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따라 유독 비가 잘 내리지 않는 곳에 쏟아져내렸고, 여름이 지났는데에도 불구하고 바람은 마치 태풍이 불듯 온 집의 창문마다 다 두드리고 있었다. 하늘에서는 마치 죄 진 사람을 끌고 가기라도 할 것처럼 잠시도 가만히 있지않고 울려댔고, 그 소리에 놀라 이집 저집 아이들은 모두 울었다. 조용하던 어느 한 마을에 .. 심상치 않은 이야기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저녁 8시 .. 보통 다른 날이라면 해가 아직도 중천에 떠 있듯 밝아야할 날이지만, 어둡기만 하다.
갑작스런 태풍이 부는 바람에 퇴근시간이 그 때 .. 모두들 코트를 마치 누가 더 많이 가리는 지 경쟁이라도 하듯 서로 끝까지 끌어올리며 얼굴을 가려대었고, 우산을 준비한 사람들은 모두들 우산이 날아가는 것을 막기위하여 필사적으로 꽉 잡았다. 미처 알지 못하였던 기상청, 예고없는 태풍에 당황한 것은 기상청도 마찬가지.. 현재 상황과 과거, 그리고 미래의 날씨까지 다시 알아보느라 허둥지둥 말도 아니였다.
유독 바람 많이불고 비도 많이내리는데에도 불구하고 멀뚱멀뚱 가만히 서 있는 한 남자. 모두들 집에 빨리 가기 바빴겠지만, 그를 쳐다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모두들 그를 이상한 눈으로 한번쯤은 .. 아니, 소숫점 만큼이라도 곁질눈으로 한번씩 쳐다본 뒤 떠났다.
"하아.. 정말 이상한 날씨야 , 갑자기 왜 이런데 ?내가 다 날라갈 뻔 했다니까 !"
"걱정마, 넌 절대 날라가지 않을거야 .."
"말이 그렇다는 거지, 진짜 날라가겠어? 하긴 .. 옆집 김씨아저씨네 딸 있잖아?"
"아~ 그 .. 한정초등학교 4학년이란 여자애? 걔 참, 귀엽고 예쁘던데.."
"그래 , 걔가 아까 내일 미술준비물 사러간다면서 나갔다가 실종되었다더라?"
"진짜?"
"그래 , 내가 설마 너한테 거짓말치겠냐? 오늘 퇴근하고 오는 길에 준형이한테 들었어."
"휴 .. 늦둥이라고 진짜 좋아하던데, 아저씨아줌마 얼굴 훤히보인다!"
"아무튼 걔는 뭐 그렇다고 쳐도, 진짜 날씨 왜이래? 뉴스한번 틀어봐."
"맨날 나만 시켜! 니가 더 가깝잖아~"
"좀 해라, 여태까지 일하다 와서 나도 피곤해!"
"뭐, 너만 일하냐? 다른 사람도 일해. 나도 우리집에서 열심히 쓸고닦고 하구!"
"오늘하루만 .. 응? 내일부턴 나도 움직일게,"
"맨날 하루만이래 .."
그녀는 투덜대며 리모컨을 가지러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 그 집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아까 가만히 서있떤 바로 그 남자였다. 하지만 그 남자만 있는 것이 아니였다.
그 남자 옆에는 키가 평균 키정도만 하고 애교끼가 조금 있어보이고 20대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있었다.
남자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어 잘 보이지 않고, 키만 크다는 것을 알수 있었지만 여자는 얼굴이 훤히 볼수 있는 숙녀용 모자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알수 있었다.
"내가 너무 심했나? 하긴.. 등장이 조금 요란 스럽긴 하지,"
"제 생각엔 조금이 아닌 것 같아요! 지난번에 왔을 때에는 지금 보단 안 심했는데.."
"걱정말아, 한아. 적어도 나는 인간에게 폐는 끼치지 않는다구!"
"폐는 끼치지 않는다구요? 말이 되는 소리를 좀 해요! 오면서도 못 봤어요?
중년의 남자 둘이나 뜯어져버린 간판에 부딪쳐서 하블 병원에 실려갔다구요~
그리고 지금도 하블인 여자아이 하나가 없어졌다는 이야기 들으셨잖아요!"
"아까 그 남자들은 운이 없었던 거야, 간판이 낡은 탓이지. 내 탓이 아니라구!
그리고 그 하블인 여자아이가 없어진 건 어려서 길을 못 찾는거야.
갑작스런 비에 놀라서 길을 잃은거라구! "
"이봐요, 륜! 그런 갑작스런 비 그 자체가 문제가 있는 거에요~"
"아무튼 한아, 여자는 그런 일에 신경쓰는 게 아니야! 그리고 우린 지금 하블들이나 신경 쓸게 아냐.
제 시간안에 하블들의 감정을 배우지 못하면 우린 영원히 쫓겨날지도 모른다구!"
"왜요, 하블들 말에도 이런 게 있잖아요 ~ "공부보단 사람이 먼저 되어라!"
우리도 설령 영원히 쫓겨나 하블로 살지언정 나쁜 짓은 하지말자구요!"
"알아, 나도 안다구 ! 좋아. 그러니까 빨리 저 하블들이나 관찰하자구, 난 지금 마음이 무지 급하단 말야!"
"륜, 아마 그것도 감정일거에요~"
"한아, 이건 모든 마법사들이 갖고 있는 감정이야 ! 우린 이미 알고 있는 감정따윈 필요없어.
적양님의 말씀에 의하면 우린 오랫동안 감정이란 것을 쓰지 않았어.
오직, "질투","화,"그리고 내가 방금 쓴 "조급함","답답함"이런 필요없는 감정만 쓰고 있다구!
이런 감정은 없어져도 괜찮아! 알았어? 그냥, 더이상 말하지말고 저 하블들이나 관찰해!"
어느새 날씨는 멈추었고 언제그랬냐는 듯 평화를 되찾고 달빛만이 그 마을을 비추었다.
날이 밝도록 이상한 말을 지껄이는 그들은 그 집 앞에서 떠나는 줄 몰랐다.
"지금.. 저거, 누워서 하는 거 말야.."
"그게 왜요?"
"저거.. 자는 거 맞지?"
"으흠.."
륜이라는 남자의 말에 한아라는 여자는 <<버블들의 이야기>>라는 책을 뒤지기 시작하였다.
한참을 뒤적이던 한아는 그 책에 적힌 내용을 읽기 시작하였다.
"여기있어요! "버블들 또한 우리 마법사처럼 잠을 잔다. 많은 버블들은 잠을 자지 않으면 생활을 하지 못하지만 소수의 버블들은 잠을 조금만 자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버블들의 잠 버릇은 독특하다. 구부려서 자기도 하고 모든 사지를 다 펴고 자는 버블도있다. 그리고 버블들 중에 자면서 '드르릉'이라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자는 버블들이 많다. 그리고 자면서 말을 하거나 이를 가는 버블들도 있다고한다."음 .. 그 외 보충도 읽어드려요?"
"그래,"
"음 .. 어디였더라? 아, 그래 !"대부분의 버블들은 밤에 잠을 자나, 밤에 자지 않고 낮에 자는 버블도 간혹 있다. 가끔씩은 낮과 밤 둘다 자는 버블도 있다고 한다. 버블들은 잠을 자기 위하여 때때로 '수면제'라는 것을 먹는데 그것을 먹게 되면 잠이 잘 온다고 한다. 잠을 자지 않기 위해서는 '커피'라는 차가 있다."
첫댓글 헤에-읽느라 고생했답니다..ㅠ_ㅠ..그치만 재밌네요-!
고맙습니다 ^^ 다음편부턴 가득가득 띄울거에요 ~ ㅎㅎ 정말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