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13. 불날.
아침열기-수학의 날 공부-글쓰기-점심-청소-시화전 채비-해금과 피아노-마침회
수학의 날, 자치기로 수학을 했습니다. 그런데 자치기 규칙을 까먹은 어린이들이 많고, 1학년은 거의 몰라요. 다시 자치기 놀이를 유행시켜야 될 것 같습니다.
낮에는 시화전 채비하는데 5학년이라 4개 작품을 금세 옮겨 쓰고 꾸며냅니다.
2023. 6. 14. 물날. 날씨:
아침열기-대야논 모내기-마늘쫑 다듬기-글쓰기-점심-청소-동아리활동-마침회
[대야논과 마늘쫑]
다 함께 노래를 부르고 리코더를 부르고 이야기를 나누는 아침열기는 언제나 즐겁다. 지난 밤부터 아침까지 있었던 저마다 이야기를 들려주며 눈빛 속에서 서로 교감하는 기쁨이다. 모둠을 맡아 담임교사가 누리는 오붓한 행복이다. 과학책을 읽어주려다 과학 이야기를 들려줬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지 우주 138억년의 역사부터 시작하면 이야기가 끝이 없다.
본디 물날 오전은 글쓰기 공부 시간이라 아침 나절 흐름을 이야기 해주니 아이들이 최명희 선생님이랑 일주일에 두 번만 글쓰기를 하기로 했다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임시 선생님이더라도 선생님이 바뀌었으니 그것도 바뀐다고 했더니 안 된다며 규칙대로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럼 최명희 선생님이 꼼꼼하게 계획한 밑그림대로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해도 되겠냐 하니 그것은 또 아니라고 하면서 내 뜻에 따르기로 했다. 덕분에 웃었다.
아침나절 공부로 모내기를 했다. 대야논을 대야미로 잘못 들은 아이들이 멀리까지 가냐는 표정인데 다행히 세숫대야처럼 대야에 논을 만들었다는 걸 금세 알아들었다. 높은 학년 아이들은 흙에 손을 넣는 느낌이 별로라고 좋아하지 않는 모내기다. 대야미 논에서 모을 심을 때 따로 가져와서 해마다 대야논에 모를 심는 까닭은 날마다 관찰하기 위해서다. 대야미 논이 멀어서 자주 가기 힘드니 학교에서 날마다 관찰하고 그림을 그리는데 잘 쓰이곤 했다. 작은 대야논이라도 모내기 위해 채비하는 건 같다. 먼저 물을 채워놓고 삽으로 흙을 뒤집어 서까래질을 한다. 아이들이 물을 조리개에 채워오면 내가 서까래질을 했다. 여섯 개의 대야논을 고르는데 작은 논을 맡고 싶어 가위바위보를 한다. 한 평이라도 더 넓은 땅을 원하는 세상과 달리 더 적은 대야논을 맡아 모를 심으려는 까닭은 단순하다. 하기 싫어서다. 그래도 우리는 재미나게 모를 심어 멋진 대야논을 만들었다. 큰 대야논을 맡은 어린이에게는 기쁜 소식을 알려주었다. 물이 잘 빠지지 않않는 논이라 앞으로는 일이 없는데, 작은 대야논은 물이 잘 빠져 날마다 물을 넣어줘야 한다는 반전의 소식이다. 덕분에 아이들 얼굴 표정이 달라졌다. 뭐든지 재미나게 하는 우리 누리샘 어린이들은 알아서 모내기를 시로 쓰는 글쓰기 활동을 했다. 다들 멋진 시가 나왔다.
아침나절 두 번째 활동으로 마늘쫑을 다듬었다. 죽순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 죽순과 초장을 주었더니 정말 게 눈 감추듯 맛있게 먹는다. 문득 죽순을 까서 삶아 초장에 찍어먹을 줄 아는 아이들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싶었다. 하동 농부님이 보내준 귀한 마늘쫑을 반찬으로 먹기 위해 마늘쫑을 손질해서 냉장고에 넣었다. 간단한 활동이라 가위를 저마다 들고 마늘쫑을 잘라내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재미는 언제나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