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황·숙지황, 식욕억제·비만에 도움
스트레스로 인한 과체중에는 후박·황백
<지난호에 이어서>
비만에 도움이 되는 생약
마황, 숙지황, 의이인 등이 임상적으로 식욕억제 및 비만에 도움 되는 것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그 외 후박, 황백 추출물이 스트레스로 인한 과체중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난 논문이 있다.
비만 방제에 자주 등장하는 생약 및 조합은 아래와 같다.
사상의학의 비만
이제마는 "기액은 위완에서 내 쉬는데 폐가 경영하고, 소장에서 들이 쉬는데 간이 경영한다. 간과 폐는 기액이 드나드는 문호로 교체하여 진퇴한다"라고 하였다.
"수곡은 위에서 받아들이는데 비(脾)가 경영하고, 대장에서 나가는데 신(腎)이 경영하니, 비와 신은 수곡을 출납하는 창고로 교체하여 보하고 사한다"고 하여 비위(脾胃)와 신대장(腎大腸)은 수곡(水穀)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장기(臟器)이고, 폐위완(肺胃脘)과 간소장(肝小腸)은 기액(氣液)을 들이 마시고 내보내는 장기(臟器)로 보았다.
이제마가 볼 때, 소양인의 경우 받아들이는 비위(脾胃)의 납(納) 기능이 강하고 신대장(腎大腸)의 출(出) 기능은 약한 불균형이 심화될 때 비만이 초래된다. 물론 태음인도 비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대신소(脾大腎小)의 장부구조를 가지고 있는 소양인 또한 위(胃)에서 수곡을 받아들이는 양열지기(陽熱之氣)는 강하고 수곡을 내보내는 음한지기(陰寒之氣)는 약하므로 수곡출납(水穀出納)의 불균형이 초래되기 쉽고 그 중에서도 특히 비위(脾胃) 기능의 항진으로 양열지기(陽熱之氣)가 과다하기 쉬운 경향의 소양인(少陽人)이 비만이 오기 쉽다. 8체질론에서는 이러한 소양인을 열소양인이라고 하기도 한다.
사상초본권(四象草本券)에는 비수(肥瘦)관련한 조문을 여럿 볼 수 있는데 권지이(券之二)병변(病變)제오통(第五統)에는 "태양인과 소음인은 피부와 살이 맑으면서 마르면 병이 없고 탁하면서 찌면 병이 있으며, 반면에 태음인, 소양인은 피부와 살이 탁하면서 찌면 병이 없고 맑으면서 마르면 병이 있다"라는 말이 나오고, '동무유고(東武遺稿)'에도 "태음인과 소양인은 살이 찌면 좋고 마르면 나쁘며 태양인, 소음인은 마르면 좋고 살이 찌면 나쁘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또 "소양인이 중병을 앓는 도중에 피부와 기육에 살이 찌는데 나른하고 피곤한 것은 결코 위험한 증상이 아니라 도리어 안정된 증상이며, 피부와 기육이 마르면서 정신이 맑아 예민한 사람은 나아지는 증상이 아니라 조증(燥症)이다"라고 하여 소양인이 중병(重病) 중에 살이 찌면 위험하지 않으나 살이 빠지면 오히려 나쁜 현상이라 하고 있다.
여기서 살이 찐다는 내용이 비만이나 병적인 체중증가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사상의학 이론상의 장부구조상 어느 정도 찌거나 마르는 것이 정상적인 체형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
사상의학 비만처방으로 소양인의 경우 대표적으로 양격산화탕(식욕억제), 독활지황탕(식욕억제), 태음인의 경우 청폐사간탕(살집 단단), 청심연자탕(부종), 태음조위탕(식욕억제), 조위승청탕(신진대사촉진), 소음인의 경우 곽향정기산(순환), 십이미관중탕(대소변 배출) 등이 있다.
괄호( )에 나타낸 비만처방으로서의 방제의 특징은 한방방제를 단순하게 표현할 수 없으나 뇌리에 쉽게 접근이 되도록 표현한 것으로 참고만 하도록 한다.
사상의학 처방 중 몇 가지 처방만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본다.
독활지황탕(獨活地黃湯)
독활지황탕을 적용할 환자는 우물이 바닥나서 물을 퍼올리지 못하듯이 신수가 부족하여 흉격으로 올려줄 진액이 없는 환자이다. 흉격에서 두면 사지 및 위장으로 수기공급이 안되고 있으므로 숙지황 산수유로 물을 들이부어야 한다.
숙지황으로 자음 진정 보수함으로써 신장을 보호하여 수를 만드는 기반을 활발하게 한다. 거기에 보신 조양하여 양기를 모아주는 산수유를 가하여 숙지황으로 지어준 신장이라는 집에 양기를 잘 보존하고 감추도록 한다. 여기에 생리 대사에 의해서 생기는 열이나 산화적 스트레스를 제어하기 위해서 택사 백복령이 힘을 합하여 유동의 화를 없애고 목단피도 화를 없애고 혈맥을 통하게 함으로서 기와 혈이 잘 움직이게 한다.
소양인의 식후 비만증은 양승 음강하려는 두 세력이 서로 버티면서 음기가 소화기에 정체되어서 일어난다. 두면부(頭面) 사지 및 위장 근육은 말라서 굳어버리므로, 두면 사지 조직에 마찰증가로 허열이 상충되고, 위장내 율동이 떨어져서 음식이 정체하게 된다. 이는 신장의 음이 약하고 폐, 비의 화가 과잉된 열생풍의 상태로서 보음과 동시에 풍(조직의 손상시키는 원인)을 흩어내기 위해 방풍으로 폐화(肺火)를 끄고 독활을 가하여 신에서 일어나는 풍을 몰아내도록 한다. 다시 설명하면 신장은 탁수(濁水)에서도 수기를 보충하고자 하나(재흡수(reabsorption)) 신기능 저하로 정혈만 혼탁해지고 대장으로 삼투되어 하복부에 저류하게 된다. 이때 복령·택사가 불필요한 노폐수액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또 하복강의 탁수는 말라버린 위장을 적시지 못하고 두면(頭面) 사지근육 및 위장근육은 굳어버려서 음식이 정체되고 마찰이 증가되어 경련 동풍이 야기된다. 이때 목단피 독활 방풍이 열을 끄고 순환이 되게 한다.
따라서 독활지황탕은 숙지황·산수유·백복령·택사로 보신수(補腎水)하고 방풍 독활로 폐, 신, 방광의 풍열을 흩어버리고 목단피로 통혈맥하여 신수를 충족시키고 몸에 필요 없는 수분을 배설시켜서 식체 비만 구토 중풍 등에 쓰는 소양인 신허자의 명약이다.
형방지황탕(荊防地黃湯)
형방지황탕 또한 흉격이 과열된 환자이다. 흉격이 막히고 과열되어 수기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체표도 막혀서 심장이 부담을 덜기 위해 말초에서 체액을 빼내 저류시키고, 심장부담이 더 심해지면 위장조직으로 체액을 빼내버린다. 이에 따라 위장관에서 장명(뱃소리) 활변(설사경향)이 발생한다.
위장은 하복강과 장관으로 감당할 수 없는 물을 내려보내게 된다. 이 때, 혈관내 체액이 빠져서 근육이 강직되므로 석고 황련 등으로 흉격 열기를 끄기에 앞서, 숙지황·산수유로 혈액 삼투압을 높이고, 복령·택사로 조직에 저류되는 수분을 끌어들여서 심장 열기를 이끌고 내려가게 해야 된다. 따라서 형방지황탕은 숙지황·산수유로 혈액삼투압을 높이고, 근육을 탄력있게 하고 하복강과 장에 저류된 물을 복령·택사·차전자로 빼내게 된다.
여기서 형개·방풍·강활·독활은 모두 보음제로 작용하는데 방풍은 흉격의 열을 끄고 풍사를 흩어지게 하는 약이고 강활, 독활은 방광 진음을 보하는 약이다. 숙지황·산수유·복령·택사는 신기능을 보하는데 여기에 강활 독활이 더해짐으로써 확실하게 보신수(補腎水)한다. 또 보신수(補腎水)에 장애가 되는 흉격의 울화를 형개 방풍으로 풀어줌으로써 신장 보수(補水)의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고 차전자를 가하여 떠있는 열기를 소변으로 빼낸다.
장위 내벽의 탄력을 유지하려면 활석을 가한다. 수분 저류가 심해지면 수기능심(水氣凌心)하여 흉격 및 전신에 물이 넘치게 되고 부종도 일어난다. 이때 '복령, 택사, 차전자'로 신장을 통한 수액 배설을 해도 감당이 되지 않고 하복강에 수분이 저류하게 되면 목통을 가한다.
기침에는 전호를 가한다. 전호는 태양경의 풍한(風寒)을 발표(發表)하면서 강기소담(降氣消痰)하는 약이다. 혈증에는 현삼, 목단피, 생지황(두통 번열이 있는 혈증자)를 가하고 편두통에는 황련 우방자를 가한다. 황련은 울증을 풀고 심장 간장의 화를 사하는 약이고 우방자는 상초 폐의 열과 울을 푸는 역할로서 두통의 원인을 없애도록 도움을 준다.
한편 식체 비만에는 목단피를 가한다. 목단피는 심, 간, 신의 복열(伏熱)을 사함으로써 비와 심포중의 실만을 가라앉힌다. 그러나 열이 심한 경우에는 청열 강화하면서 발한해기하며 또 지갈생진하면서 폐위경의 사화를 사하는 석고를 써서 수승화강하게 해야 한다. 만약 두통 번열증에 혈증을 겸하게 되면 숙지황과 생지황을 바꾸고 석고를 가하는데, 석고를 가할 때는 산수유를 빼야 한다. 목단피와 현삼을 가하여서 혈증을 다스리는 것은 심신경의 혈중복화(伏火)를 내사함으로서 혈맥을 조절하려는 것이 목적이므로 산수유의 수렴 포양작용(包陽作用)으로 모세혈관의 수렴을 돕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면에 생지황·석고를 써서 조혈하려는 것은 상초의 번열 때문에 위로 뿜어나가고 흩어지는 혈을 모으려는 것이므로 화를 발산하면서 조혈하여야 한다. 이때는 산수유의 수렴작용이 화의 발산을 방해하고 몰아내야 할 열까지 빨아들일 수 있으므로 산수유를 빼도록 하거나 이에 대한 보완책을 강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