살쯤? 이른 생일이라 일곱 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하였다. 왼쪽 가슴팍에 허연 손수건 매달고. 지극히 평범해서 있는 듯 없는 듯한 사람으로 살기를 18년 그리고 26세 되던 해에 나의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고....복잡할 것 없는 단순한 삶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세월은 나를 비껴가지 않아서 어느덧 중년의 문턱에 턱 걸터앉았는가 싶은데... 벌써 노후의 대책에 고심할 나이가되었나? 일각이여삼추였으면...
새해 여는 해를 처음으로 응봉산 고스락에서 손발 동동 굴리면서 받아든지 엊그제 일인데 숫자는 1월의 한가운데를 지나가고 있다. 연일 꽁꽁 언 날을 빌미로 방바닥과 친구하며 매일 느긋한 아침을 깨운 탓인 지 05시 30분에 맞춰 논 알람의 극성에 정신이 혼미하다. 모래알갱이 씌운 것같이 뻑뻑한 눈알 겨우 달래 어 일어나 그대 밥상 차려 드리고 행동식만 준비 눈 산으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버스정류장에서 30분 이나 기다려 굿버스에 올라타니 안경엔 더운김 도배질로 캄캄해 감은 눈으로 반가운 목소리들과 인사 주 고받기 바쁘다. 흥정끝 오대산님과 동석 결국은 오대산님과 오대산으로 오르고 내려 마침표도 오대산님과 오대산을 벗어났다.
♣ 상원사 기점 코스 오대산 국립공원의 서부인 월정사 일원에는 여러 능선과 계곡이 있고 각 능선과 계곡마다에 등산로가 나 있다. 순후한 지형이어서 어느 능선과 계곡이건 족적이 나 있다. 그러나 오대산국립공원관리소가 정규 등산로로 개방하고 있는 코스는 그리 많지 않다. 상원사 - 적멸보궁 - 비로봉 - 상왕봉 - 상원사코스가 이 지역에서 온전히 등산대상지로서 역할하고 있어 유일한 정규 등산로라고 할 것이다. 상원사 - 서대 수정암 - 호령봉 길도 잘 나 있기는 하지만 한강의 발원지 우통수가 있는 서대 수정암까지만 정규 등산로가 열려 있다. 그 이후부터 호령봉까지도 길은 잘 나 있지만 비정규등산로다. 한편 호령봉 - 비로봉 간은 휴식년제구간으로 지정돼 있으므로 이 구간 산행시 적발되면 벌금을 물어야 한다. 이 구간이 휴식년제로 묶이므로 해서 호령봉 - 비로봉 - 상왕봉 - 두로봉 - 동대산에 이르는 오대산 5대 봉우리의 완전한 일주산행도 어려운 상태다. 또한 요즈음은 백두대간 종주가 유행하며 이 일주산행보다는 진고개 - 동대산 - 두로봉 - 신배령으로 이어지는 대간 코스 밟기가 한결 더 인기높다.
1.비로봉 코스 상원사 - 비로봉 - 상왕봉 - 상원사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는 겨울에 눈이 좀 많이 오더라도 곧 제설작업이 이루어져 차가 다닌다. 그러나 눈이 쌓이고 월정사 - 상원사 간은 10km 가까운 거리여서 겨울 당일산행을 하며 걸어서 오간다는 것은 무리다. 그러므로 대개는 일단 상원사까지 차로 가서 산행을 시작한다. 상원사 밑 계곡 건너 동쪽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다. 상원사에서 중대 사자암까지는 길이 두 갈래다. 이중 상원사 경내 맨 서쪽 요사채의 오른쪽 뒤로 하여 오르는 산길이 계곡쪽 찻길보다 한결 운치가 있다. 두 길은 사자암 직전에서 합류한다. 사자암에서 적멸보궁까지도 길이 가파르다. 적멸보궁 직전의 길가에는 용안수라는 샘터가 있으나 마르는 경우가 있으므로 미리 준비하여야한다.
적멸보궁 이후로 잠시 완경사를 보이다가 다시 꾸준한 걸음을 요하는 급경사 계단길이 정상까지 이어진다. 곳곳에 안내판이 있고 갈림길도 별로 없으므로 길 잃을 염려는 거의 없다. 비로봉 정상까지는 약 2시간이 소요된다. 비로봉 정상에는 10여 개의 돌탑이 쌓여 있고 정상비석이 서 있으며 주위로는 목책을 설치해 두었다. 여기서 상왕봉은 북쪽. 수목 뿌리 보호를 위해 등산로 양쪽에 목책을 설치해 두었다. 안부를 향해 내려가는 도중에 주목 군락지가 있다. 완경사 비탈길을 따라 안부까지 갔다가 다시 길게 능선길을 오르면 상왕봉이다. 비로봉에서 이곳까지는 약1시간 거리. 상왕봉 정상에는 등산로 안내팻말과 작은 돌탑만 하나 서 있을 뿐이다.
상왕봉 정상에서 능선길로 20분 남짓 내려가면 두로봉과 상원사 하산길이 나뉘는 길목에 다다른다. '상원사 5.85km, 북대사 1.1km' 라 쓰인 안내팻말이 서 있으므로 이 길목을 놓칠 염려 또한 드물다. 이 길목에서 오른쪽으로 빠져 20분도 채 가지 않아 흔히들 북대사 길이라고들 부르는 두로령 도로를 만난다. 이 도로는 일반차량도 통행이 가능하다. 비포장이긴 해도 도로 상태는 좋은 편이어서 승용차도 조심스레 다닐 수 있다. 단 산불예방기간에는 상원사 주차장에서 통행을 금지하며, 겨울 적설기에는 또한 빙판이 져 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에 통행이 재한된다.
두로령 도로를 내려선 뒤 하산은 도로를 따라도 되지만 지루하다. 도로를 만난 뒤 50m 내려가면 가로질러 내려가는 길목이 보인다. 안내팻말은 없지만 입구에 리본이 여러 개 매달려 있고 길이 뚜렷하므로 금방 알아볼 수 있다. 샛길로 접어들어 10분쯤 능선을 따라 내려간 뒤에는 왼쪽으로 급경사 갈짓자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15분쯤 조심스레 내려가면 다시 도로를 만난다. 이 구간은 겨울에는 매우 위험한 빙판이 되는 곳이므로 초심자가 있을 경우 도로를 따르는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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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 상원사주차장-관대걸이-상원사-중대사자암-적멸보궁-비로봉-상왕봉-두로봉갈림길-북대암갈림길-상원사주차장(4시간)
그리던 눈꽃은 없었지만 천지간에 산그리메가 출렁이며 파도를 친다.
상원사 탐방지원센터 이리저리 기웃거리다보면 동행한 님들은 내게 보란 듯이 등을 보이며 저만큼 달아나있다.
언제나 이 자리엔 너와지붕으로 되어있던 기념품 가게가 다소곳한 풍경을 펼치며 있었는데 현대판으로 변신
관대걸이 부스럼을 치료하기 위해 오대산을 찾은 세조가 월정사를 참배하고 상원사로 가던 도중 물이 너무 맑아 목욕이 하고 싶어졌다. 혼자 물속에 들어가 몸을 씻고 있었는데 동자승 하나 지나가길래 불러서 등을 밀게 했다. 세조가 동자승에게 “어디 가서 임금 의 몸을 씻어주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이르자, 동자승이 “대왕께서도 어디 가서 문수보살을 보았다는 말을 하지 마세요”하 고는 사라졌다고 한다. 세조가 목욕할 때 옷을 벗어놓았다는 ‘관대걸이’ 비석이 상원사 입구에 남아있다.
상원사로 가는 전나무숲길은 늘 풍요롭고 편안한 느낌을 안겨준다.
상원사 상원사에는 또 그대와 나 뿐이다. 힐끔 눈길 주는 시간도 아까운가보다.
위 치 : 강원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오대산의 상원사는 월정사와 함께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세웠으며, 성덕왕 4년(705년)에 중창하였으나, 1946년에 불타 1947년에 새로 지은 절이다. 이 절에는 신라 성덕왕 24년에 만든 높이 1.67m, 지름 91cm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동종(국보 제36호)이 보존되어 있는데 그 소리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또한 세조가 직접 보았다고 하는 문수동자의 모습을 조각한 문수동자상, 상원사를 중창하기 위해 세조가 쓴 친필어첩인 중창권선문이 있다.
경내에서 추운 날씨 탓인지 묵직한 정적이 있고 그 고여있는 적요를 깰까 송구스런 마음에 눈밭에서 까치발 걸음이다.
고요한 산사를 품고 있는 산릉 또한 느긋하고 잔잔하게 일렁인다.
범종루각을 나서면 길은 산으로 이어진다.
중대사자암으로 오르는 삭도. 레일을 타고 가는 마음은 장난끼 발동때문이다.
독특한 그림을 만들어내는 중대사자암 궁금증은 칸칸마다 들여다보고 싶은데 들어오지 말라는 그냥 지나친다.
비로전 현판
중대사자암 비로전에서
적멸보궁에서 내건 프레카드
적멸보궁 오름계단도 새단장 되어 있어있다. 예전에 나무계단은 침목이 낡아 아이젠이 틈에 끼어 넘어질 뻔도 했었다.
적멸보궁 적멸보궁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법당을 일컫는다. 태백산 정암사, 설악산 봉정암, 사자산 법흥사, 오대산 월정사의 적멸보궁등 강원도 네 곳과 경남 양산 통도사의 적멸보궁을 합쳐 다섯 곳을 합하여 5대 적멸보궁이라 한다. 월정사의 적멸보궁은 신라선덕여왕 때 자 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오면서 석가의 진신사리를 오대산에 봉안하고 이 보궁을 창건하였다.
적멸보궁에서
그 숲 푸른 색감은 사계를 다 끌어안아 품음인지......
자꾸 쉼표를 남발하시는 님들 힘내세요
계속되는 오름짓에 느려지는 발걸음 다행히 하늘이 열리며 마법의 세계로 다가가는 느낌이 좋다
아무렇게나 팔 벌린 나무 조차도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서면 그림이 된다.
오름길에서 돌아보니 황병산이 들어선다
나뭇가지 사이로 다가오는 황병산을 당겨보다
빵과버터
카리스마 최회장님
발왕산에 있는 용평 스키장
갈비뼈 너머 황병산
1539봉 너머 설악산 중청과 대청이 선명하다
설악 중청과 대청 당겨서.
대암산?
오대산의 품은 참 너르다
육안으로 북녘땅까지 보인다
렌즈구름으로 보인다. 렌즈구름(Lenticular cloud)은 높은 고도에서, 바람 방향에 직각으로 정렬하고 있는 렌즈모양의 움직이지 않는 구름이다. 렌즈구름은 분리시킬 수 있는데, 렌즈모양의 고정된 고적운(ACSL), 렌즈모양의 고정된 층적운(SCSL), 그리고 렌즈모양의 고정된 권적운이 있다.
주문진쪽
주문진 당겼더니 수전증
1539봉
주목
상왕봉
황병산과 대관령도 당겨서.
노인봉과 동대산
상왕봉에서 설악능선은 더욱 가까이 다가오고
귀떼기청 안산까지
만월봉-응복산-구룡령으로 이어지는 대간길도 선명하고.
신나는 내리막의 꿈틀거림
바람이 놀다간 흔적이 얌전하다
나무의 휴식
상왕봉에서 북대암가는 길에 노인봉에서 동대산으로 이어지는 산릉
지나간 추억의 갈피에서 튀쳐나온 듯한 싱그러움
해피엔딩
4시간 하얀 눈밭에서 쉴새 없이 눈을 굴렸더니 멀미가 났었나. 온통 하얀빛으로 덮힌 사면을 트레버스하는데 어지럽다. 자칫 헛디디면 신나게 곤두박질칠 급사면이 오른쪽 발아래로 내리꽂힌다. 앞서간 님 오른발 디딜 때 아차했었나? 몸통 반만큼의 눈덩이가 급사면으로 미끄러지다 간신히 멈춰서있다. 눈멀미에 풀어진 날을 다듬어 세우며 집중력을 동원한다.
트레버스가 끝나니 앞으로 꼬꾸라질만큼 심한 급경사가 기다리는데 워낙 경사가 급해서인지 그 많던 나무도 띄엄띄엄 간격을 벌리고 섰다. 다행히 눈 위에서 미끄러지는 것은 큰 변을 당하지 않겠지만 만일 비가 올때 이 길을 내려서는 건 진짜 어렵겠다. 앞서 가는 이 곳곳마다 주춤거리며 속도를 늦추는데 뒤에선 내가 공연히 마음 졸인다. 그러나 다행히도 누구하나 큰 어려움 없이 4시간만에 그 품을 벗어날 수 있었다. 대단한지고 목요의 용사들이여!!
영원한 대장이 있고, 영원한 회장이 있고, 지존 카페지기가 있고, 헌신지존 총무가 있는 그리고 마치 숙련된 기술공같은 회원들이 있는 목요산악회는 전국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평균 연령 60세가 넘는 산악회 목요산악회. 정말 대단하다. 오늘도 어제처럼. 다음 산행에서도 오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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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내게 특별한 상원사..... 저 꼭대기 비로봉을 못가본 것이 여전히 아쉽습니다. 장관입니다.,,,,,, 언제고 한번 오르게되면 반드시 저와 같은 조망이 펼쳐지기를 ......<게다가 형님 독사진이 청춘이어서 대문에다 한번 걸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