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지금 나의 사랑은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과 얼마나 닮아 있나요? ⠀ 2023/6/5/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환경의 날 ⠀ 마르코 복음 12장 1-12절 “마지막으로 ‘내 아들이야 존중해 주겠지.’ 하며 그들에게 아들을 보냈다.” ⠀ 욕심의 길과 사랑의 길 사이에서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참으로 어리석어 보이는 두 부류의 사람을 만납니다. 한 부류는 소작인들로 그들은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하며 주인의 능력을 잊어버린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얼핏 보면 주인 역시 참 어리석어 보입니다. 처음부터 힘으로 소작인들을 다스렸으면 종들과 사랑하는 아들이 죽는 일이 없었을 텐데, 왜 그렇게 어리석은 일을 했을까요? 그것은 자비로운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종들에게 아들을 보낸 주인의 결정은 그의 자비로운 마음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이 포도밭 소작인의 비유가 구약의 예언자들과 신약의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파멸을 예상하지 못하고 무모한 짓을 저지르는 소작인들은 비단 구약의 백성만이 아닐 겁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시고 날마다 아드님과 당신 사랑의 영을 우리에게 보내주시지만 우리는 그런 하느님의 뜻을 알아보지 못하고 오히려 그분을 슬프게 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어리석은 듯한 이 사랑은 우리의 회개를 기다리시는 그분의 자비입니다. 그리고 무모해 보이는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가 다시 아버지의 포도밭에서 충실한 농부가 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입니다. ⠀ 박재찬 안셀모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생활성서 2023년 6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