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절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질 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활살을 찿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주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의와
아무러치도 않고 여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안해가
따가운 했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줏던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어 도란 도란거리는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이시는 '조광문학' 제65호(1927.3)에 실렸다.
1927년이면 그의 나이 26세 때다.
지금 나이로 보면 40대 즁반은 되었다고 본다
첫댓글 성악가
박인수님 부르신곡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