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밥상 문간’ 이문수 신부 아사(餓死)한 고시원 청년 이야기 듣고 식당 시작 고마운 후원자 2000명…‘유퀴즈’ 유재석도 5000만원 쾌척
북한산에 둘러싸인 정릉시장 한구석, 인상 좋은 동네 아저씨가 매일 밥을 듬뿍 퍼주는 식당이 있다. 메뉴는 김치찌개 하나다. 단돈 3000원. 누군가는 ‘이 가격으로 남는 게 있나’며 우려를 표하지만, 아저씨는 청년들이 배부르게 먹는 모습만 봐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배고픈 청년들을 위해 ‘청년밥상 문간’을 연 이문수 신부의 이야기다. 이 신부는 청년들이 끼니를 거르지 않고 식사하길 바라면서 ‘문간’의 문을 활짝 열었다.
시작은 한 청년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서다. 2015년 여름,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청년 한 명이 굶주림 끝에 세상을 떠났다. 이 신부는 굶는 청년들이 있다는 걸 그때 자각했다. 다이어트하거나 바빠서 끼니를 거른다고 생각했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워 식사하지 못하는 청년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뉴스를 본 수녀님이 먼저 “청년들을 위한 식당을 만들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렇게 2017년 12월 ‘문간’이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