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이번에는 'AIG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논란의 핵심은 이 전 시장의 서울시장 재임시절 미국 금융업체인 AIG에 속아 아시아지역 본부를 서울에 유치하면서 대규모 특혜를 줬다는 것. 이는 마치 단기차익을 노린 '
론스타 사태'와 비슷해 '경제대통령'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세계적 금융기관 유치'에 혹해...'특혜' 남발서울시가 소유 여의도 부지에 아시아지역본부를 옮기겠다는 AIG의 말만 믿고 지난 99년 초장기 토지사용계약을 체결했으나 AIG는 당초부터 아시아본부를 옮길 계획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AIG측의 최소 보유기간은 알려진 것과 달리 20년이 아닌 10년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완공시점으로부터가 아니라 계약시점으로 부터로 되어 있어 2015년이면 10년이 된다. 짓자 마자 국제금융센터를 팔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선출마 뜻을 품은 이 시장을 위해 일을 서둘렀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6월 5일 서울시는 이명박 시장과
오세훈 시장당선자, AIG 관계자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려한 기공식을 열었지만 당시는 시공사도 선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당시 서울시 측 사람들이 수십 차례에 걸쳐 고급 식당과 단란주점 등을 돌며 AIG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이 있으며 "기공식을 앞당기는 것은 시장님(이 후보)께서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AIG측 핵심관계자의 녹취가 KBS 방송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임대료 특혜 논란도이와 더불어 이미 2년전인 계약 체결 당시부터 임대료 특혜 논란도 제기됐었다. 서울시는 99년 장기 임대차계약(임대료 공시지가의 5%)를 체결하면서 건설기간 5년 동안은 땅 임대료를 면제하고, 입주 후에도 9%의 수익률을 확보할 때 까지는 공시지가의 1%만 받고 나머지 4%는 유예키로 했다. 유예된 임대료는 수익률 9%가 달성된 뒤 7년간 매년 균등 납부키로 했다.
이같은 조건은 일반적인 부동산 임대 관행과는 다른 파격 조건. 당시 부동산 업계에서는 임대료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었다.
강남의 랜드마크 빌딩인 '
스타타워'가 빌딩을 임차인으로 채우는데 3년이 걸렸다. 연면적이 그 두배나 되는 ISFC를 모두 임대하고, 수익까지 내려면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AIG가 십여년간 공짜로 땅을 빌리는 셈이 된 것.
당시 이에 대해 서울시는
외국인 투자촉진법에 근거, 별도의 안정화 기관과 임대료를 책정한 것이므로 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서울이 금융허브로 도약하려면 세계적인 금융사 유치가 필요하다는 논리로 해명했었다. 그러나 AIG가 옮겨올 계획이 없다는게 밝혀지면서 안일한 기대만으로 각종 계약을 AIG측에 유리한 조건으로 해 주었고, 결국 AIG의 '
먹튀'만 도와준 것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범여권의 예비대선후보인
손학규 전 지사측은 "차기 대통령 후보가 외국 금융회사의 농간에 놀아나는 수준이라면 심각한 국가적 위기"라고 공세에 나섰고, 민주신당도 "이는 전시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이번 의혹을 '제2의 론스타'로 규정짓고 9월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