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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향해서 빌고 있는 뽕할머니상(새롭게 조성한 석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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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만들어진 뽕할머니상 주변에 돌탑이 즐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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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3월 조금이면 앞에 있는 바다가 갈라진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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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3월이면 이렇게 갈라진다고 하는 신비의 바닷가. |
[한국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여름 진도로의 사진여행에서 만난 또 하나의 진도명소에 도착하였다.
1년에 한차례 바닷길이 열린다는그곳은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 뽕할머니상이 있는 곳이다.
이곳 뽕할머니상이 있는 곳에서 저멀리 보이는 섬인 의신면 모도를 잇는 바닷가
음력 3월이면 한번씩 육지처럼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 자동차 네비게이션을 찍고 도착한 곳에 이르니,
평범한 작은 항구에 방파제가 있고,
멀리 1킬로미터 남짓 군데군데 섬들이 떠있는 어촌마을일 뿐,
바다가 갈라진다는 것은 상상이 안되어 보였다.
그래서 방파제가 있는 포구에 작은 어선들이 줄로 묶여있는 곳 까지
나가도 보았지만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선창가를 서성이다가 결국 포구에 있는 작은 구멍가게를 찾아가 물었다.
그랬더니 가게주인은 바다가 열리는 곳은 이곳 포구가 아니라
저쪽 멀리 보이는 뽕할머니 석상이 있는 곳에서부터
건너편 보이는 섬(모도)으로 바닷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길이 열리는 때는 지금이 아니고 음력 3월 조금 때만이 열리니
지금 가봐야 헛탕이라는 것이었다.
우리 일행은 때가 맞지 않아 바다가 열리는 것은 못보더라도,
그곳이 어디인지는 알고 싶어
가게 주인이 알려준 뽕할머니상이 있는 곳까지 찾아가 보기로 하였다.
약 1킬로미터쯤에 바다가 열린다는 곳에는
산비탈에 오래전에 조성된 검게 색이 변한 뽕할머니상이 있었고,
그 앞에는 신성한 곳에 정성을 들이는 정안수와 촞대가 놓여있었으며,
주변에는 작은 돌들을 쌓아놓은 돌탑들이 즐비했다.
그 옛날 뽕할머니 석상에서 바다쪽으로 50미터 쯤에 요즈음 새롭게 만들어 세운 뽕할머니와
당시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던 커다란 호랑이가 함께 있었다.
그 사연은 이러했다.
옛날 조선조 초기에 '손동지'라는 사람이 한양에서 벼슬을 살다가
무슨 연유에서인지 제주로 유배길에 올랐는데,
그는 제주로 가는 유배길에 갑자기 풍랑이 일어 배가 표류하여 그만 이곳 진도에 표류하게 되었다.
그러자 그는 이곳에 정착하여 이곳의 처자와 마음이 맞아 자손을 낳고 이곳에 살게되었다.
그런데 이곳에는 호랑이의 출몰이 자주 있었다.
하루는 호랑이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마을사람들은 모두가 마을 앞에 있는 섬인 모도로 피신을 하였다.
그런데 늙은 뽕할머니만은 피신을 못하고 이곳 회동리에 남게 되었다고 한다.
혼자 남게된 할머니는 바다 용왕에게 매일 같이 나와서 기도드리면서
마을 사람들과 다시 만나서 살게 되기를 빌었는데
그의 기도가 효험이 있었떤지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바다가 열려 마을 사람들이 그 길로 돌아와 서로 만나게 되었다.
그러나 할머니는 마을 사람들을 만나자 곧 죽고 말았다.
이러한 기적을 경험한 사람들은 이때부터
음력 3월이면 이곳에 모여 할머니를 기리는 제사를 지내고,
또 기적을 있게 한 용왕께는 풍어와 소원성취를 기원하면서 영동제를 지내며,
열린 바닷길을 오가며 조개와 해산물을 채취하면서 하루를 즐겼다고 한다.
이런 사연으로 매년 3월 조금에는 진도뿐 아니라
전국에서사람들이 모여들어 신비의 바닷길을 거닐며 하루를 즐긴다고 한다.
정말 열릴것 같지 않은 짙푸른 바다가
저렇게 걸어다닐 수 있도록 열린다고 하니 신비할 따름이고,
음력 3월 조금에 맞추어 꼭 다시 한 번 꼭 오고 싶어진다.
검푸르고 깨끗한 바다와 뽕할머니 그리고 거대한 호랑이상을 보면서,
정말 신비한 바다이야기에 또하나의 보배섬이야기를 다하고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