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正見] (327) 아이의 본래 마음
일체가 생기고 사라지는 자리
아이처럼 된다는 건 오온에 아직 오염되지 않은 순수무구하게 내어맡긴 비워진 마음으로 살라는 것이다. /셔터스톡
똑같은 생명에도 불구하고 갓난아기 때와 지금이 달라진 게 하나있습니다. 그때는 아무것도 인식할 수 없었기에 일체가 내겐 없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복잡한 세상과 온갖 생각, 감정, 느낌들이 나를 온통 휩싸고 있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이런 요술 같은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요? 이 변화의 원인은 바로 오온(생각, 감정, 느낌)의 활동개시에 있습니다. 즉 아기 때는 오온이 활동을 하지 않았다가 성장하면서 시작했던 거지요.
내가 아기 때도 세상은 있었다고 여길지 몰라도 그건 내 생각일 뿐입니다. 문제는 이 화려한 오온의 마술쇼에 속아 넘어가 정신을 못 차린 채 그것이 만드는 온갖 오욕칠정에 울고 웃다가 내 삶이 종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석가는 오온개공(오온활동이 본래 환영이다)을 가르치신 것이며 예수도 아이처럼 되지 않으면(오온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으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까지 구원의 원리를 분명하게 선언하신 겁니다.
아이처럼 된다는 게 뭡니까? 중요한건 이 말씀이 [아이가 되라]는 말이 아니라 이미 어차피 오온활동은 시작되었으니 그에 자꾸 속지 말고 아이처럼 오온에 아직 오염되지 않은 순수무구하게 내어맡긴 비워진 마음으로 살란 것이지요.
그래서 예수는 하나님이 우리 아버지시니 그에게 내어맡김으로서 본래의 마음을 회복하자는 구원의 말씀을 선언한 것이며 석가는 오온개공을 철저히 실천하기 위해 정견하기만하면 아이의 본래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겁니다.
성경이든 불경이든 말씀은 무지하게 많아도 결국 근본핵심을 보면 이게 바로 구원의 원리요, 해탈성불의 비결인 것입니다. 즉 성품(본래마음)은 그가 가진 능력이 일체가 오온에 의해 생겨나고 사라지게 하는 것이니 그 능력의 주인이 되기만 한다면 바로 하나님(부처)을 만나는 것이란 복음인 것입니다.
살아온 삶을 잘 돌아보세요. 보이지도 않고 잡을 수도 없지만 이 한 자리가 있어서 그로부터 일체가 다 분별인식에 의해 창조되어 나왔고 또 내가 의식적으로 [있다]여기며 붙들지 않는 한 자연히 사라져가지 않았습니까?
이 자리를 기독교에선 하나님, 불교에선 부처님, 힌두교에선 시바신이라고 이름 붙여놓고 서로 같으니 다르니 시비분별 하지만 근본원리를 크게 보면 그 신들이 하는 행위나 역할들이 다 똑같지 않습니까? 인간들이 제 생각만이 옳다고 고집부리다보니 그 결과로 온갖 종교들이 지금처럼 생겨난 것뿐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일체가 생기고 사라지는 자리]가 바로 내 삶 그 자체가 아닙니까? 이 몸과 마음을 삼킨 채 한시도 머무르지 않고 변화해가면서 살아 움직이는 알지 못 할 이 힘이야말로 진짜 나이며 진실한 진리이자 생명이고 삶의 길이 아니겠습니까?
글 | 김연수 한양특허 대표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