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약 슈퍼판매 논란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약사 사회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대한약사회와 달리, 민초 약사들은 한알의 일반약도 약국 이외로 나갈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집행부와 약사 회원간 갈등이 겪화되고 있는 것.
약사 사회의 갈등은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경기도약사회 학술대회장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이날 진행된 의약품 약국 외 판매 저지 회원토론회에서 회원들은 약사회의 무능함을 꼬집으며, 김구 회장 및 대약 집행부의 퇴진을 요구했다.
|
 |
|
▲ 경기도약사회 학술대회장에 마련된 의약품 약국 외 판매 회원 토론회 자리에서 한 약사가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다. |
토론회에 참석한 파주시 약사회 조선남 회장은 “약사회가 복지부 2중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약사들이 정부 정책에 발맞춰가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약사의 미래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게 아닌, 복지부 정책에 비위를 맞춰 지금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안일한 정책을 가지고, 자리보전에만 신경쓰고 편안하게 단체장으로서 일을 즐겁게 하지 않았냐 라는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조 회장은 “정책팀만 물러나고 수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쇄신은 기대할 수 없다”며 “대약회장과 집행부는 무능했던 것을 통감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용퇴해주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부천의 한 약사는 “제일 좋은 방어는 공격이다. 약사회가 먼저 방안을 요구해야한다”며 “경찰서나 소방서에서 약을 파는 방안은 납득할 수 없고, 약국 앞 자판기나 병원 폐문 이후 약국에서 임의조제할 수 있는 방안등이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기도의 한 약사는 “강력하게 결의대회를 하더라도 국민들이 불편하다고 하면 약사들도 그 상황에 맞는 대안을 만들어야 하는데, 심야응급약국은 현실성 없는 대책이었다”며 “무조건 약국 운영시간을 늘리자는 대안이 아니라, 국민과 회원들 모두 납득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정부에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오전에는 일반약 슈퍼판매 결의대회도 진행됐다.
경기도약사회는 이날 대한약사회 김구 회장을 비롯해 200여 명의 회원들이 모여 학술대회 개회식과 함께 '일반약 약국외 판매 반대를 위한 결의대회'를 갖고, 일반약 슈퍼판매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
 |
|
▲ 경기도 약사회는 16일 학술대회자리에서 '일반약 약국외 판매 반대를 위한 결의대회'를 갖고, 일반약 슈퍼판매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
경기도 약사회는 결의문을 통해 “의약품 안전사용을 위해 일반약에까지 DUR제도를 시행하려는 마당에 약국외 판매가 웬말인가”라며 “아무리 안전한 약이라도 부작용이 없는 약은 있을 수 없으며 영원히 안전한 약도 있을 수 없다”고 반대의지를 천명했다.
이들은 “약사에게서 약을 빼앗는 것은 약사의 생명을 빼앗는 것과 다름없다”며 “우리는 어떠한 형태이든 의약품약국외 판매는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사생결단의 각오로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경기도약사회 김현태 회장은 “국민편의라는 그럴듯한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의약품을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판매해야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앞세워 국민들을 현혹하고 약사 직능을 왜곡하는 행태가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이럴때 일수록 약사 본연의 역할과 책무에 더욱 충실해 궁극적으로 존경받는 약사상을 구현하고 지금의 역경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시 약사회는 학술대회 장에서 일반약 슈퍼판매 전단을 배포하면서, 약사들에게 일반약 슈퍼판매 저지에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
 |
|
▲ 고양시 약사회가 16일 경기도 약사회 학술대회 자리에서 배포한 일반약 슈퍼판매 저지 관련 전단 |
고양시약사회는 “약국 외 판매를 주장하는 억지논리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대 시민 서비스 강화내용을 홍보하기 위해 심야약국 운영 및 의약품 약국외 판매저지관련 전달을 제작했다”며 “고양시 전체약국에서 시민들에게 꼭 배포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 약사회는 전단을 통해 “일부에서는 미국의 예를 들어 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를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면적 및 인구 대비 약국이 우리나라에 비해 많이 부족해 비교 대상일 수 없다”며 “의약품 오남용 사태를 맞게 된다면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미국에서 의약품 슈퍼 판매로 인해 발생하는 자살과 의약품 오남용실태를 아는지 묻고싶다”고 성토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