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길을 거니노라니
벚꽃그늘에 진달래 세 송이 피었다.
가수 이용복은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쫒던 어린 시절을 노래했지만
나는 진달래만 보면 용천백이가 떠오른다.
문둥병환자인 용천백이는 사람의 간을 먹어야
그 병이 낫는다 했다.(이건 속설일 뿐이다)
내 어린시절 떠돌이 이발사가 있었다.
가위와 칼을 가지고 이마을 저마을 순회하며
머리를 다듬어 주었다.
진달래 발갛게 피던 봄날
이발사도 어느 소녀도 사라졌다.
그 뒤로 진달래가 피면 그 속에 용천백이가
숨어 있다가 튀어나온다 했다.
미당 서정주는 花蛇를 썼다.
꽃뱀이 香草 뒤안길에 머리 들고 기어나와
유혹한다는 건데
징그럽기도 하고 매혹스럽기도 하다는 거다.
봄을 잔인한 달이라 노래한 시인도 있지만
봄은 이율배반적이기도 한 것 같다.
봄이여!
아름다움은 펼치되
유혹하지는 말아라.
첫댓글 난석 선배님
여인들의 수다가
선배님 조용히 내 버려 두지 않을 듯
못 이기는 척 유혹에 빠저보심도
봄님이 좋아라 할 것 같사옵니다.ㅎ
그런가요?
아니
그러신가요? ~~~~ㅎ
웃어야지요.
그럼요~^^
봄에 대한 이 글이 어찌 유혹하지 않겠습니까
박남준의 시 진달래로 답하렵니다.
그대 이밤 다지나도록 오지 않는 이
기다리다 기다리다 그대 오실 길 끝에서서
눈시울 붉게 물들이며 뚝뚝 떨군 눈물 꽃
그 수줍은 붉던 사랑. 덕분에 시한 수 놓고 갑니다.
네에 고맙습니다 낭만님.
전
용천백이를 읽다보니
떡하나 주면 안잡아먹지~~~~하고
뒷산 귀가길 어머니를 협박하던
호랑이 생각이 납니다
호랑이 온다~~~~그러면
얼른 눈감고 자는척하던 시절을 지나
이젠 손주들 재울때
이걸 써먹거든요
결국 우리 엄마 잡아먹은 호랑이처럼
유혹하지마라
마라
마라 하시다
유혹 당하실거같아요
그랬군요.
하루에도 열두 번 흔들리는 마음을
어찌 묶어놓을 수 있겠어요.
없지요.
흔들면 흔들리고
유혹하면 유혹에 휘둘리고~ㅎ
그래도 구렁텅에는 빠지지 않으렵니다.ㅎ
이 계절을 일컬어 유혹치 말아라 하신게
더 무리한 요구같습니다
삼동내내 한寒이불 밑이였는데..
제 뽐내는구나 하고 내버려둡시다
그것도 맞는 말씀이네요.
고사에 삼고초려도 있는 걸요.
난석님~
난석님께서 유혹 하지 마라 하셔도
봄은 분명 우리를 유혹 하여
사람들을 밖으로 불러 낼겁니다 ㅎㅎ
네에 이 화창한 봄날
그걸 외면하는것도 봄에 대한 불경이지요.
밪꽃이 아직 다 만개가 안된 묘한 구도에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진달래 모습이 새롭습니다.
옛날 배가 고프고 피로할 때 진달레 꽃 따 먹으면 몸이 가벼워 지고 든든합니다
맞아요.
어려웠던 시절에
저는 사계중에 봄 을 가장 애정하기에 아직까지 봄에겐 맘껏 호들갑을 떨고 싶다는요 ㅋ
그래서
봄의 유혹은 무죄
입니다
절창입니다
봄은 무죄!
유혹 할수 있고
유혹 해주는 곳이 있으니
한번 폭 빠져 보심도
잠시 일탈 되겠지요
그럴까요?
너무 깊지는 않게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