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요즘 초가 삼간이 아니라 그냥 삼 칸집으로 이사를 했다.
어쩌면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사다.
한마디로 죽을뻔한 것이 전부 버리는 일이다
처음 결혼해 친정 덕으로 왕십리 중앙시장 근처에서 살았다.
방향이 남향인 30평 마당에 방 4개라 좁다는 생각 안하고
햇살과 내 아이들이 종일 마당에서 놀던 곳이다
특히 부억에 들어가면 지대가 높아 부엌문을 열면
쏴아 하는 시원한 공기와 함께 인왕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초록색 치마를 두른 인왕산은 햇살에 연분홍빛의 해맑고 고운 열굴이다
마당은 프라스틱 큰 통에 받아 놓은 물이 아이들 수영장이었고
두발 자전거 세발 자전거 발없는 말 마자의 전용 주차장이고
한시도 가만있지 않은 아이들 운동장이었다
학교 방학땐 어찌나 장난이 심한지 전쟁이 붙어 각각 프라스틱 바가지로
물 싸움을 하다 나중에는 부억에서 호수로 마당에서는 물 바께스로
서로 들이부어 온 집안을 물 천지가 되어 몇년간 간장 고추장을 관리 잘못하면
버릴 정도였다.
그래도 장독대 옆에는 의숭아 분꽃 채송화 맨드라미 백일홍 국화꽃 나팔꽃.
4월이면 라이락 꽃에서 풍기는 향기를 즐기고
뒷깐 옆에 넝쿨 장미로 5월이면 눈이 부셨다
양잿물에 삶아 빨고 철철철 흐르는 물에 휑군 빨랫줄에 흰 빨래는
한낮이면 각각의 꽃빛깔이 우련 내 비치는 아름다운 집이었다.
아이들이 커서 큰 집이 필요해 면목동의 너른 집으로 옮겼다.
마당이 넓어 완만한 계단을 오르내리는 나는 살랑거리는
짚시 치마를 입고 늘 왕비로 착각하고 살았다
돈도 모였기에 이태원 태평극장 근처에
1층은 전면 상가 이층부터 17세대가 사는 상가를 구입했다,
6층에는 내가 살았는데 78평 그대로 올린 건물이라 넓은 편이다
처음으로 내 전용 세피아를 50살에 장만했다
그런데 늘 잡음이 끊이지 않아
신경이 쓰여 대지가 13ㅇ평인 중곡동으로 옮겼다
대원외고를 건너편 아차산을 마주 보는 집이다
마당에 잔디도 깔고 건물 주위엔 마당 한쪽에 주목나무도 있어
빨간 열매를 먹는 중간 크기에 까만 새가 늘 놀러왔다.
하지만 전원생활이 그리워 하남 아파트로 이사왔다
이곳의 풍광을 즐기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제는 영감이 떠났다.
나 혼자다
34평도 청소도 귀찮아 덩그마니 빈방엔 먼지만 쌓인다
난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다 버리고 하남 시청옆으로 이사를 했다.
작은 공간이지만 다행이 햇살이 종일 방으로 흘러들어
관절을 매만져 몸이 부드럽게 해주는 것이다
모든 것은 생각하기 마름인가
이 작은 집 뒤에는 15분 거리의 검단산, 미사리강이 서로 손짓하고
바로 옆에는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개천이 흐르고
앞에는 스타벅스 커피 타주는 분들이 있고
집 뒤에는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내가 관리할 필요가 없는 마트다.
또한 내 몸 부분 부분 각각의 주치의가 바로 앞에서 대기하고
모든 생활을 관리해주는 행정실, 취미생활 할 곳이 5분
운동하는 헬스장도 5분거리에 있으니 이게 다 내 집 안이다,
내집은 아주 작은 것이 아니라
뒷산부터 개천 부터 모든 건물들이 나를 위해 존재하거늘
전부 내 울타리 없는 내집이니
나 이상 큰 집을 가진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큰 소리를 치며 산다.
첫댓글 낭만 선배님 반갑습니다.
결혼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지난 시간들 속에
아기자기한 동화속 이야기
삶 자제가 실타래 풀리듯
여유 있게 곱게도 꾸미며 사셨네요.
마지막 홀로 남은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멋진 인생
무엇이 더 부러우랴
응원합니다.ㅎ
감사하셔라 . 이 아침 작은 글에 놀러오셔서...
강남에 적을 두지는 못했지만
소시민으로 무난하게 조촐하게 잘 살아온 삶이라 하겠지요.
이제는 전부 버리니 마음도 가벼워 나날을 역시 단순하게 살아갑니다
늘 고운 모습을 보여주시던 분 다시 한번 뵙고 싶지만
마음으로 그려보는 청당골 여사님이십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인왕산을 바라보다가 아차산을 거쳐
검단산 아래로 옮기셨군요.
양택은 배산임수라 하던데
멋진 곳에 정착하셨네요.
남은 생 편안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늘 감사드리며 존경하는 난석님
그러고 보니 말씀대로 산을 거친 것이
바라만 보던 인왕산
면목동에 용마산
중곡동에 아차산
하남의 검단산이네요.
이태원은 남산을 주로 즐겼고
학교 교실도 4층인데 앉기만 하면 검단산을 보게돼있어
늘 함께 하는 산이네요.
말없는 산의 정기를 받아 이처럼 건강하게살고있는지 모르겠어요
내마음에 흡족하면 최고로 행복한
것입니다 선배님은 건강밀 하시면
됍니다 ᆢ 늘 행복하세요 ᆢ
네 어디나 맘 편히 살고 있으면 제일 곳이죠
화창한 봄 날씨 역탐이 쉴새가 없으실텐데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낭만님~
아름답게 사는 것
그리고 행복을 느끼며 사는것
누구에게나 로망이지요
지금의 삶이 만족 하신다면
그건 바로 행복입니다
앞으로 건강 잘 지키시고 오래 오래
아름답게 사시길 바랍니다
시인 김정래님 초라해도 내 마음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하면
제일 좋은 곳 같습니다
늘 건강하시어 즐거운 생활하시길기를...
선배님의 일생이 담겼네요
면목동 에서 사셨다니
저도 결혼 3년만에 면목동 이층 양옥을 사서 이사했답니다 반지하는 세주고 계단 오르 내리며 얘들 다칠까 조마했고요
혹시 그때 선배님과 같은 이웃 이었을까요
지금은 아주 편하게 사시는 모습 역시 선배님은 멋쟁이 십니다
안단테님 제가 산 곳이
면목 5동 장안교 다리 옆에서 살았어요.
지역적으로 아주 가까운 곳에 살았던 것 같아 정겹습니다.
건강하시어 늘 즐거운 마음으로 사시기를 바람니다.
삼간집으로 이사하셨군요.
버릴 건 버리고
간직하고싶은 건 가지고 잘 하셨습니다.
미사리강변과 검단산이 15분거리
하남시청역옆 역세권 강세권 산세권
거기다가 햇살이 종일 들어와 관절을 어루만져 주는 곳
상상으로 벌써 가보았습니다.
딱 맞는 집에서
건강하고 편안하시길
빕니다.♡♡♡
새로운 집에 이사와
별꽃님이 방문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초라하지만 온 정성을 다해 별꽃님을 맞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