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약사님을 모십니다."
울산의 A약국. 이 약국 외벽에 근무약사 구인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A약국 약국장은 두 달여 전부터 근무약사를 모집하고 있지만 별다른 소식이 없어 궁여지책으로 약국 앞에 현수막까지 게재하게 됐다.
A약국 약국장은 "두 달 넘게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에 광고를 내고 지인들을 통해 근무약사를 구하고 있지만 별다른 소식이 없다"며 "약대 졸업생 공백으로 인한 구인난을 예상은 했지만 지방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상상 이상"이라고 말했다.
13일 지방 약국가에 따르면 약사 인력 공백으로 인한 근무약사 구인난이 심각한 수준이다.
약대 6년제 전환으로 올해와 내년, 2년간 약사가 배출되지 않다보니 비교적 근무약사들이 취업을 꺼리는 지방 소도시나 도서산간 지역 등의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약사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터넷 구인 사이트 등에 근무약사 모집 광고를 게재하면 한 두건이라도 문의 전화가 오던 것이 몇 달 전부터는 거의 연락조차 없다는 반응이다.
경남의 B약사는 "몇달 전 일하던 근무약사가 그만둬 당장 약사 채용이 급한데 광고를 내도 세 달째 소식이 없다"며 "급한 외부 업무도 못보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약국에 매여 있어야 하는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자 지방 약국 약국장들은 근무약사들에게 이전보다 파격적인 계약 조건 등을 내밀어야 하는 형편이다.
파트타임 약사들의 경우 이전보다 시급을 5000원에서 1만원 더 올려주는가 하면 풀타임 약사들의 연봉수준도 일정부분 상승했다는 게 약사들의 설명이다.
부산의 L약사는 "올해들어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서울이나 경기권에 비해 급여수준이 꽤 올랐다"며 "사전 면접 과정에서 임금에 더해 주말이나 공휴일, 추가 시간 등에 근무하지 않겠다고 조건을 내걸어도 들어줄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L약사는 또 "어떤 근무약사는 일반약은 판매하지 않고 조제만 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기도 하더라"며 "일부 약국장들은 2년만 참아보자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http://www.dailypharm.com/News/175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