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6년 전이네요 하도 이상한 일이었어서
아직도 기억나요
고등학교 3학년 수업시간이었어요
수업 중간에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선생님께 말씀 드리고 혼자 저희 반 교실을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화장실에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그 중 한 칸에 사람이 있더라구요.
칸 아래에 토이스토리 알린 캐릭터 슬리퍼를 신은 발이 보였어요.
그런가보다~하고 저도 볼일을 보려고
칸으로 들어온 후에야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았습니다.
저희 학교 화장실 칸의 변기와 문 사이에는 공간이 있어요. 그래서 아무리 발을 뻗어도 밖에서 봤을 땐 문 아래로 사람의 발이 보일 수 없거든요.
누군가 있구나 싶어도 그림자 정도지, 발이 보이려면 문 앞에 몸이 완전히 붙지 않는 이상은 불가능한데..
⬆️ 그 당시 화장실 내부 구조
⬆️ 제가 본 것
순간 겁이 나서 칸 밖으로 나가질 못하겠더라구요.
그 칸에 있던 게 뭐든 먼저 나가면 나도 나가야지 하고 기다렸는데 한참이 지나도 나가지 않았어요.
좁은 칸 안에 있자니 땀도 나고 더워서
결국 못 참고 문을 열었는데
화장실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볼일을 다 보면 하다 못해 문 잠금이 열리는 소리, 손 씻는 소리, 화장실 문 여닫히는 소리 중 하나라도 들려야하는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거든요.
혼란스러운 채로 반에 도착했어요.
저희 학교에는 한 층에 화장실이 두개입니다.
복도 양 쪽에 하나씩 있어요.
그러니까 4-6반은 앞쪽 화장실,
7-9반은 뒷쪽 화장실을 써요.
쉬는시간에 친구들한테 이 얘기를 해주다가 같은 층, 같은 화장실을 쓰는 반 애들 중에 제가 본 알린 캐릭터 얼굴의 슬리퍼를 신은 애가 있는지 알아보자는 얘기가 나왔고,
저희 옆 반을 돌아다니다 어떤 애가 그 슬리퍼를 신은 걸 발견했습니다.
제 친구들 중 한명이 그 친구를 안다고 해서 혹시 아까 수업 중간에 화장실에 갔냐고 물어봤거든요? (갔으면 어떻게 하려고 물어봤는지.. ㅋㅋㅋ 그땐 너무 혼란스럽고 모든 게 의문이라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어요)
근데 걔는 화장실에 간 적이 없대요.
몇년이 지나도 생생하게 기억나요.
화장실에 있던 사람은 뭐였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