門 外 漢
門 : 문 문
外 : 바깥 외
漢 : 사내 한
(‘문 밖의 사람’이라는 뜻으로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을 이름)
소동파는 북송 시대의 최고의 시인이다.
당나라 시가 서정적인 데 비해 그의 시는 철학적 요소가 짙다.
그가 동림사에 묶을 때 시 한 수를 지었다.
물소리는 모두가 부처님의 설법이고
산 빛 또한 부처님의 청정 법신이로다
밤새 들은 부처님의 팔만사천 법문을
이후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 전할까
어느 날 증오 선사가 암원 선사를 찾아가 얘기를 나누다가 소동파의 이 시를 언급하며
그의 경지를 높이 평가하자 암원 선사가 말했다.
“그의 설법에는 길이 없으니, 어디에 도달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지 않은가.”
증오 선사가 반박했다.
“그가 ‘시냇물 소리는 부처의 설법이오, 산빛은 청정한 부처의 몸일세’라고 읊지 않았습니까.
경지에 이른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암원 선사가 다시 말을 받았다.
“문외한일 뿐이다(是門外漢耳 ).”
암원 선사의 말을 듣고 밤새 잠을 못 이룩던 증오 선사는 이튿날 동틀 무렵 갑자기 의구심이 풀려 게송을 읊었다.
동파거사는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
소리와 빛의 울타리 속에서 도달하려 하네
계곡물이 소리라면 산은 빛이니
산과 물이 없어야 수심 깊은 이에게 좋으리라
이를 암원 선사에게 보이자 그가 말했다.
“자네 또한 문외한이구먼.”
암원 선사가 두 사람을 문외한(門外漢)이라고 한 것은
그저 시구 몇 자로 설법을 안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을 주고자 한 것이다.
송대의 불교서적 오등회원(五燈會元)에 나오는 얘기다.
문(門)은 분야나 전문을 뜻하며
문외한은 아직 문 바깥에 있는 상태,
즉 어떤 분야에 대해 전문적 지식이나 조예가 없는 사람을 가리킨다.
앎은 입보다 가슴에 품어야 그 향이 멀리 간다.
가슴은 깊고 입은 얕다.
출처 : 오등회원(五燈會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