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줌만 가느다란 좋은 허리는
품안에 차츰차츰 졸아들 때는
지새는 겨울 새벽 춥게 든 잠이
어렴풋 깨일 때다 둘도 다 같이
사랑의 말로 못할 깊은 불안에
또 한끝 호주군한 옅은 몽상에.
바람은 쌔우친다 때에 바닷가
무서운 물소리는 잦 일어온다.
켱킨 여덟 팔다리 걷어채우며
산뜩히 서려오는 머리칼이여.
사랑은 달큼하지 쓰고도 맵지.
햇가는 쓸쓸하고 밤은 어둡지.
한밤의 만난 우리 다 마찬가지
너는 꿈의 어머니 나는 아버지.
일시 일시 만났다 나뉘어가는
곳 없는 몸 되기도 서로 같거든.
아아아 허수롭다 바로 사랑도
더욱여 허수롭다 살음은 말로.
아 이봐 그만 일자 창이 희었다.
슬픈 날은 도적같이 달려들었다.
-글 바닷가의 밤,김소월
-그림 휘영청,이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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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바닷가의 밤-김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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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