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B-04 재개발 사업 `복마전` 방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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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측, 현금 청산자 추천 감정평가사 없이 보상평가액 결정
현금청산자 대책위, 중구청 항의 방문 "보상 평가 다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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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2 [19:11]

허종학 기자

▲ 12일 오후 울산 중구청 현관 앞에서 B-04(북정ㆍ교동 지역) 현금청산자대책위원회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울산 중구 B-04 지역(북정ㆍ교동 지역) 재개발 사업이 조합 측의 일방적 사업추진으로 복마전을 방불케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재개발에 필요한 토지를 수용하기에 앞서 시행하는 보상평가에 대해 조합 측이 자신들에 유리한 보상액 산출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B-04지역 재개발 사업은 현재 전체 조합원 약 1천 500명 가운데 1천명은 아파트를 분양받는 `일반분양자`와 현금으로 보상을 받고 떠나는 `현금 청산자` 500명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조합측이 이들 현금 청산자들에 대한 보상평가액을 산정하면서 현금청산자들이 추천하는 감정평가사를 참여시키지 않은 채 평가를 추진해 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보상평가를 끝낸 B-05지역의 경우 현금청산자 측 감정평가사를 참여시켜 보상액을 결정했다. 그러나 B-04지역 조합은 이를 거부해 양측이 마찰을 빚고 있는 중이다. 

조합측은 재개발 사업 시작 당시의 옛 도시정비법을, 현금 청산자들은 재개발 사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18년부터 새로 시행된 `개편 도시정비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 도시정비법은 조합 측과 행정청이 각각 추천하는 감정평가사 2명으로 평가액을 산정하도록 규정한 반면 개정법은 현금청사자 측 감정평가사를 참여시키도록 하고 있다.

감정평가사 참여 여부에 따라 보상평가액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양 측이 이를 놓고 다투는 것이다. B-04지역 현금 청산자들은 B-05 지역의 경우를 사례로 들며 자신들의 감정평가사를 참여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합측이 보상평가액 산출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 것도 문제의 핵심 가운데 하나이다. 조합측은 현재 현급청산자들에 보상협의서를 발송 중이다. 현금 청산을 바라는 개별 토지소유자와 보상액을 협의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가 산출 근거 제시를 거부하고 조합 측과 중구청이 추천한 감정평가사 2명이 평가한 대로 협의하자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금 청산자들이 `깜깜이 평가`라며 반발하는 이유다.

한편 현금 청산자들은 중구청이 감정평가사를 추천할 때 이런 사실을 살펴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함에도 조합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감정 평가사 2명으로 보상액을 결정한 것은 업무태만이고 권리남용이란 주장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최종 보상액을 결정하기 전에 중구청이 조합 측에 현금 청산자를 대표하는 감정평가사를 참여시키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개발 사업을 관리ㆍ감독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중구청에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중구청은 재개발사업의 갈등에 직접 개임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와중에 울산 중구 B-04(북정ㆍ교동 지역) 현금청산자 대책위원회가 12일 울산 중구청을 항의 방문하고 토지 보상액 산출 관련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대책위 관계자 100여명은 중구청으로 가 보상감정평과와 관련한 정보공개청구와 구청장 면담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이 청사로 진입하려하자 중구청 직원들이 막아섰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출입구를 모두 봉쇄하면서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빚어졌다.

박경배 대책위원장은 "B-04지역 보상 산출액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책위가 추천한 감정평가사가 참여해 다시 토지 감정을 할 수 있도록 구청이 조합 측과 중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책위원들은 "토지감정 평가액이 주변 시세보다 턱없이 낮게 나왔다"며 "토지보상액 산출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책위는 보상감정평가 관련 정보공개청구와 구청장 면담 등을 요구했으나 중구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B-04는 지난해 3월 분양공고를 통해 조합원 신청을 마감하고 총 1500조합원 중 1천명은 일반분양, 500명은 현금청산 등으로 분리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현금청산자들이 보상절차 과정에서 협의가 없었고, 조합이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면서 조합 측과 갈등하고 있다.

대책위는 구청장 만남이 성사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항의 방문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중구 관계자는 "중구청이 조합 측에 제대로 된 감정평가를 실시하라는 공문을 보내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그러나 구청이 주택조합과 조합원 간 갈등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책위는 지난해 3월 분양신청 마감 후 약 5개월 동안 조합이 물건조사를 비롯한 기본조사 등의 협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9월 조합에 조속재결을 신청했다.

조합은 협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지난해 11월 울산시에 수용재결을 신청했다. 대책위는 앞서 지난달 22일에도 울산시청과 중구청을 잇따라 항의 방문했고 이번 주 세종시 국토부를 항의방문할 계획도 세워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허종학 기자

울산광역매일 교육사회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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