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亞게임 노메달 악몽, 전종목 메달로 명예회복”
셔틀콕 대표팀 亞게임 미디어데이
안세영 “세계1위의 힘 보여주겠다”
女복식 “우리끼리 결승전이 목표”
내일 출국 세계개인선수권 출격
김학균 감독(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이 이끄는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1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전을 다짐하며 활짝 웃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 안세영(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출전하는 여자 단식을 비롯해 전 종목 메달에 도전한다. 진천=뉴스1
“상금은 다 통장에 쌓여 있어요. 돈 쓸 시간이 없어서요(웃음).”
‘셔틀콕 천재’ 안세영(21·삼성생명)은 한국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1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마련한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안세영은 올해 국제대회에 12번 참가해 우승 7번, 준우승 4번, 3위 1번을 차지하면서 상금으로만 42만8480달러(약 5억7427만 원)를 벌었다. 올해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상금랭킹 1위가 안세영이다.
안세영뿐 아니라 한국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 모두 올해는 돈 쓸 시간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날까지 배드민턴 대표팀의 공식 외박일은 ‘0일’이었다. 배드민턴 대표팀이 이날 미디어데이를 마련한 건 대한체육회에서 24일 개최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D-30 미디어데이’에 참석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배드민턴 대표팀은 18일 세계개인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떠난다.
김학균 국가대표팀 감독(52)은 “국제대회에 다녀오면 국내대회(에 나가야 했고), 나머지는 전부 진천선수촌에서 보냈다. 지옥 같은 스케줄이다. 앞으로도 11월 말까지 스케줄이 다 차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이렇게 고삐를 조인 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노 메달’에 그친 건 1978년 방콕 대회 이후 40년 만이었다. 김 감독은 “항저우에서는 (7개) 전 종목 메달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가장 가까운 건 역시 ‘세계 1위’ 안세영이다. 안세영은 지난달 일본오픈에서 우승하며 1996년 방수현(51·은퇴) 이후 한국 선수로는 27년 만에 BWF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안세영은 “성지현 코치님(32)께서 항상 ‘(세계 1위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을 인정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다’라고 말해주신다. 또 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 그만큼 자신감도 늘었다. 랭킹 1위답게 내 배드민턴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아시안게임 데뷔전이었던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천위페이(25·중국·3위)에게 32강전에서 패해 서둘러 짐을 싸야 했다. 천위페이는 항저우가 고향이라 이번 대회 때도 안방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을 게 틀림없다. 올해 맞대결에서는 4승 2패로 앞서 있는 안세영은 “천위페이 고향에서 하든, 어디서 하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즐기다 보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자 복식에서도 금메달을 노린다. 올해 국제대회에서 4번 우승한 ‘킴콩 듀오’ 김소영(31·인천국제공항)-공희용(27·전북은행) 조는 세계랭킹 3위, 올해 인도네시아오픈 챔피언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백하나(23·MG새마을금고) 조는 이보다 더 높은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경원 여자복식 코치(43)는 “우리 선수들끼리 결승을 하는 게 목표다. 아시안게임은 물론이고 내년 파리 올림픽 때도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천=임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