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7세인 김봉환씨는 수지노인대학 학생회장, 신봉동 한화아파트 경로당 회장, 신봉동 부내 사무장, 분당 한솔복지관 회장직을 맡고 있다. 바빠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활기찬 모습이다. 수지노인대학 관계자는 김 씨를 보며 “항상 긍정적이고 보고 있으면 나도 즐거워진다. 소소한일에서 대내외적인 일까지 솔선수범해서 나서고 있다”며 “수지노인대학 학생 회장으로서 책임감 있게 학생들을 잘 이끌어 왔다”고 말했다.
김 씨는 3월 29일 노인대학에 입학해 지난 9월 23일 졸업을 했다. 매주 화, 금요일 강의를 듣고 수업이 없는 날엔 라인댄스를 배우러 가며, 주말에는 주말농장과 텃밭도 가꾸고 있다. 일주일 내내 바쁘지만 힘든 내색 하나 없다. 그는 “고구마, 무, 배추 등을 직접 심어 키우며 또 노인정 옆 작은 텃밭에서는 배추 150포기를 심어 키우고 있다. 올해에는 비가 많이 내려 고추가 다 죽어서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참 농부이면서 라인댄스 실력도 수준급이다. “춤을 출 때 집중을 안하면 순서를 까먹어 모든 잡념을 버리고 춤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는 치매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라인댄스는 3~4년전 미국에서 유행했고 현재는 한국에도 널리 퍼져 김 씨 또래 사이에서 대 유행이다. 라인댄스는 파트너 없이 라인(Line)을 따라 스텝을 밟고 추는 춤으로 파트너가 없어 자유롭게 출 수 있고 춤에 집중을 하기 때문에 치매예방에도 효과가 있어 인기 있는 춤이다.
어렸을 때부터 필체가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는 김 씨는 서예도 배웠으나 2006년 우울증으로 인해 손이 떨려 그만두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사실 그는 노후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무원생활도 하고 회사 생활도 했다. 노후 준비 없이 퇴직 후 2~3년간을 놀다가 복지회관을 찾았다”며 “내가 노인대학을 다녔지만 정년을 앞둔 사람들을 교육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요즘 사람들은 저축도 안하고,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 어떻게 살지 노후의 인생에 대 해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가 학생회장으로 있는 수지노인대학은 타 노인대학과는 다르게 수강과목의 폭이 매우 다양하다. 역사, 노래, 댄스, 경제, 안보교육 등. 그중 그는 ‘웰 다잉 준비교육’이 특히 감명 깊었다고 했다. “죽는 것도 준비를 해야 한다니…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수업이었다. 동창회를 하면 회비 2만원이 없어 못나오는 사람들도 있다. 자식들에게 손 벌리는 시대는 지났다”며 “자신의 노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수지노인대학 졸업식 날 학생들은 모두 섭섭하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졸업식은 끝나는 날이 아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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