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화곡본동, 2ㆍ4ㆍ8동ㆍ6동 일부)노후 단독ㆍ빌라 밀집촌. 이곳은 올 초까지만 해도 ‘묻지마투자’ 열풍이 불 정도로 재개발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
화곡동 일대 217만㎡(66만평)을 뉴타운으로 개발하겠다는 공약사항을 들고 나온 구청장이 지난해 5ㆍ31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이 지역에서는 화곡뉴타운 개발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선거 전 ㎡당 363만원(평당1200만원)이던 지분 값이 올 초에는 ㎡당 575만원(평당1900만원)까지 급등했다. 일부에서는 집을 보지도 않고 등기부등본만 갖다 놓고 계약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투자 열기 식었지만…
그러나 올 봄 이후 투자 열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강서구청이 수차례 ‘화곡뉴타운 설명회’를 열어 주민들에게 “노후도 여건상 화곡동 일대는 2011년 이후에나 재개발 추진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
뉴타운 지정되기 위해서는 지은 지 20년 이상 된 노후ㆍ불량주택 비중이 전체 주택의 60%를 넘어야 하지만 화곡동 일대는 이에 한참 못 미친다.
실제 강서구청이 자체적으로 조사해 올 6월 4일 발표한 ‘화곡동 노후도’에 따르면 가장 오래된 집이 많은 화곡 4동도 2013년은 돼야 노후도 60% 조건을 맞출 수 있다. 올해 기준으로 화곡동 일대와 등촌 2동의 노후도 평균은 28.1%.
개발 기대감으로 집값이 급등한 만큼 당분간 개발이 어렵다는 구청의‘공식 발표’는 분명 큰 악재다.
일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이 같은 구청의 발표 이후 ‘실망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또 시세보다 가격을 내린 급매물도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지분값은 보합세 유지
그러나 구청의 공식발표가 있은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지분 값은 별 변동이 없다. 재개발 추진 시기만 다소 늦춰졌을 뿐이지 재개발을 추진하는 데는 이상이 없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시세보다 값을 내려 팔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부 중개업소에서는 “중ㆍ장기 투자수요의 문의는 지금도 꾸준하고 요즘처럼 지분 값이 조정을 받을 때가 매수 적기”라고 말한다. 화곡동 일대는 학군이 좋은 편인데다 주변 마곡지구 개발 호재까지 있어 재개발만 되면 목동에 버금가는 서울 강서권의 핵심 주거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조정과정 불가피 할듯”
하지만 현 상황에서의 매수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화곡동 M공인 관계자는 “화곡동 일대의 경우 지난해 뉴타운 바람을 등에 지고 중개업소 관계자들끼리 서로 매물을 사고 팔며 인위적으로 값을 올려 논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거품도 끼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조정기간을 거친 후 접근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화곡동 S공인 관계자는 “요즘 들어 거의 매수세가 실종됐다”며 “지난해 말 단기 투자목적으로 산 투자자들 중 일부가 급매물로 처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7.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