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2005]이백(李白)-조발백제성(早發白帝城)(아침 일찍 백제성을 떠나며)
早發白帝城(조발백제성)
-李白(이백)-
朝辭白帝彩雲閒(조사백제채운간)
아침에 붉게 물든 구름 낀 백제성에 이별을 고하고
千里江陵一日還(천리강릉일일환)
천 리길 강릉에 하루만에 돌아왔네
兩岸猿聲啼不住(양안원성제부주)
양 기슭에 원숭이 울음소리 계속 들리는 가운데
輕舟已過萬重山(경주이과만중산)
가벼운 배는 만 겹의 산을 이미 통과하였다
*이백 李白 [701~762]
성당(盛唐) 시인, 자 태백(太白). 호 청련거사(靑蓮居士).
두보(杜甫)와 함께 ‘이두(李杜)’로 병칭되는 중국 최대의 시인이며, 시선(詩仙)이라 불린다.
1,100여 편의 작품이 현존한다. 젊어서 도교(道敎)에 심취했던 그는 산중에서 지낸 적도 많았다.
그의 시의 환상성은 대부분 도교적 발상에 의한 것이며,
산중은 그의 시적 세계의 중요한 무대이기도 하였다.
불우한 생애를 보내었으나 43세경 현종(玄宗)의 부름을 받아 長安에 들어가 환대를 받고,
한림공봉(翰林供奉)이 되었던 1, 2년이 그의 영광의 시기였다.
도사(道士) 오균(吳筠)의 천거로 궁정에 들어간 그는 자신의 정치적 포부의 실현을 기대하였으나,
한낱 궁정시인으로서 지위를 감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청평조사(淸平調詞)》 3수는 궁정시인으로서의 그가 현종 ·양귀비의 모란 향연에서 지은 시이다.
이것으로 그의 시명(詩名)은 장안을 떨쳤으나,
그의 분방한 성격은 결국 궁정 분위기와는 맞지 않았다.
이백은 그를 ‘적선인(謫仙人)’이라 평한 하지장(賀知章) 등과 술에 빠져
‘술 속의 팔선(八仙)’으로 불렸고, 방약무인한 태도 때문에
현종의 총신 고력사(高力士)의 미움을 받아 마침내 궁정을 쫓겨나 長安을 떠났다.
나중에 당도(當塗:安徽)의 친척 이양빙(李陽氷)에게 몸을 의지하다가 그 곳에서 병사하였다.
《이태백전집(李太白全集)》이 있다.
*형식 : 오언율시(五言律詩)
▶ 早發白帝城 : 아침 일찍 백제성을 떠나며,
이백이 유배되어 夜郞이라는 곳으로 가는 도중에
白帝城에 이르러 赦免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江陵으로 돌아가면서 지은 시이다.
白帝城은 사천성 奉節縣 夔州(기주)의 동쪽에 있는 白帝山 위에 있는 산성이다.
漢나라 말엽에 公孫述이 스스로 白帝라 칭하여 쌓은 성인데
三國時代에 蜀의 劉備(유비)가 吳나라를 방비하기 위해 여기에서 지켰다.
▶ 辭 : 이별을 고하고 떠남.
▶彩雲間 : 아름다운 구름 사이, 백제성 동쪽에 巫山(무산)이 있으므로
이를 巫山의 구름으로 풀이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냥 오색 영롱한 구름으로 볼 수 있다.
▶ 江陵 : 胡北省(호북성) 荊州(형주)의 江陵縣, 백제성에서 강릉까지는 물길(揚子江)로 약 300키로 된다. 백제성 바로 밑에 있는 瞿塘峽(구당협)이나 좀 아래 巫山 밑에 있는 巫峽은 강폭이 특히 좁고 兩岸은 깎아 지른 절벽으로 최대 流速(유속)은 시속 24키로나 된다고 함. ▶ 兩岸 : 巫山과 峽山의 두 언덕.
▶ 啼不住 : 울음을 그치지않음. 住는 멈춘다는 뜻.
▶ 萬重山 : 만겹의 산, 첩첩한 산. 원숭이 울음소리 들으면서 경쾌한 배로
첩첩한 산중을 쏜살같이 지나왔다는 말이다.
(통석)
아침 백제성의 아롱진 구름 사이를 떠나
천리길 강릉을 하루만에 돌아왔네.
양 기슭에선 잔나비 울음 그치지 않는데
가벼운 배는 벌써 만겹의 산중을 지났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