毛 遂 自 薦
毛 : 터럭 모 遂 : 드디어 수 自 : 스스로 자 薦 : 천거할 천 (모수가 스스로를 천거했다는 뜻으로 부끄러움 없이 자기를 내세움을 빗댐)
전국시대 진(秦)나라가 조(趙)나라 수도 한단을 포위하자, 조왕은 평원군을 초나라에 보내 합종을 맺어 군사를 물리치고자 했다. 평원군은 문하에 출입하는 식객 중 스무 명을 뽑아 같이 가려고 했는데, 마땅한 사람이 없어 한 명을 채우지 못했다. 이때 모수(毛遂)라는 식객이 스스로 자기가 끼기를 청했다(毛遂自薦). 평원군이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내게로 와 몇 년이나 되었소?” “3년쯤 되었습니다.” 평원군이 다시 물었다. “대체로 현인이란 주머니 속의 송곳과 같아서 가만히 있어도 드러나는 법인데, 3년 동안 나는 당신에 관한 말을 들은 적이 없구려.” 모수가 되받았다. “그러니 이제 주머니에 넣어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평원군은 모수를 데리고 초나라로 갔다. 초왕과의 회동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자, 평원군은 마지막으로 모수에게 장안을 물었다. 그러자 모수는 칼을 빼어든 채 초왕의 면전으로 나아가 말했다. “당신은 수많은 군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지금 당신의 목숨은 내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은(殷)의 탕왕이나 주(周)의 문왕이 패업을 이룬 것은 군사가 많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지금 초나라는 땅이 비옥하고 군사도 많지만 진나라 군사에게 종묘를 위협받고 있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합종은 조나라뿐 아니라 초나라도 위한 것입니다.” 초왕은 모수의 말에 일리가 있다 싶어 합종에 동의했다. 조나라로 돌아온 평원군은 이후 모수를 상객(上客)으로 모시고 후하게 대접했다.
사기(史記) 평원군열전(平原君列傳)에 나오는 얘기로, 본래 모수자천(毛遂自薦)은 어려운일을 당해 스스로 그 일을 맡고 나선다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후엔 차츰 의미가 변질되어 ’일의 앞뒤도 모르고 나서는 사람을 가르키게 되었다. 긍정적 의미가 부정적 의미로 바뀐 셈이다. ‘주머니 속의 송곳’을 의미하는 낭중지추(囊中之錐)는 뛰어난 능력과 재주는 숨기려 해도 절로 드러난다는 뜻이다.
세상의 눈은 밝다. 갈고 닦아 반짝이면 반드시 알아본다.
출처 : 사기(史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