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보상(百寶箱)
보물 상자로 소중한 물건을 넣어 두는 상자를 말한다.
百 : 일백 백(白/1)
寶 : 보배 보(宀/17)
箱 : 상자 상(竹/9)
동주열국지(東周列國志)의 작가 명(明)나라 풍몽룡(馮夢龍)의 소설 중 '두십낭이 보물상자를 강물에 던지다(杜十娘怒沈百寶箱)'란 작품이 있다.
1906년 대한매일신보에 한글 신소설 청루의녀전(靑樓義女傳)으로 번안돼 국내에도 소개됐다.
임진왜란이 터진 16세기 말 명나라는 파병 자금 마련을 위해 국자감 입학자격을 판다. 강남 사오싱(紹興)의 부잣집 장남 이갑(李甲)은 이참에 베이징 국자감에 입학한다.
그는 친구 류우춘(柳遇春)과 기방을 찾아 두십낭(杜十娘)을 만난다. 첫눈에 반한 이갑과 두십낭은 부부처럼 한 해를 보낸다.
이갑의 두둑했던 주머니가 비어가자 기생어미의 환대도 사라진다. 기생어미는 두십낭에게 열흘 안에 은 300냥을 가져오면 자유를 주겠다고 약속한다. 이갑은 귀가 여비를 핑계로 돈을 빌려보겠노라 약속한다.
류우춘은 기생어멈이 너를 쫓아낼 구실이라며 두십낭과 헤어지라고 부추긴다. 두십낭은 모아둔 150냥을 주며 나머지를 구해오라 말한다.
류우춘은 참 세심한 여인이라며 친구가 아닌 두십낭을 위해 150냥을 건넨다. 돈을 마련한 두십낭은 기적(妓籍)을 벗고 자유를 얻는다. 기방의 자매들이 주연을 베풀고 자물쇠로 채운 보물상자(百寶箱)를 선물로 준다.
창장(長江)을 건널 무렵 소금상인의 자제 손부(孫富)가 두십낭을 보고 한눈에 반한다. 손부는 술과 감언이설로 이갑을 꾀어 은 1000냥과 두십낭을 바꾸자고 제안한다. 기녀와 사귐을 반대해 온 부친을 걱정하던 이갑은 제안을 받아들인다.
사정을 들은 두십낭은 냉소를 지은 채 동의한다. 손부가 1000냥을 들고 찾아오자 두십낭은 보물상자를 꺼낸다. 수만냥어치의 금은보화를 강에 던진 뒤 두심낭 자신도 상자를 안고 강물로 뛰어든다.
눈은 있으되 눈동자가 없다(有眼無珠)는 두십낭의 일갈에 이갑은 실성하고, 손부는 병을 얻어 세상을 뜬다.
한편 국자감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던 류우춘은 창장에 이르러 세숫대야를 강물에 빠뜨린다. 어부를 시켜 찾게 하니 상자를 건져온다. 그날 밤 두십낭이 꿈에 나타나 150냥의 보답으로 금은보화가 마르지 않는 보물상자를 준다고 말한다.
올 초 통일은 대박이란 말에 주한 중국특파원들이 고민에 빠졌다. 대사(大事)라 송고했지만 뜻이 달라서다.
대박을 중국어로 두십낭의 백보상(百寶箱, 바이바오샹)이라 하면 어떨까. 통일은 대박일 수 있지만 자칫하면 놓치기 쉽기에 하는 말이다.
▶️ 百(일백 백, 힘쓸 맥)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흰 백(白; 희다, 밝다)部와 一(일)의 뜻을 합(合)하여 일백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百자는 ‘일백’이나 ‘백 번’, ‘온갖’과 같은 수를 나타내는 글자이다. 百자는 白(흰 백)자와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百자는 白자가 부수로 지정되어는 있기는 하지만 글자의 유래가 명확히 풀이된 것은 아니다. 百자의 갑골문을 보면 타원형 위로 획이 하나 그어져 있고 가운데로는 구멍이 있었다. 이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있지만, 아직은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百자가 아주 오래전부터 ‘일백’이라는 수로 쓰인 것을 보면 이것은 지붕에 매달린 말벌집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말벌집 하나당 약 100여 마리의 말벌이 있으니 그럴듯한 가설이다. 그래서 百(백)은 열의 열 곱절. 아흔 아홉에 하나를 더한 수(數). 일백(一百) 등의 뜻으로 ①일백(一百) ②백 번 ③여러, 모두, 모든 ④온갖 ⑤백 배 하다 그리고 ⓐ힘쓰다(맥) ⓑ노력하다(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백 번째의 대 또는 오래 이어 내려오는 여러 세대를 백대(百代), 백 갑절을 백배(百倍), 여러 가지의 일이나 온갖 일을 백사(百事), 백 대의 수레를 백승(百乘),백 사람이나 갖가지로 다른 많은 사람을 백인(百人), 어떤 수를 백으로 나눔을 백분(百分), 언제든지 이김을 백승(百勝), 여러 가지로 많이 나옴을 백출(百出), 많은 가족 또는 여러 가지 변명을 백구(百口), 일반 국민을 백성(百姓), 여러 학자들이나 작가들을 백자(百子), 높고 낮은 모든 벼슬아치를 백관(百官), 온갖 과일을 백과(百果), 온갖 방법이나 갖은 방법을 백방(百方), 모든 것 또는 여러 가지를 백반(百般), 백 년을 기다린다 해도 황하의 흐린 물은 맑아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오랫동안 기다려도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백년하청(百年河淸), 백 자나 되는 높은 장대 위에 올라섰다는 뜻으로 위태로움이 극도에 달함을 일컫는 말을 백척간두(百尺竿頭), 백년을 두고 하는 아름다운 언약이라는 뜻으로 부부가 되겠다는 약속을 일컫는 말을 백년가약(百年佳約), 먼 앞날까지 내다보고 먼 뒷날까지 걸쳐 세우는 큰 계획을 일컫는 말을 백년대계(百年大計), 부부가 서로 사이좋고 화락하게 같이 늙음을 이르는 말을 백년해로(百年偕老), 백 번 꺾여도 휘지 않는다는 뜻으로 실패를 거듭해도 뜻을 굽히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백절불요(百折不撓), 남편과 아내가 되어 한평생 같이 지내자는 아름다운 언약을 일컫는 말을 백년가기(百年佳期),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는 뜻으로 싸울 때마다 번번이 이김을 일컫는 말을 백전백승(百戰百勝), 많은 전투을 치른 노련한 장수란 뜻으로 세상일에 경험이 많아 여러 가지로 능란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백전노장(百戰老將), 백일 동안의 천하라는 뜻으로 짧은 기간 동안의 영화 또는 단명한 정권을 일컫는 말을 백일천하(百日天下), 언제나 깍듯하게 대해야 하는 어려운 손님이라는 뜻으로 사위를 두고 이르는 말을 백년지객(百年之客), 백 번 쏘아 백 번 맞는다는 뜻으로 계획이 예정대로 들어맞음 또는 무슨 일이든지 생각하는 대로 다 들어 맞음을 일컫는 말을 백발백중(百發百中), 해롭기만 하고 하나도 이로울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백해무익(百害無益), 좋다는 약을 다 써도 병이 낫지 않음이나 온갖 약이 다 효험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백약무효(百藥無效), 온갖 요괴가 밤에 돌아다닌다는 뜻으로 못된 악인들이 때를 만나 제멋대로 날뜀을 이르는 말을 백귀야행(百鬼夜行) 등에 쓰인다.
▶️ 寶(보배 보)는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珤(보)와 동자(同字), 寳(보)의 본자(本字)이다. 寶(보)는 집안에(宀; 갓머리部) 구슬(玉, 王)과, 값비싼 도자기(缶)와 많은 재물(貝)을 두었다는 말에서 집안에 여러 가지 보물을 간직해 두다, 보배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寶자는 '보배'나 '보물'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寶자는 宀(집 면)자와 玉(옥 옥)자, 缶(장군 부)자, 貝(조개 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寶자의 갑골문을 보면 宀자와 玉자, 貝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집안에 보석이나 돈이 많다는 뜻이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항아리를 뜻하는 缶자가 더해지게 되었는데, 이는 항아리에 재물이 가득 담겨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寶자는 이렇게 집안에 재물이 가득한 모습으로 그려져 '보배'나 '보물', '진귀한'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寶(보)는 ①보배 ②보물(寶物) ③옥새(玉璽), 도장(圖章) ④돈, 전폐(錢幣) ⑤높임말 ⑥도(道) ⑦보(寶: 특정 목적의 기금 마련를 위한 재단) ⑧진귀(珍貴)한 ⑨보배로 여기다 ⑩귀중(貴重)하게 여기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썩 드물고 귀한 가치 있는 물건을 보물(寶物), 귀중한 물건을 간수하여 두는 곳을 보고(寶庫), 귀중한 재화를 보화(寶貨), 보배로운 칼을 보검(寶劍), 보배로운 책을 보서(寶書), 보배로운 구슬을 보주(寶珠), 흔히 몸치장 할 때 쓰는 몸이 매우 단단하고 광택이 곱고 그 나는 분량이 썩 적은 귀중한 광물이나 아름다운 보배의 옥돌을 보석(寶石), 본보기가 될 만한 일이나 물건이나 본보기가 될 만한 것들을 적은 귀중한 책을 보감(寶鑑), 보배롭고 귀중한 거울을 보경(寶鏡), 보배의 원말로 아주 귀하고 소중한 물건을 보패(寶貝), 인류의 죄를 구속하려고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흘린 피를 보혈(寶血), 훌륭하게 지은 누각을 보루(寶樓), 임금의 나이를 보산(寶算), 임금의 지위를 보위(寶位), 나라에서 나라의 보배로 지정한 물체를 국보(國寶), 임금의 도장인 옥새와 옥보를 어보(御寶), 귀중한 보물을 대보(大寶), 대대로 전하여 내려오는 집안의 보물을 가보(家寶), 보배로운 재물을 재보(財寶), 이름난 보물을 명보(名寶), 진귀한 보배를 진보(珍寶), 온갖 보배를 백보(百寶), 네 가지의 보배라는 뜻으로 붓 먹 종이 벼루를 소중하게 이르는 말을 사보(四寶), 보배가 될 만한 좋은 글씨라는 뜻으로 남의 글씨를 높여 이르는 말을 묵보(墨寶), 값비싼 보물이 쉽게 팔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훌륭한 사람은 기량이 크므로 남에게 등용되기 어렵다는 말을 보화난수(寶貨難售), 객지에 있는 보배로운 보물이라는 뜻으로 편지 쓸 때에 객지에 있는 상대자를 높여 쓰는 말을 객중보체(客中寶體), 대대로 집안에 전해지는 보검의 뜻으로 전가는 조상때 부터 대대로 집안에 전해지다의 뜻이고 보도는 보배로운 칼을 일컫는 말을 전가보도(傳家寶刀), 값을 매길 수 없는 귀중한 보물을 일컫는 말을 무가지보(無價之寶), 손안에 있는 보옥으로 보배처럼 여기는 사랑하는 자식이나 매우 귀중한 물건을 일컫는 말을 장중보옥(掌中寶玉), 길을 헤매는 나루의 훌륭한 배라는 뜻으로 삶에 가르침을 주는 책을 이르는 말을 미진보벌(迷津寶筏), 한 집안에 대대로 전하여 내려오는 보물을 일컫는 말을 가전지보(家傳之寶), 지름이 한 자나 되는 보옥도 시간에 비하면 보배라고 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척벽비보(尺璧非寶), 여러 가지 패물로 몸을 꾸밈 또는 그 단장을 이르는 말을 칠보단장(七寶丹粧) 등에 쓰인다.
▶️ 箱(상자 상)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대 죽(竹; 대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며 동시(同時)에 가려져서 남의 눈에 안 보이게 되다의 뜻(障/장)을 나타내기 위한 相(상)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箱(상)은 대나무 상자의 뜻으로 ①상자(箱子) ②곳집(곳간(庫間)으로 지은 집) ③곁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나무나 대나 종이 등으로 만든 손그릇을 상자(箱子), 책을 넣는 상자를 서상(書箱), 벌집을 소상(巢箱), 벌통을 봉상(蜂箱), 대오리로 결어 만든 상자를 사상(笥箱), 약상자를 약상(藥箱),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상자를 피상(皮箱), 풀무로 불을 피울 때에 바람을 일으키는 기구를 풍상(風箱), 상자를 만드는 장인을 상자장(箱子匠), 나무 상자를 목상자(木箱子), 종이로 만든 상자를 지상자(紙箱子), 금과 은을 발라서 꾸며 만든 상자를 화절상(花折箱), 약을 넣어두거나 넣는 상자를 약상자(藥箱子), 가지고 다니기에 편하도록 만든 축소한 작은 책을 건상본(巾箱本), 일본에서 쓰는 흰 빛깔의 나무 도시락을 백절상(白折箱), 늦벼와 올벼의 씨앗을 담는 상자를 동륙상(穜稑箱), 탄약을 넣어서 운반하는 데 쓰이는 상자를 탄약상(彈藥箱)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