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일) ... 제주 윗세오름(돈내코 ~ 영실 코스)
등산코스 : 돈내코 탐방안내소-> (5.7km) -> 평궤대피소 -> (1.7km) -> 남벽분기점 -> (2.3km)-> 윗세오름 대피소 -> (3.7km)-> 영실 휴게소 -> (2.5km) 버스정류장 (16km, 7h)
< 돈내코 지명 유래 >
예로부터 이 지역에 멧돼지가 많이 출몰하여 '돗드르'라 하며 '돗드르'는 지금의 토평마을 지명 유래가 되고 있다.
'돗'은 돼지, '드르'는 들판을 가리키는 제주어이다. 때문에 '돗드르'에서 멧돼지들이 물을 먹었던 내의 입구라 하여 돈내코라 부르고 있다. 코는 입구를 말하는 제주어이다.
< 한라산의 숨은 비경 ... 돈내코 코스를 오르다 >
돈내코 코스로 한라산 정상을 오르는 코스가 중지된 것은 1994년, 백록담 오르는 서북벽 코스가 훼손되면서 그 대안으로 1986년 부터 남벽 코스를 열었지만 그곳마저 무너지면서 길을 통제하게 되었다.
한라산 백록담을 84년, 87년 어리목 코스로 정상을 올랐다가, 남벽으로 해서 영실코스를 이용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돈내코 코스 중 남벽분기점에서 백록담까지 오르는 약 0.7km 거리는 94년 부터 여전히 출입금지이나 등산로를 보수하여 내년 부터 다시 개방한다고 뉴스에 나왔다.
백록담 남쪽 화구벽을 바라보면서 윗세오름까지 완만하게 이어진 길을 걷는 돈내코 코스는 한라산의 최고 절경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듯 하다.
돈내코 코스는 서귀포 쪽에서 한라산을 오르는 유일한 길이다. 남벽 분기점까지 7km, 3시간 30분쯤 걸리는 먼길이다. 그래서 돈내코 탐방안내소에서는 오전 10시 30분까지만 입장을 허락하고 있다.
택시를 타고 돈내코 코스의 들머리인 돈내코 유원지 입구에서 내렸다. 서귀포시와 바다를 바라보는 좌우의 충혼묘지 사이의 길을 따라 약 10분 400m정도 올라가면 공원 안내소가 나온다.
산행은 백록담을 바라보면서 완만하게 시작한다.
탐방안내소를 지나 언덕에 올라서면 서귀포 시내와 문섬, 범섬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열대우림 분위기가 나는 밀림을 지나면 작은 늪지대인 썩은 물통에 닿는다. 멧돼지들이 진흙 목욕하기 좋은 곳이다. 이어지는 길에는 서어나무와 굴거리나무가 번갈아 가면서 길섶을 가득 메운다. 약 15분정도 오르면 한라산 둘레길과 만난다.
안내소로 부터 약 4km 정도 지나면 살채기도 팻말을 지나니 이번에는 적송들이 미끈하게 쭉쭉 뻗은 적송길을 만난다.
제주는 웰빙여행지로서 하이라이트가 많다.
놀멍, 쉬멍, 걸으멍으로 천천히 돈내코 등산로를 걸으며 중간중간 쉬었던 그 시간이 지친 삶에 쉼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시간이었던 듯 싶다.
빽빽한 제주조릿대 뒤로 나타난 거대한 백록담 남벽을 향해 걷다보면 어느새 남벽분기점이다.
이곳에서 고개를 들면 바라보이는 약 200m 높이의 시커멓고 날카로운 남벽의 모습에 감동의 물결이 인다.
남벽분기점에서 윗세오름대피소까지 이어진 길이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다. 남벽 분기점에서 나무데크를 타고 방애오름에 오르면 초록색 구상나무와 아직 계절이 일러 피지 않은 넓은 철쭉 군락지가 몽환적 풍경을 보여준다.
파란 하늘과 함께 남벽을 배경으로 멋진 인증샷을 찍고, 시원한 물을 한모금 들이키고 다시 출발하면 이번에는 백록담 남서벽이 나타난다.
울창한 구상나무 숲 뒤로 펼쳐진 웅장한 남서벽 표면에는 날카로운 바위들이 공룡의 비늘 처럼 박혀있다. 검은 남서벽의 범접할 수 없는 위용은 한라산 그 어느 곳에도 보기 힘든 경이로운 장면이다.
봄이지만 오늘 날씨는 여름 못지않은 더운 날씨를 보였다.
가도가도 나오지 않는 윗세오름 대피소를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계속했다. 올라오는 내내 올레길 처럼 계속 완만하여 힘이 들지는 않았다.
마침내 9.5km를 걸어 윗세오름에 도착했다.
하산길은 3.7km의 영실코스로 잡았다.
어리목코스 보다 좀 가파르긴하지만 풍광이 좋기 때문이다. 윗세오름을 오른쪽으로 끼고 돌아 조금만 내려가면 노루샘을 만난다. 여기에서 빈통에 시원한 물을 충분히 채우고 나무데크를 따라 내려오면 드넓은 고산초원 선작지왓이 펼쳐진다. '돌들이 널린 들판'이란 뜻인 선작지왓이 웅장한 백록담과 어울린 모습은 한라산을 대표하는 풍경 중 하나다.
선작지왓에서 내려가는 계단길에는 시야가 넓게 터지며 한라산 서쪽의 오름 군락이 운무 속에서 숨막히도록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다.
이길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제주 삼면의 바다가 전부 보인다는 점이다.
계단을 내려오면서 병풍바위와 능선을 따라 펼쳐진 오백나한상을 보면서 아름다움에 또한번 감탄한다.
울창한 활엽수림을 통과하면서 그윽한 적송 숲을 지나 영실 휴게소에 도착한다.
영실휴게소에서 2.5km 더 걸어내려가 버스정류장에서 중문사거리 까지 나가는 버스를 탔다.
오늘 산행은 돈내코에서 윗세오름 까지는 코스가 길기는 하나 완만하고 편안한 길이 계속되었고, 영실까지 내려가는 길에도 무엇하나 절경 아닌 것이 없는 완벽한 코스이다.
5월 28일 부터 철쪽제가 시작합니다. 기회가 되면 이 돈내코 코스를 강추합니다.
< 한라산 남벽을 보다 >
이번 산행은
순전히 나를 위한것이다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 보여주는
한라산 남벽을 보기위해
돈내코 길을 택했다
고요한
사색의 길에서
웅장함이 주는 그 어떤 신비로움
내 걸음은
납짝 엎드린 현무암 길과
나무 데크를 걸으며
햇빛에 반짝이는
영롱한 아침이슬 처럼
주변 풍광들과
하모니를 이루며 걷는다
몸과 마음을 환하게 만드는
파란 하늘
봄 햇살
오늘 같은 날만 느낄 수 있는
황홀감이다
첫댓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시는군요.
두분 한라산 풍광과 잘 어울리십니다.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맑은 날씨라 제주의 멋진 비경이 신비롭습니다.
강추코스 찜해놓고 찾아가보겠습니다.
한라산의 봄 풍경과 두분의 아름다운 산행이 아주 잘 어울리십니다.
엔젤아 좋겠다~두분모습 보기좋아요 관절 건강할때 열심히 다니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