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르네상스를 위한 하나의 불씨, 지승룡의 ‘사랑 31번지’!
매향!
고려인들은 천년 후의 사람들을 위해 향을 묻었다. 향은 천년을 묵어 침향이 된다. 천년 후의 사람들을 위해 향을 묻은 고려인들의 마음이 묻어나온다.
지금으로부터 천년 전인 1024년, 고려 현종 15년. 개경을 확장하여 5부, 35방, 314리로 정했다. 그동안 폐지되었던 연등회와 팔관회를 부활하였고, 공자 등 학덕이 있는 사람들을 기리는 문묘종사의 선례를 남긴다.
4천년 내려온 경천애인 홍익인간, 하늘을 우러르고 사람을 사랑하여,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 그래서다. 일제 식민지에 저항하여 일제의 총칼 앞에 맨손으로 일어난 만세운동으로 대한민국을 세워 상해에 임시정부를 수립한다. 경천애인 홍익인간의 실천이다. 경천애인 홍익인간, 우리가 해 낸다.
사랑하자!
지승룡의 ‘사랑 31번지’
‘민들레 영토’를 운영하며 청년문화의 장을 만들었던 금호동 해병연구가 지승룡이 수년간 길 위의 인문학을 진행하며, 31명의 사랑 이야기를 썼다. ‘길 위의 인문학’과 ‘서울의 소리’가 기획하고, ‘열린서원’에서 책을 냈다.
해방이라는 격동기. 최인훈의 소설 ‘광장’에서, 남에서도 북에서도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한국전쟁 속에 사랑을 잃은 후 제3국으로 향하던 배에서 주인공 이명준이 택한 광장은 바다였을까? 그런 사랑이 어디 이명준 뿐이랴. 지승룡은 ‘사랑 31번지’에 썼다. 남에서도 미국에서도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박헌영과의 사랑으로 향한 북에서 사형 당한 현 엘리스를 담담히 기록한다.
오늘날 경천애인 홍익인간을 잊어버린 채로, 그만 이데올로기의 섬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인문학의 르네상스를 위한 하나의 불씨, 지승룡의 ‘사랑 31번지’다!
1024년의 천년 후인 2024년 11월
‘길 위의 인문학’ 대표, 정의자유해병연대 상임의장 권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