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나는 지금 하느님께 영광 드리는 삶을 살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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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6/6/연중 제9주간 화요일/현충일·망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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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복음 12장 13-17절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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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것을 하느님께 돌려 드리는 길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라는 예수님의 답변은 단순히 자신에게 올가미를 씌우려는 이들을 향한 재치 있는 임기응변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 어떻게 이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지를 일깨워주는 명쾌한 가르침입니다. 황제는 세속적인 권력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하느님 위에 있고자 하는 다양한 것들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황제는 하느님과 대응하는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비교 대상이 아닌 것이죠. 오히려 황제 역시 하느님의 것입니다. 모든 것은 하느님의 것이고 하느님을 위해 마련되었고, 하느님보다 더 높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 우리 그리스도인조차 세상과 타협하며 자신의 것에 집착하고, 세상의 잣대로 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좀 더 안다 생각하고 세상의 권력을 누리던 이들은 자기 것을 빼앗길까 노심초사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하느님의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이 주신 모든 선물에 감사하며 그것에 집착하지 않고 자유로운 마음으로 다시 그것을 주님께 봉헌할 때, 우리는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 하느님께 기쁨을 드리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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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찬 안셀모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생활성서 2023년 6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