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도권에 새로 생겨난 물류센터가 급증했으나 2024년부터 그 수가 적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상환에 지장이 생기며 공사가 멈추거나 지연된 사업장이 늘어난 탓이다. 부동산 한파가 시작됨에 따라 증가한 대출 이자는 물류센터 투자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새로 문을 연 수도권 물류센터가 급증했다. 지난해 수도권에 신규 공급된 연면적 1만6500㎡ 이상 물류센터의 총 연면적은 395만㎡로 전년 대비 약 70% 증가했다.
권역별로는 우수한 교통 인프라를 갖춰 전통적 물류 선호 지역으로 꼽힌 동부권에서 약 158만㎡의 신규 공급이 이뤄지며 수도권 6개 권역 중 가장 활발한 공급 기조를 유지했다.
서부권은 인력 공급이 수월해 이커머스 기업들의 수요가 많다는 특징을 보인다. 지난해 약 146만㎡의 물류센터가 생겼으며 인천 지역에 약 123만㎡의 공급이 진행됐다. 인천 북항 배후단지에만 총 7개의 물류센터가 준공됐다. 이 중 가장 큰 규모의 물류센터인 청라 로지스틱스(연면적 43만253㎡)가 포함됐다.
남부권에는 안성과 화성을 중심으로 약 79만㎡의 물류센터가 신규 공급됐다. 오산시에는 2011년 이후 11년 만에 대형 물류센터 2곳이 지어졌다.
중부권과 북부권의 경우 도심 지역 접근성이 우수해 주거용 부동산 개발이 활발한 데 비해 대형 물류센터 공급은 다소 정체돼 있었다.
지난해 약 11만4000㎡의 공급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일부 신규 공급이 예정돼 있다.
북부권은 물류센터 개발 관련 민원 이슈가 대두된 지역으로 향후 신규 인·허가의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탓에 타 권역 대비 신규 공급은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수도권 내 인·허가를 완료한 물류센터 개발건은 총 148건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인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어려워지자 착공이 지연되는 사업장이 증가했다.
박현아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이사는 "물류센터 착공 전 7개월의 공사 준비 기간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상반기 인·허가를 완료한 물류센터의 미착공률은 67%로 종전 10% 안팎 미착공률을 보인 것에 비해 높은 수치"라며 "건축법상 건축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2년 또는 착공 연기 기한 내 공사에 착수하지 않은 장기 미착수 사업장은 건축허가 취소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 물류센터 개발 계획 또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24년을 기점으로 물류센터 공급량은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기간 수도권 물류센터(연면적 1만6500㎡) 이상의 총 거래 규모는 5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거래 규모를 기록한 2021년(7조1000 원)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2015년부터 꾸준히 성장한 물류센터 투자 시장은 처음으로 하향세로 전환됐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동부권은 지속적인 거래 규모의 성장을 보이며 전년 대비 16% 증가한 기준 3조1000억원의 거래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수도권 전체 거래 중 56%를 차지하는 수치다. 남부권과 서부권의 거래 규모는 각각 1조5000억원과 1조원으로 지난해 대비 30%, 43%로 줄었다.
지난해 거래된 물류센터 중 가장 큰 거래 금액을 기록한 물류센터는 용인 남사 물류센터로 CJ 대한통운이 한강로지스로부터 3560억원에 준공 전 선매입한 복합 물류센터다. 물류센터가 본격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투자 자산으로 인식된 2017년부터 수도권 소재 물류센터의 자산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물류센터의 투자 수익률(캡레이트)은 낮아져 지난해 4분기 기준 4.7%로 집계됐다.
"현재 임차인 우위 시장에서 당분간 실질 임대료 인상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거래량 감소는 결국 자산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져 올해 물류센터 캡레이트는 보합 또는 상승할 것"이라고전망했다.
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