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영화제 감상평-<식량의
미래>제3회 부안영화제가 13일. ‘유채기름으로 달리는 경운기’, ‘부안사람들 한미FTA저지 제주원정투쟁기’ 등
주민들이 직접 만든 영화 상영을 끝으로 3일 동안 올려졌던 막을 내렸다.
부안영화제는 극장 하나 없는 군 단위 지역에서 해마다
열리는 아주 작은 독립영화제다. 그러나 작은 고추가 맵더라고 할 말은 다 한다. 그동안 환경문제 최 정점에 있는 ‘부안핵폐기장’, ‘새만금’
등을 다뤄 온 부안영화제의 올해 주제는 ‘한미FTA 하지마라!'이다.
혹자는 ‘한미FTA'를 제2의 ’을사늑약‘이라고 한다. 얻을
것은 별로 없고, 모든 것을..., 주권까지를 내줘야 하는 ’식민지 협약‘이라는 것이다. 부안영화제는 데보라 쿤스 가르시아(미국) 작
<식량의 미래>, 로나 그린(미국) 작 <출혈 - 삶과 죽음을 가르는 의료제도>, 알란 스니토우(미국) 작
<갈증-물은 누구의 것인가?>, 질 프리드버그(미국) 작 <교실에서 거리로 : 멕시코 교원 민주 노조> 등의 작품을 통해
한미FTA를 말한다. 모골이 송연한 이야기들이다.
부안21은 이들 작품 중에서 먼저 데보라 쿤스 가르시아(미국) 작 <식량의
미래> 감상평을 올린다.
<식량의 미래> 시놉시스인류는 지난 수세기 동안 각 지역의
토질과 생활에 맞는 식품의 종자를 개량해왔으며 그 결과 자연과 조화를 이룬 종다양성을 유지해올 수 있었다. 그러나 몬산토를 비롯한 초국적 자본은
이윤 추구를 최대의 목표로 삼아 생태계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식량의 미래>는 유전자 조작 식품, 생명 특허 등으로 대표되는 초국적
자본의 활동이 우리가 먹고 마시는 식량의 미래에 어떤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치밀하게 분석한 보고서이다.
상황은 이미
끔직하다. 캐나다와 멕시코의 농부들은 종자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소송에 휘말리면서 삶의 터전을 박탈당하고, 그 부작용이 검증되지 않은 채
판매되는 유전자조작식품(GMO)은 우리의 생명을 위협한다. 그리고 몬산토는 8억 달러를 뿌리며 종자 회사들을 매입해서 독점을 강화하고, 그
이사진들은 미국 정부의 보건, 환경 관련 기관들의 관료로 들어가 거꾸로 기업 활동을 지원하며 노골적인 카르텔을 유지하는
것이다.
터미네이터 기술을 사들인 몬산토, 어떤 회사인가? 그렇다면 몬산토는 어떤 회사이고 무슨 짓거리를
하고 있는 것일까.
90년대 중반까지 성장을 지속하던 우리 종묘산업은 IMF를 맞아 위기에 몰렸다. 멕시코계 다국적기업인
세미니스사는 국내 최대종묘회사였던 흥농종묘와 중앙종묘를 인수하였고, 스웨덴계 다국적기업인 신젠타는 서울종묘를 인수하였다. 이후 거대
다국적농업자본의 인수 합병이 진행되다가 2005년 1월 25일 몬산토는 세미니스사를 인수하였다. 결과적으로 국내굴지의 흥농종묘와 중앙종묘사가
몬산토의 손아귀에 들어간 것이다.
세미니스사 인수 후, 휴 그랜트 몬산토 사장은 “세미니스는 종묘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온
기업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몬산토의 성장 역량은 한층 확대됐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의 농업생명공학기업이 세계 최대의 종묘회사와 한 살림을
차린 것이다.
이어 몬산토는 금호그룹과 합작하여 금호생명환경과학연구소를 세워 GMO 개발연구와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외에도
몬산토와 함께 세계 3대 농업생명공학기업인 노바티스(Novartis), 아벤티스(Aventis)사 역시 노바티스 종묘(구 서울종묘)와
노바티스아그로코리아(농화학부문), 아벤티스는 '아벤티스크롭사이언스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진출하여 종자와 농약 부문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미 한국 종자시장의 70%를 이들이 점령하였다. 이들은 전세계 농민들이 씨앗을 거둬들여서 다시 뿌리는 양(전세계적으로
50%)만큼의 종자시장을 차지하고 있으며, 동시에 농약도 계속 팔아먹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이들이 갈고 닦고 있는 주무기는
종자가 다음 해에는 싹이 트지 않도록 유전자조작하는 "터미네이터 기술", 그리고 자사의 농약을 뒤집어써야만 싹이 트도록 유전자조작하는 "트레이터
기술"이다.
터미네이터 기술이란인류가 농사를 짓기 시작한 이래 농부들은 한번 씨앗을 구하면 그 후에는
그들 스스로 씨앗을 거두고 퍼뜨리며 농사를 계속해서 지어왔다. 자본 축적이 목적인 종자회사로서는 복장이 터질만 하다. '어떻게 하면 농부들이
매년 종자를 사서 쓰게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염원에서 탄생한 것이 터미네이터 기술(Terminator Technology)이다. 이 기술은
한번 뿌려 재배한 식물에서 나온 2세대 씨앗을 다시 쓸 수 없도록 차단해 버리는 기술로서 종자를 얻거나 훔쳐서 퍼뜨리는 식의 농업 수단을
불가능하게 한다.
1998년 3월 3일, 미 농무성(US Department of Agriculture, USDA)과 델타 앤
파인랜드 사(Delta and Pine Land Company)라는 무명의 목화 종자회사는 기술보호 시스템(Technology
Protection System, TPS)이라는 제목이 붙은 미국 특허 5,723,765호를 취득했다. 이는 차츰 '터미네이터
기술(Terminator Technology)'이라는 이름으로 쓰이게 되었는데 이 기술이 내세운 목표는 생식능력을 스스로 제거한
자손(self-terminating offspring), 즉 자살 씨앗(suicide seed)을 만들어 이를 널리 보급하는 것이
목적이다.
어느 영화 제목을 연상케 하는 터미네이터 기술은 기본적으로 어떤 특정한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의해 촉발시킬 수 있는
유전자조작된 자살 메커니즘이다. 그 결과 다음 세대의 씨앗들은 스스로 독소를 분비하여 자살하도록 되어 있다. 즉 씨앗을 판매하기 직전에 항생제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같은 화학물질로 씨앗에 자극을 주면 2세 씨앗이 성숙하는 시기에 독소가 분비되어 씨앗을 모두 죽일 수
있도록 식물에 새로운 유전자 세트를 삽입하는 것이다.
미 농무성과 델타 앤 파인랜드사가 터미네이터 기술에 대해 특허을
받았음을 공표한 지 두 달 후 1998년 5월 11일에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는 생물다양성협약에 대한 국제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이
회의에서 터미네이터 기술이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미 농무성은 터미네이터 기술과의 관련으로 공격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회의 도중
각국 대표단의 귀에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몬산토가 터미네이터 기술 특허를 낸 이름 없는 목화종자 회사인 델타 앤 파인랜드사를 17억 6천만
달러를 주고 사들이기로 구매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이었다.
미국 대표단은 즉시 몬산토를 편들고 나섰다. 이미 클린턴 행정부의 백악관
측근들은 몬산토의 로비대상자 명단에 올라 있었고, 심지어 우루과이 라운드 기간 내내 미국 무역대표부를 책임졌던 미키 칸토(Mickey
Cantor)가 몬산토 이사회의 일원이라는 점을 감안해 보면 여기서 미국 대표단의 몬산토 지지는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논밭에 유전자공학을 도입하는 도박터미네이터 기술은 농부들이 수확한 씨앗을 다시 심어 성공을 거둘 수
없게 하여 종자회사가 보유한 유전적 특성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매년 종자를 구입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보증하는 역할을 한다. 종자회사들은 이제
"효율적인" 특허체제가 결여된 제3세계에서도 자사의 제품을 시장에서 판매하면서 자신들의 투자에 대한 지속적인 수익을 얻어낼 수 있게
되었다.
모든 다른 유전공학에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터미네이터 기술의 직·간접적 영향이 어떤 것일지는 예측불가능하고, 유전공학에
본래 내재해 있는 모든 위험들을 수반한다. 터미네이터 기술이라는 유전자 칵테일은 새로운 독성물질과 알레르기 유발물질들이 우리의 식품이나 동물의
먹이 속에 나타날 수 있는 위험을 증가시킨다.
가능성이 있는 또 하나의 시나리오는 일부 식물들이 테트라사이클린 처리의 외부 자극에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한 세대가 흘러야만 하는 상황에서, 모든 씨앗이 화학약품을 흡수했는지의 여부를 일일이
점검할 수는 없다. 이 경우에 새로운 유전자들을 지닌 꽃가루가 퍼져나갈 것이다. 그리하여 식물 생태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실로 위험천만한 도박이 아닐 수 없다.
소중하고 귀중한 우리 종자'농부는 굶어죽어도 종자를 베고
죽는다"는 말이 있다. 종자야말로 농사의 출발이며 길이 후손에 물려줘야할 유산임을 나타내는 말일 것이다. 전세계 식량 공급량의 15∼20%
정도가 종자를 보관해 두었다가 다시 파종하는 가난한 농부들에 의해 재배되고 있다고 한다. 이 농부들은 최소 14억의 인구를 먹여 살리고 있다.
터미네이터 기술은 이런 사람들의 생계를 뿌리로부터 흔들면서 거대 자본인 종자회사들의 이윤창출에 이용되고 있다.
농부들이야말로 탁월한
육종학자들이다. 이들은 해마다 실한 씨앗을 선별하여 이듬해 다시 파종하기를 반복하며 이 땅에 가장 알맞는 형태의 종자로 가꾸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산업화시대를 맞아 이러한 우리 종자가 하나 둘 사라져가고 있다. 더구나 다국적 거대자본이 우리 종자주권마저 위협하고 있는 터에
울타리 밑에서 여물어가는 콩깍지 하나라도 다시 보고 그 소중함을 알아야 할 것이다./참고자료/<시민과학 14호>터미네이터 기술 ―
세계 식량 안전에 대한 위협
/허정균
huhjk@buan21.com">
huhjk@buan21.com 제3회
부안영화제 사진보기
남원에서 부안영화제를 보러 온 일가족, 11,
12일 꼬박 이틀을 영화삼매경에 빠졌다.ⓒ부안21
이병학 부안군수가 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백산고등학생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부안21
백산고의 스타이자 부안의 스타인 백산고 댄스그룹 '티앤티'의
부안영화제 개막 공연ⓒ부안21
상서중학생들의 대나무 튐틀놀이(?), 이날 개막식에서 인기와 귀여움을
독차지 했다.ⓒ부안21
사물놀이 '궁이'(대표 이상백)의 울림과 함께 제3회 부안영화제 막이
올랐다.ⓒ부안21
부안 청소년들의 참여프로그램
'현장미술'ⓒ부안21
개막작 '어느 날 그 길에서'의 황윤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부안21
강연 '한미FTA와 부안의 미래', 강사
민경우ⓒ부안21
'바이올렛'을 만든 부안여고 영상동아리 '고무신'과
관객과의 대화ⓒ부안21
'첫시도'의 여고생 감독 최지희 학생은 제3회 부안영화제 최고의
인기감독, 부안 아줌마들의 싸인공세에 즐거움을 감추지 못한다.ⓒ부안21
'어부로 살고 싶다-살기 위하여'의 이강길 감독과 계화도사람들,
새만금 문제를 놓고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부안21
평택 대추리 주민들, '대추리 전쟁' 상영 후 관객들과의
대화.ⓒ부안21/부안21
buan21k@buan21.com">
buan21k@buan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