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전 새로운 세상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조용필님의 <비상>공연이 발표되었을 때,
난 생각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당연히 필님을 따라 전국일주를 가기로 했다..
필님이 가시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가리......
변화도 많고 별일도 많은 것이 직장이라 언제 주변사항이 내 마음을 변화시킬지 몰라 얼른 덧 글을 달고, 그리고 입금을 했다.. 맘이 변해도 돈을 넣었으니 갈 수밖에 없으니까........//
겨우 98년이 되어서야 필님에게 눈을 돌린 날 팬 주제에 다시없는 이런 기회를 삶의 고단함을 핑계로 서울 공연 하루나 이틀만 본다는 것이 결코 스스로 허락되지 않았다....
가끔은 고민도 됐다. '내가 너무했나! 서울공연만 함께 하고 지방은 그만둘까? ...
누구의 말처럼 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건가?? 내가 필님에게 이성을 잃어버린 건가?'
하지만 하루하루 공연이 가까워 올수록 기우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아니, 공연이 시작되면서 얼마나 탁월한 선택이었나! 내 스스로에게 감사해 하기 시작한다..
5월 4일 동대문운동장입구.... '국민가수 조용필 선생님의 공연이 잠시 후 7시 반부터 시작됩니다. 아직도 표를 못 구하신 분은.............'
아, 저기 저 북적거리는 젊은이들이여 거기서 헤매고 다닐 것이 아니라 오늘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날것인지 궁금치도 않은가!
무심한 발걸음에 의미 없는 시간을 죽일 것이 아니라 문 하나만 지나면, 그 너머엔 끝없는 감동과 환희가 물결치는 파라다이스가 있는데.........참으로 안타깝다..
저 표를 내가 다 사서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날건지 모르는 그네들에게 목덜미라도 잡고 저 담 너머로 집어 던져 공연을 보여주고 싶을 만큼 안타깝다...
공연시작은 임박해 오고...필 수호천사! 우리는 어느새, 아니 이미 오래 전부터 필 수호천사가 되어 있었다...
가슴 하나가득 뭔가 대단한 책무라도 지닌 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태극기며 야광봉이며....
'우리는 기획사에서 나온 게 아니라 조용필 팬클럽입니다. 저희가 마련한 태극기며 야광봉 꼭 흔드시고 태극기는 나가실 때 반납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 저 사람들 팬클럽이래.'
'그렇구나.'
그 넓고 높은 대단한 무대에 먼저 압도되기 시작했고..... 항상 그렇듯 필님의 머리카락에도 가슴이 요동을 치는 우리들......
필님의 공연 중 무엇을 꼬집어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도저히 무리지만
역시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 <끝없는 날개짓 하늘로>는 또 한번 우리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무엇을 찾기 위해 나 여기에... "노래에 대한 끝없는 욕망과 꿈. 그리고 그리움... 조용필 그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강한 집념을 여실 없이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소리쳐 부르던 지난날의 꿈 나는 새가되어 날아갔지만~~~~~~~"
그 순간 하얀 세계 너머에서 비춰지던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큰 감동인지 조용필 그는 알고 있었을까!
이 세상 모든 공간을 장악한 듯 망망대해 저 높은 하늘을 휘휘 나는 한 마리 새의 모습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을까!
그 짧은 삼사분의 시간이 얼마나 큰 감동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내리꽃히고 있는지 그는 그 순간 알고 있었을까!!
지금 이 순간 내가, 아니 우리가 그를 얼마나 자랑스러워하고 있는지 그는 알고는 계신 걸까!
'형, 음악이 없는 세상은 캄캄한 밤이거든.'
어느 날 포장마차에서 짧고 단호하게 한잔의 술과 함께 마시던 그의 음악에 대한 강한 집착이 오늘의 이런 정열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나 그의 새로운 시도는 우리에게 감동을 줄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영원히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서울 공연 내리 이틀을 환상과 감동 속에서 허우적대다 대구 공연을 갔을 때는 또 다른 감동과 환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에서 밤을 새워 포스트도 붙여 보았지만 대구공연 임박해서의 가두 홍보는 또 다른 뿌듯함과 뭔가를 알려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까지 갖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두류 축구 경기장을 기점으로 두류공원, 문화예술회관 구석구석을 돌면서 필님이 곁에 있음을 알리고 젊은 중, 고생들을 만날 때는 어김없이 묻곤 했다....
'저, 조용필님에 대해서 아십니까?'
아이러니 하게도 대학생들보다 중,고생들의 관심도가 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특히 요즘 인터넷에 가장 민감한 중학생들의 반응은 상상외로 컷다...
나눠주는 엽서가 모자를 정도다. 물론, 그네들이 직접 공연장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무료 공연도 아닐뿐더러 세대적인 차이가 있는 가수이니 당연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관심은 이미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그네들이 접할 수 있는 기회만 갖게된다면 필님의 음악적 가치는 분명 더 빨리 알려질 것이다.
엎어지면 코 닿을 듯 가까운 두류공원의 수많은 사람들의 반응에 슬프기까지 했다.
'7시 반에 조용필님 공연 있습니다.'
'아, 그래요?'
아, 그래요? 이 무슨 기가 막힌 일인가.
이제 단 몇 분 후면 공연이 있다는데 이제서야 아, 그래요? ........
대구팬클 운영자를 선두로 우리 일행은 손놀림도 빨라지고 발걸음도 빨라진다... 시간의 흐름을 붙들어 놓고 싶을 만큼 안타까움이 밀려든다...
하지만 그네들이 많이 참석했으리라 생각한다....
그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일찍 대구로 내려온 것이 다행이다..
공연 리허설을 뒤에서라도 들을 수 있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던 우리에게 필님의 늦은 도착은 약간 의외였지만
그래서 그런지 대구 공연은 잔잔한 애피소드로 가득한 공연이었다...
누구보다도 완벽을 추구하는 음악인 조용필에게 작은 실수, 자연에 의한 작은 흔들림은 우리를 또 다른 감동으로 몰아붙이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뭔가가 바닥으로 떨어져 순서가 약간 뒤바뀌고, 조금 센 듯한 바람에 연출이 생각대로 되지 않아 들통이 나고(이 부분은 대구팬클럽 운영자인 정지원님께서 잘 설명해 놓았다)
코러스.......하루만 연습하지 않아도 가사를 잊어버려 난감해 하고(코러스 여자 한 분 가사 놓치고 필님 눈치 살피는 모습.. 다들 보셨는지? 오늘 공연 끝나면 다들 엎드려뻗쳐 해놓고 땀 뻘뻘 흘리며 빠따 내리치는 필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옛날 같으면 느거들 다 주거따. 히히) .......
이런 실수들은 대구까지 달려온 팬들에게 활력을 주기에 충분했다.....
또 하나. 그 어설픈 멘트.....가시내 둘 사내 하나.....흐흑... 썰렁하기까지 한 그 짧은 대사가 어찌나 웃음을 자아내는지....
그 멘트뒤에 필님 자신은 얼마나 뿌듯해 하셨을까!! 내도 멘트 잘하제???
대구에서의 그는 끝없는 날개짓 하늘로 정말로 날아가 버리시는 줄 알았다.
바람이 어찌나 불어대는지 커튼에 만들어진 그의 성이 휘청휘청 대며 쓰러질까봐 내심 걱정이 앞섰다..
그 뒤에서 유난히 밝은 빛을 받고 서 계신 그의 모습은 그래서 더 찬란해 보이기까지 했다..
서울공연에서의 그의 모습이 잘 안 비춰진 것에 비해 대구에서는 그것을 알았는지 더 밝은 빛으로 내리 비추니 꼭 예수님이 부활한 듯 부처가 태양을 등지고 내려온 듯 우러러 볼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팔을 높이 들어 하늘을 향해 뻗치면 혹여 바람에 날아갈 세라 대구에서는 바닥에 발을 단단히 고정시킨 체 그리 큰 동작은 보여주시지 않으셨다......그것이 아쉽긴 했다....
그러나 시종일관 웃으시는 그의 모습은 또 한번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도대체 그의 나이가 몇인지?? 30대인 줄 알았다... 다들 그러셨을 것이다......
그리고 엔딩.....<꿈의 아리랑>은 그래서 더욱 빛나는 순간이었다....
그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한없이 웃음을 날렸다...
쏟아지는 꽃가루 맞으랴, 내리 쏟아지는 필님 웃음 주워담으랴 도대체 정신이 다 몽롱할 지경이었다.....
부산공연에서도 우리 몇몇은 홍보에 참여하고 싶어 조금 일찍 부산 땅에 내려섰다..
'야, 부산이다... 필님의 제2의 고향 부산........야, 부산이닷.....'
내려오면서 창 밖으로 스치는 빗줄기에 영 마음이 편치 않았다..
실내공연이라 공연자체에 대한 걱정은 덜했지만 홍보도 해야하고, 그리고 표를 즉석에서 사서라도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빗방울이란 결코 좋은 효과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산에 도착했을 때 그나마 그치는 듯 하던 비는 이슬비로 바뀌어 활동을 적당히 방해할 만큼 얄밉게 내리고 있었다...
공연장에 도착후 잠깐의 휴식이 있은 뒤 공연장 뒤편 큰 마트에서 우리는 1시간여 나름대로 홍보를 했다...
'언니야, 저기서 조용필 공연 있단다. 이거 얼른 갖다놓고 공연 보러가자...'
시장 바구니를 든 여자분의 앙증맞은 부산 사투리가 어찌나 예쁘게 들리든지......
한사람이라도 온다면 우리가 조금이나마 일찍 부산 내려온 보람이 있었다........
그리고.........
리허설이 궁금했다.... 살짝 문을 열고 들어갔다. 제지하지 않는다..
쫓겨 날까봐 한쪽 귀퉁이에 서서 색색으로 조명을 받고 있는 커튼너머 움직임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우리는 뚫어져라 무대를 쳐다보고 있었다..
한 손에 핸드폰을 들고 연신 전화를 해대는 한 사람...
하얀 잠바에 까만 바지.... 걸음걸이가 필님을 닮지 않았지만 맞을 거야...
아냐, 최희선씨야.
최희선씨 목소리가 필님이랑 비슷하거든.....
에라 모르겠다, 필님이면 어떻고 희선이 아저씨면 어떠랴...
"어이, 위대한 탄생!!"
하고 소리지르는 사람은 분명 필님이신 것 같고........
잠시 후 서울, 대구에서 듣지 못했던 음악이 흐른다.....
그곳을 나와서야 그것이 <슬픈베아트리체>라는 것을 알았다. 나의 주제곡(??죄송..^^*)이었구만 정신없어서 무슨 곡인지도 몰랐다.... 끝없는 날개짓~~~을 이상하게 연주한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레퍼트리가 몇 바뀌고 추가된다는 말도 그제서야 들었다......
작년예당에서의 여운이 아직도 필님 안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모양이다.
실내라는 점을 이용, 조용필 그는 지난 예당의 감흥을 우리에게 선사해 주고 싶으신 모양이다...
<슬픈 베아트리체>..........쳐진 커튼에 작은 조명불빛외엔 어떤 연출도 없이 커튼을 올린 체 그는 그 웅장한 흥에 빠져들어 있다....
사랑이여~~ 사랑이여~~ 이 생명 다하는 날까지~~~~
소프라노의 노래가 대구의 실수를 만회하듯 날아오를 듯이 아름답다...
조용필 그가 좋아한다는 <내 이름은 구름이여>도 들려 주셨다...
<꿈의 아리랑>......
공연이 거듭될 수록 필님은 스스로 감동하듯 만면에 웃음을 더하신다.....꽃가루가 한없이 쏟아지는 부산에서 그의 눈가에 맺히는 이슬을 혹시 보았는가!
열심히 그를 좇아 그곳까지 따라온 태극물결에 감동을 하셨을까,
스스로 노래에 심취해 감동하셨을까! 그의 눈가엔 잔잔한 웃음과 눈물이 맺혀 있었다...
공연 후 잠시 걸었던 해운대 바닷가에는 그 옛날 그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 파도에 부딪히고 있었다........
광주.........광주는 평일이다. 왜 하필 평일을 잡았을까....
나를 위한 배려인가??(토요일마다 공연을 했더라면 난 어디든 하루는 볼 수 없을 뻔했다.
토요휴무라고는 하지만 어차피 한 주는 5시까지 꼬박 일을 해야하고 또 직원의 반만 근무를 하기 때문에 한사람이 빠지면 그 공간이 너무 크니 어디든 한 주는 눈물을 머금고 일을 해야했는데...... 어찌 나를 위한 배려라 않을 수 있을까.....돌 맞는 소리라 해도 어쩔 수 없다-착각은 자유---히히^^*)
생전 처음 밟아보는 광주(의외로 첨 가보는 사람이 많단다).....
서해대교도 가보고 싶고 서해안고속도로도 타보고 싶고 해서 우린 약간 둘러서 광주로 갔지만 시간은 별로 차이나지 않았다..
필님이 며칠 전부터 내려와 있던 곳이라 그런지 어쩜 그렇게도 청명하고 아름답고 건물들은 또 아기자기 깨끗한 지..... 너무 아름다운 도시다....
공연장 도착....그러나 상상도 못한 심난한 광경......공연장주변이 이런 곳이 또 있을까!!.....
학교주변을 한바퀴 휘 돌다 무대 뒤쪽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잠시 차를 세웠다
그리고 우리들 눈에 벤츠가 보이고 그 주변을 시커먼 경호원들이 둘러서 있다. 저 안에 필님이 계신가 보다. 아니, 대기실이 없나????
저 옆의 천막 안?? 나중에 들은 말로는 차가 천막 안으로 들어갔단다.....흐미........
몇분 지연...후.... 시작된 공연.....
아직 빈자리도 좀 있지만 우린 태극기와 야광봉을 사람이 있건 없건 한자리에 하나씩 다 놓았다...
이제 마지막이다. 여기 오는 사람 한사람도 빠짐없이 필님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하고싶
다..... 필팬들 전 객석을 뛰어다니며 태극기, 야광봉 나눠주고....
잠시 후 음악이 흘러 나온다......난 앞에 앉아서 관람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여지없이 "안녕하세요~~~~"로 공연은 시작됐다....
와~~~~와~~~조용필, 조용필~~ 연호 속에 필님은 멋지게 등장하셨다..
내 이름은 구름이여...촛불로 이어지는 열창의 무대..........
그리고 그렇게도 화려한 그리움의 불꽃이 피어오른다.........
자리배치가 특이한 광주공연.... 필팬들의 구역은 앞으로 바짝 당겨져 코앞에서 필님을 볼 수 있는 행운이 있었지만 옆 5,6구역은 전체적으로 3줄정도가 뒤로 물러서 있다......
또 그 옆 블록은 뒤로 두 줄쯤 물러서 있는 형태의 좌석배치...
그리움의 불꽃이 막 피어오르려 할 때 어디선가 밀려오는 교복차림의 참새 같은 예쁜 모습의 여고생인지 여중생인지가 한 무더기로 몰려온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내 옆으로 바짝 다가오도록 몰랐었다...
쭈르륵 앉아서는 리듬에 맞춰 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야광봉도 태극기도 없으니 박수로 환호할 수밖에...........
내 옆에는 나눠주다 남은 태극기가 한 움큼 남아 있었다...
그것을 한 웅큼 집어 그 여중생 머리위로 가볍게 던져 주었다...... 일일이 나눠주기엔 시간도 부족했고, 난 공연을 봐야하니 그럴 시간도 없었다...
어느 새 하나씩 나눠 들고는 노래를 아는지 모르는지 열심히 따라 부른다...
꼭 엄마 따라 나들이 나온 병아리 같은 모양새다... 너무 예쁘다....
그 병아리들의 삐약거리는 소리에 난 문득 필님을 쳐다봤다...저 모습을 보시고 무슨 생각을 하실까?? 웃으신다... 아이들이 너무 귀여운 모양이다... 그 순간 괜히 흐뭇해지는 내 마음......
그리고 그 옆으로 쭈욱~~ 늘어서 등짝에 쌕을 둘러맨 대학생들...
점점 필님 곁으로 한 발짝씩 다가오는 느낌.......
그래, 바로 저건데.... 저렇게 젊은 혈기 속에 필님 노래는 더 힘찬 날개짓을 할 수 있는데.....
조선대에서 한다고 했을 때 어떻게든 그네들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랬는데
노래를 시작할 즈음에는 전혀 그네들을 볼 수 없었다. 공연이 중반으로 치달을 즈음 이제야 그런 젊은 모습이 필님의 눈에 밟히기 시작했던 것이다....
무질서한 몇몇 팬들의 극성과 이기주의(학생들을 등지고 서서 혼자만 필님을 보겠단다-한심하기 이를 데 없는 어른들)의 만연 속에 그 학생들은 질서도 잘 지킨다(아직도 순수하다)....
일어서면 뒷사람이 안보일세라 치마를 입고도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는 선뜻 일어나지를 못한다...
안 보인다고 앉으라는 한 아이에게 뻣뻣이 서 있는 그 팬, 핀잔을 준다.
'일어나서 보면 되잖아'....
귀찮은 듯 무심히 던지는 한 마디(그것도 왕 팬이라 자부하는 사람이.....)
이제 필님의 공연은 종반을 향해 달리고.... 에라 모르겠다 도저히 못참겠다.... 모두 일어서서노래를 따라 부른다...목이 터져라 외치고 외쳐댄다...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속의 흐르는 물찾아~~~~~~~~~"
"오빠~~~~ 용필 오빠~~~"
그리고 잠시 그 열기를 식히며 한없는 감동에 젖게하는 <킬리만자로의 표범>... 오늘의 이 노래는 압권이었다...
정확한 발음에 최선을 다해 부르는 필님의 모습에 눈물마저 흘러내린다...
갑자기 뒤를 돌아다보았다... 아, 역시 예상했던 대로 한두 명씩 자리를 이탈한다...
"나가는 사람들 못 가게 해야지?"
미순이와 나는 동시에 얼굴을 쳐다본 후 출입구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나가는 동안도 "아직 안 끝났으니 자리에 앉으세요...일어나지 들 마시고 앉으세요!!"
사뭇 명령조로 앉으라는 손짓을 해가며 우리는 한 사람이라도 더 앉기를 바라며 출입문을 향해 뛰어나갔다...
지금까지 몇 차례 공연이 계속되는 동안 앞에서는 필님의 노래에 빠져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몰랐지만
예상했던 데로 상당한 인원이 이미 자리를 떴고 밖으로 나가는 사람도 상당하다..
어느 공연이나 마찬가지..... 새삼스러울 것도 화날 것도 없는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공연장이 복잡하니 남들보다 한발 더 먼저 나가야 편하지..............
그러나, 안타까움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이제는 마지막이다... 가을에 아니면 언제 다시 공연을 하실 지 그때의 반응들은 또 어떨지 모르는데 이 사람들이 비싼 돈 내고 들어와서 아깝지도 않나????
땀을 삐직삐직 흘려가며 미순과 나는 손을 맞잡고 그들을 저지했지만 젊은 사람이나 늙은사람이나 그런 우리를 왜들 저러나 무심히 바라본다..... 도저히 안되겠다....
울고싶을 만큼 속상했다.... 정말 멋진 순간이 지금부터 펼쳐지는데.........
하늘높이 <비상>하는 필님의 모습이 여기 있는데.............
태극기 한번 안 흔들고 나가려는 저 한심한 사람들 같으니라고.....몇 사람은 발길을 돌렸지만.....속상했다....
<꿈의 아리랑>이 삼분의 일 가량 시작되었을 때 우리는 공연장 중간쯤으로 되돌아 왔다...
"내버려둬..... 화를 내면서 까지 우리를 뿌리치고 가시는 걸음걸음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나 나시라."..............
우리는 더 힘껏 태극기를 흔들었다..오빠~~를 외치며.................더 높이 더 멀리.........
"아리랑~~ 아~리~~랑~~ 아름다운 이 곳에~~~~~~~~~~
아리랑~~ 아~리~~랑~~ 가슴은 꿈을 꾼다~~~~~~~"
끝없이 흔들고 또 흔들고.. 너와 나 우리는 이것이 마지막임을 알기에......
우리 이뿐 학생들....
저기 환호하는 대학생들.......... 환희 속에, 필님의 미소세례에, 꽃가루 세례에....
갖힌 철책 안에서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듯 공중에 떠 있는 필님은 다리를 크레인 가장자리에 걸치고 아래로 뛰어내리는 듯한 포즈를 취하신다. 이번 공연전부를 통틀어 기분이 최고조에 달하지 않았나 싶을 만큼 환한 미소...........
아마도 그토록 힘든 한 달의 여정을 여기서 접으려니 아쉬움이 한꺼번에 밀려드시는 모양이다.
크레인 안전박스 손잡이 위에 팔을 붙이시고 하염없이 아래를 내려다 보신다....
그 한없이 순수한 어린아이 같은 웃음으로.......
필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지들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필 오라버니~~~~~~~~~~~~~
무대 위쪽에서 공연시작부터 환하게 필님을 끝없이 비추고 있던 달빛도 공연의 끝이 아쉬운듯 파리해 진다.
언제 이런 감흥으로 다시 올지 모르는 광주의 밤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내 생에 이렇게 짧은 시간동안 전국일주를 한 적도 이번이 처음이고,
이렇게 짧은 시간동안 그렇게 가까이서 필님을 보필(?????)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공연 후 약간 힘든 토요일을 보내고 일요일은 하루종일 이불 속에서 나올 수가 없었다.
내가 이런데 필님은 얼마나 힘드실까! 괜한 안쓰러움이 밀려온다....
그러나 아직도 진행형이다.. 아니 조용필 그의 말처럼 영원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 월드컵 전야제는 또 한번 필님의 건재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우리 필팬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그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길................
영원히 끝나지 않을 그의 새로운 <비상>을 꿈꾸며.....................
환희와 감동, 기쁨과 축복 속에서
필님의 미소속에 행복한 5월을 보내고 있는 베.아.트.리.체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