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핀란드 초등학교에 갔을 때 눈여겨봤던 것이 기억이 난다. 책에서 읽었던 것이 과연 사실인지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어렸을 때부터 아니 갓난아이 때부터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에 바깥 기온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실외 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그런 환경에 일부러 노출시킨다는 것이다.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모두 동일한 잣대로 말이다.
과연 그럴까? 11월에 찾은 핀란드는 우리나라로 보면 완연한 가을이었지만 그곳은 갑자기 눈이 내리는 한 겨울이었고 오후 4시면 어두컴컴한 밤이 되는 계절이었다. 날씨도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며 고작 태양이 비치는 시간은 몇 시간밖에 되지 않는 계절이었는데 학교에서 학생들이 생활하는 시간표와 교육과정을 보니 입이 떡 벌어졌다. 마침 핀란드 공립학교에 방문했던 그날에도 비가 내리는 날씨, 바깥 온도는 상당히 추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럼에도 어김없이 쉬는 시간, 놀이 시간, 점심시간에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모두 바깥 활동에 여념이 없었다.
학교 교직원에게 물어보았더니 밖에 나가 활동하는 것은 의무라고 한다. 아프거나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무조건 야외에 나가 활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 같았다면 바로 민원이 접수되거나 선생님들이 위축되어 과감하게 교육 활동을 소신 있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참 많이 부러웠다.
'안정보다는 모험을, 편함보다는 용기를' 어렸을 때부터 몸에 스며들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에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김태훈 작가의 『신호등 특공대』는 모험과 용기로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야 한다고 부모들에게, 교사들에게 은근히 압박한다. 안전하고 편안한 온실 속에서 키우는 식물에게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 아이들을 언제까지 부모의 테두리 안에서, 안전한 환경 그늘 아래에서 자라게 할 것인가?
몸으로 배우는 것이 평생 간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듯이 말이다. 머리로 눈으로 익힌 것보다 손과 발로 직접 체험하고 부딪쳐 본 것이 단단한 아이로 자라게 한다. 어릴수록 실패를 맛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라는 오래된 격언을 빗대지 않아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안다. 우리 아이가 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바람을. 단단함은 훈련을 통해 습득되는 것이지 부모가 떠먹여 준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몸에 면역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듯이 우리 아이들의 교육 환경에도 면역 시스템이 작동될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시간적 여백을 주자. 나쁜 세균이 들어오더라도 거뜬히 이겨내면 비슷한 놈이 우리 몸에 들어오더라도 걱정 없듯이.
우리 아이들을 신호등 특공대로 키워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