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의약품 가운데 감기약 등 상비약의 약국 외 판매가 허용되면 현재 DUR 망에 잡혀 있는 1248품목의 해열진통제 빗장이 풀릴 것으로 전망돼 안전성과 부작용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5월 기준 비급여 의약품(전문약 포함)
DUR 목록을 토대로 데일리팜이 대표적 해열진통제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3개 제제 품목을 점검한 결과 이 같이 분석됐다.
지금까지 진행된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 논의의 결론은 5월 중 보건복지부가 현행 약사법 안에서 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다시 말해 특수장소를 활용하는 방안이지만 '특수장소' 범위나 구체적 품목 등은 결정된 바 없다.
DUR 망에 포함돼 있는 비급여 의약품 가운데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 나프록센은 총 1304개 품목으로, 이 중 약국 외 판매 가능 상비약으로 유력한 품목은 전문의약품 56개를 제외한 1248개 품목이다.
주요 품목에는 단일제와 복합제가 모두 포함됐는데, 비약사 약국 외 판매를 주장하는 일각에서 비교적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복합제 외에도 고함량 단일제가 상당수 포함돼 있어서 추후 슈퍼판매 품목 분류의 또 다른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아세트아메노펜의 경우 단일제를 비롯해 카페인, 클로페니라민 말레인산염, 덱스트로메소판, 아스크로빈산 등 복합제가 다수 포함된 총 1061품목이었다.
이중 단일제는 300mg과 500mg함량으로 한국얀센의 타이레놀정500mg을 비롯해 CJ제일제당 씨제이아세트아미노펜정, 동아제약 동아아세트아미노펜정300 및 500mg, 대웅제약 쿠울펜연질캅셀500mg 및 정 등 49개 품목이 포진돼 있었다.
진통제인 이부프로펜 성분 일반약은 총 133개 품목으로 단일제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량은 어린이용 20mg에서 성인용 600mg까지 다양했다.
단일제 품목은 한국와이어스의 애드빌리퀴겔연질캡슐 및 정과 어린이애드빌시럽을 비롯해 한미 스피드펜나노연질캡슐, 드림파마 인베롤정200mg, 종근당 메비안정 및 베비잘시럽, 녹십자 그린펜시럽, 동화약품 브이펜정400mg 등 128개가 이에 속했다.
소염제인
나프록센은 수용성 조절을 위한 염(sodium) 성분 제제를 포함, 총 53품목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단일제 품목은 CJ제일제당의 제나르정250mg을 비롯해 동아제약 동아나프록세정250mg, 녹십자 탁센연질캡슐, 종근당 낙센정 등 250mg 함량이 주였으며 25mg의 소량은 태극제약의 나렉신에스현탄액 등 2개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약사들은 편의성을 내세워 안전성이 무시되고 있는 측면에 우려감을 드러냈다. 복합제라 할 지라도 DUR 망에 포함된 품목들의 상호작용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약사회의 의견도 마찬가지다. 복합제라도 타 제제와의 상호작용을 고려할 때 오히려 독성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부작용에 있어 복합제와 단일제의 경중을 가릴 순 없다"면서 "복합제라고 해도 함량이 결코 적지 않고, 안전 투약을 위해 DUR 목록에 포함된 품목들이라는 점에서 매우 이율배반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지만 이들 제제가 편의 명목으로 약국 외 판매 목록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고 부작용이 뒤따르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안전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대정신에 위배되는 이율배반적인 당국의 논의는 중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