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3106] 2022년 7월 4일 월요일
‘진작 엄마의 마음을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샬롬! 밤새 평안하셨는지요? 어저께 주일은 은혜로이 잘 보내셨는지요? 원래 찬 성질의 미역이 또한 차가운 성질을 가진 오이와 만나면 열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상승한답니다. 여름철엔 미역과 오이를 비롯해서, 가지, 팥, 메밀, 파인애플, 전복, 게, 돼지고기 등이 열을 낮추는 음식에 속한답니다.
지난해 겨울, 돌아가신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상자에 가득한 엄마의 일기장을 발견했습니다. 엄마는 하루의 일과를 노트에 적는 것을 좋아하셨습니다. 엄마의 취미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라서, 노트며 볼펜을 자주 사다드렸습니다. 그 노트가 모두 일기장이 되어 상자 안에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집으로 다 가져왔지만, 일기를 열어볼 엄두는 도무지 나지 않았습니다. 내용을 보면, 제 가슴이 얼마나 아플지 불 보듯 뻔했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준비가 되면 그때 읽기로 하고, 일기장을 모두 상자 속에 넣어두었습니다.
그렇게 6개월이 흐른 뒤 얼마 전, 용기 내어 다시 상자를 열었습니다. 서른 권쯤 되는 일기장 중 한 권을 집어 들었습니다. 일기엔 하루하루를 보내는 엄마의 생각과 감정이 빼곡히 담겨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제가 백화점에서 옷을 사주고 전기세를 내주었을 때, ‘딸한테서 받는 것이 부담스럽고 짐이 되는 것 같아 미안하다’는 내용을 읽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먼저 떠나보낸 막내아들을 향한 그리움이 적힌 구절에서는 금방 울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우리 아들, 고맙게도 엄마 꿈에 나타나주는구나! 꿈에서 만나 같이 놀러가고, 노래도 불러주고….’ 한때 저는, 저에게 냉정하고 쌀쌀맞은 엄마에 대한 원망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자식한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써 차갑게 대하셨다는 것을, 일기장을 보니 알 것 같았습니다. ‘겉으로는 꼿꼿해 보이는 엄마였지만, 속은 시퍼렇게 멍들고 타들어가고 있었구나! 진작 엄마의 마음을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베란다에 앉아 눈물 콧물 흘려가며 엄마의 일기를 읽다 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있었습니다.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은 아닌 가 봅니다. 저의 마음이 조금 더 단단해져야 할 것 같아서 일기장을 다시 덮어두었습니다.(출처; 샘터, 김정희 / 대구)
저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참 시간이 흐른 다음에야 ‘아, 그때 어찌했으면 좋았을 텐데…’하고 후회하곤 합니다. 그것은, 인간의 성향이 ‘지혜보다는 미련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늦게라도 깨닫게 된다면 다행이지 않나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 깨달음이, 남아있는 세월을 좀 더 지혜롭게 살아가는데 조금이라도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물맷돌)
[여호와께서는 사울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으신 것을 후회하셨습니다.(삼상15:35,쉬운성경)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과 부르심에는 후회하는 일이 없습니다.(롬11:29,현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