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낸 글)
서울역
그대 멀리 떠나던 날
마지막 손 흔들던 곳
서울역
우리의 사랑이 식지 않기를
서로가 갈망하였건만
누구의 잘못이던가
우리는 어느새
타인이 되었고
미리 이별을 예감했던가
그대 멀리 떠나던 날
마지막 손 흔들던 곳
서울역
...............................
(친구에게서 온 편지)
서울역 사진을 보니
옛날의 모습인지, 지금의 풍경인지 도시 모르겠다.
군댈 간다고 휴학하고 고향으로 내려 올려고
낮12시40분발 기차를 탄 것이
서울역과의 마지막 인연인 것 같다.
아마 4월의 마즈막 토요일이였던 것 같구나.
플랫트홈에서 이별의 아쉬움은
슬그머니 돌아서서 눈시울을 훔쳤지..
그녀도 애써 웃으며 날 보내려 했는데
기차가 막 떠나자 결국은 모든걸 참지 못하고
입을 막으며 울며 손을 흔들었었지..
그게..
논산훈련소까지 편지가 오더니,
전방으로 가니까 딱 한번으로 끝나버렸다.
그 기다림이 날 미치게 하였고,
정말 탈영이라도 하고픈 심정이였다.
중대장에게 집안에 사고가 났다고
거짓말로 하루 외박을 얻어 간 서울,
6개월전의 나의 서울은 이미 아니였다.
그녀는 떠나갔고..
어설픈 마음, 허망한 가슴으로 부대를 낀
언덕 넘어 작은 전방술집에서
막걸리를 죽어라고 퍼 마시고
언젠가 나를 애인 삼으면 좋겠다고 반 농담을 하던
나이 어린 색씨 품에 쓸어져 잠들었던 그 날,
밤중에 귀대해서 그 이튿날 아침 선임하사에게서
죽으라 얻어 터지고..
나중에 신상명세서를 보니 그 놈이 고등학교 동창생이더라.
동학년이 10개반 정도였으니 서로 모를 수도 있었겠지만 ..
1년6개월 복무하던동안 술집동생(?)도 어느날 사라져 버리고..
그 후로 서울역은 한번도 가보질 못했다.
몇년전 재혼하는 친구가 있어 힐튼호텔 찾아 가느라,
지나 간길 그게 서울역 앞이라 할까..
오늘 영 생각치도 않던 서울역 때문에
내 허튼 옛날 이야기를 흘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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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낸 편지)
내가 아픈 추억 하나를 건드렸구나
잊었던 일들이 어쩌다 우연히 생각키워지는 날은
눈이라도 내려줘야 되는건데 술 한잔으로라도
달래보렴 -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긴 어느 역을 막론하고
해후와 별리가 있어 역은 슬픈 무대인거지
인생에서-
눈 내리는 시골 역앞 허름한 식당에서
그녀와 나는 이별의 저녁을 함께했어
연탄 난로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고
덩그러니 김치찌게 한 냄비 시켜놓고
기차시간을 기다렸고 다가올 이별을 두고도
밥 한그릇씩 다 먹었어
이별이 두사람을 허기지게 했는거였더라
기차가 들어오고
내 팔에 안겼던 그가 눈을 털며
기차에 오르고 차창을 통해
이별을 고하는 손짓하나 마주하는 손짓하나
그렇게 기차는 기적을 남기고 떠나고
그는 가슴을 남기고 떠났노라 했고
나는 가슴을 따라 보냈노라 했고
아픈 이별이었지 한 여인과의 -
서울역 그 식당 에 올린 노래와 같은걸 거듭 써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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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는 바닷가 통영 나포리 해변에서 드레고리의 세레나아데를 부르며 헤어져 보내면 서 목이메임을 처음 느껴 봤지요.
돌고래님 멋져부렸군요. 영화 한장면 같았겠네요.
친구분과 각기 서울역의 추억을 읽노라니 내가슴도 찡하게 하십니다. 이별은 또다른 만남의 시작이고 추억하라고 만들어진 신의 술수라고 하더이다. 억설같지만 사실 그런것 같습니다. 지금 두분의 추억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네요. 지난 일은 모두 아름답고 그립습니다. 덕분에 아름다운 추억여행 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요즘 서울역은 많이 달라졋습니다 ..가끔 대전엄마에게 가려고 KTX 타려고 가지만 ..아직도 구석구석 노숙자들의 술취한 모습들이 마음을 안타깝게 하더이다 ..~~~~ 떠나가는 기차를 보면 괜시리 마음이 짠해옵니다 .떠나는 뒷모습은 안보고 싶어요 ...~~~
떠나가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의 아쉬움이 서리서리 맺힌 서울역이 세월이 가도 흐르지 않는 이별의 아픔으로 남겨졌군요. 애써 외면한 서울역....주변이 많이 달라졌죠? 우후(죽순ㅎㅎ)님. 감사합니다.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추억이 있었군요.. 그래도 세월은 가고.. 그 아픔보다 몇 배 더 큰 행복 누리세요..
떠나는 그마음도 보내는 이마음도..홍민의 석별이란 노래가 생각나는군요..서로가 하고싶은 말 다할수는 없겠지만.....서울역을 배경으로 한 장면은 그곳에 가보면..상봉시 기쁨의 포옹과 헤어지는 아쉬움에 쓸쓸히 돌아서며 눈물짓는..그러나 지금도 그곳에 자리잡고 굶주림과 병마에 신음하는 가엾은 인생..등등.. 서울역이여 기쁨과 환희에 찬 행복한 자리로 거듭나소서..부디 비나니..우후님,좋은 글 즐감하고 갑니다,행복하세요~~~
우후님 안녕 하세요^^ 자주 뵙습니다 가슴이 찡한글 과 음악 잠시 취해보고 갑니다 건강 하세요
서울역 만남의 기쁨과 헤어짐의 아쉬움이 교차하는곳이지요.전 나이가 들수록 서울역이 두렵습니다.ㅎㅎㅎ
젊은시절은 이별 때문에 아팠어도 지금에 이르러 그때를 추억함은 아름다울수도 있지요 하지만 옛 서울역과 노년의 나를 포개보면서 역활을 끝낸 같은 처지가 새로운 서러움으로 차오르니 서울역은 태생적으로 기쁨 보다는 아픔의 장소인가봐요
그렇습니다 아픈 추억도 우리에겐 소중한 그리움으로 기억되지요, 그 마음 이 곳에서 나누세요. 지금의 서울역은 노숙자들의 횡포가 횡횡한 무서운 곳으로 둔갑했습니다. 좋은 일만 추억하기에도 우린 시간이 아쉽고 부족합니다. 세월무상을 직감하지요. 추억을 주셔서 공감하고 갑니다. 우후님. 다시 단 위의 공지를 읽어주세요.
이빠진 그릇처럼 상처로 끝까지가기 억울합니다. 굷주린 새끼들 먹이느라 다잊고 늙어가다보면 천호동 뒷길에도 사람들이 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