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열린우리당이 새 당사로 정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농협 폐공판장을 둘러본 당직자들은 하나같이 혀를 내둘렀다. 불법 창당자금으로 들어앉은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 당사를 내놓기로 하고 물색한 곳이지만, ‘너무 한다’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쥐가 돌아다니고 천장에서 바퀴벌레가 떨어지더라”며 “청소 과정에서 쓰레기가 트럭 50대분이 나올 정도이고, 화장실도 나무 칸막이로 돼 있어 옆의 소리가 들릴 정도”라고 한탄했다. 보고를 들은 이미경 상임중앙위원이 “소독에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을 정도다. 한나라당, 민주당보다 국회를 중심으로 한 정가에서 너무 떨어진 점도 불편하다.
지도부는 정작 이 당사를 마음에 들어했다. 남궁석 총무위원장은 “총무팀 등 선발대는 이미 가서 청소와 설비를 시작했다”며 “수일 안에 새 당사에서 회의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핵심 당직자도 “재래시장에 위치해 서민과 호흡을 함께하게 됐다”며 “소수 정예를 지향하며 풍찬노숙도 마다하지 않는 ‘몽골기병’론을 주창해온 우리로서는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새 당사는 900평 규모에 보증금 1억원, 월세 1천5백만원으로 현재 비용(1,500평에 보증금 8억원에 월세 8천만원)보다 대폭 줄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