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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 꿈을 향해서 질주하고 도전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감동적입니다. 웃는 이도 있지만, 그 질주의 과정에서 넘어지고 깨어지고 울어버리는 젊은이들도 많습니다.
아니, 바로 그러한 아픔에 대한 공감으로 인하여
그 젊은이들의 몸짓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위대한 탄생"이라는 MBC 티비의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에
붙잡힌 채 지난 몇 달을 지내온 것도 그런 까닭이 큽니다.
아름다운 노래도 노래지만, 거기에 인생이 있었기 때문에 깊은 관심을 갖고 보았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5월 27일) 마침내 최종 우승자가 가려졌습니다.
마지막 경쟁자 두 사람은 백청강과 이태권이었습니다.
두 사람 중에서 노래 그 자체로만 말한다면, 백청강 보다는 이태권이 한 수 위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마지막 날 역시 심사위원 평가에서는 백청강보다는 이태권이 다소 앞섰습니다.
그러나 문자 메시지로 참여하는 시청자들의 평가에서는 백청강이 앞섰고, 승자는 백청강이 되었습니다.
물론 백청강도 가수로서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하트브레이커"도 좋았지만, "희야" 하나는 독보적으로 아름답게 부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방송국의 룰 자체가 비전문적인 대중들의 심사참여를 허락하였습니다.
거기서 이태권을 백청강이 앞질렀습니다. 가수라는 것이 어차피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서, 그것을 먹고서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에서 시청자 심사는 그 나름으로 의미있다고 봅니다.
좋은 음악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가수로 오래도록 우리 곁에 남아있기를 축원해 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위대한 탄생"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감동하면서 호흡을 함께 해오게 된 이유로는
거기에 "인생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멘토 겸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부활"의 김태원씨 같은 분이 그러한 점을 잘 연출해 주었습니다.
압권은 역시 그의 제자들 넷 중에서 둘을 탈락시키고, 두 명만을 데리고 생방송으로 진출하게 되는 규칙에 따라서
둘을 떨어뜨려야 하는 상황에서였습니다.
그 최종 발표를, 스승 김태원씨는 그룹 "부활"의 콘서트에서 하게 됩니다.
두 사람은 떨어지고, 두 사람은 진출합니다.
누가 떨어질 것인가? 누가 생방송의 파이널 경쟁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인가?
모두가 다 사랑하는 제자였고, 사랑하는 젊은이, 사랑하는 음악인이었는데 ---.
인간적인 김태원씨,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음악적인 면에서, 그는 그룹의 동료들과 함께 마음에 결단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우리를 감동시킨 것은 그 두 명을 발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부활그룹의 콘서트 대미를 장식하는 무대에 올라서 노래를 부르게 됩니다.
바로 탈락자입니다.
양정모와 손진영, 그들은 울면서 울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패배자를 배려하는 김태원씨의 따스한 마음이 우리를 울립니다.
굴곡이 많은 인생을 살아온 그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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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생각하면, 이 김태원 연출의 감동무대는 이 프로그램을 본 분이라면 다 동의할 것입니다.
최고의 감동스토리로 말입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어쩌면 저만이 --- 아니라 해도, 매우 적은 분들만이 --- 느낄 수 있었을
이야기 하나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마음을 울립니다.
바로 백청강 아버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백청강을 사랑합니다. 백청강 이름을 부르고, 환호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만은 백청강 아버지를 더 사랑합니다.
백청강 아버지 팬입니다.
백청강 아버지가 티비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백청강이 생방송 무대 진출 여부를 아직 알 수 없는
시점이었습니다.
김태원씨의 멘티가 되어서, 본격적으로 2 : 1의 경쟁을 할 때였습니다.
부활 콘서트에서의 최종 발표를 앞둔 어느날의 일입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백청강은 연변에서 온 친구입니다. 조선족입니다.
연변에서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였습니다.
나중에 김태원씨도 말씀했지만, 백청강의 지역예선에서의 모습은 "상처를 많이 입은 야수" 그 자체였습니다.
앞으로 흘러내리는 머리가 눈을 가리고
저속을 표현으로 하면 "양아치" 같은 이미지였습니다.
어쩌면 그의 가정환경이 어려워서였을 수 있습니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 가족이 헤어져서 살고 있었고
부모와의 별리 속에서 백청강은 외로움을 노래로 달랬다 합니다.
그런 그의 꿈, 가수가 되고 싶은 꿈 속에는 "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는 것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배경의 백청강이었기에, 제작진의 배려였을까요?
천안인가 어디 지방에서 일하고 있는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백청강을 카메라가 따라갔습니다.
길에서 재회하는 부자, 반갑게 만납니다.
뒤에 우리는 무대 위에 선 백청강의 말을 기억합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정말, 백청강은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장소를 옮긴 부자, 삼겹살을 굽으면서 대화를 합니다.
화제는 몇 일 전 있었던 김태원멘트스쿨의 중간평가 결과에 대해서입니다.
그날은 "박칼린"이 와서 평가를 함께 했습니다.
이 평가에서, 놀랍게도, 박칼린은 4명 중 1등으로 백청강을 뽑았습니다.
그 이야기를 아들 청강은 아버지 앞에서 하는 것입니다.
"아버지, 내가 1등했어요."
이 말에 청강의 아버지는 무엇이라 했을 것같습니까?
저도 남의 아버지 노릇을 합니다만, 보통의 아버지들이라면 다 그렇게 말할 것입니다.
"우리 아들 잘 했다." 라고 말입니다.
그러고서 "목소리도 좋고, 노래도 잘하고 ---" 이렇게 아들을 자랑하는 마음으로 가득찰 것입니다.
그런데 백청강의 아버지는 말씀하십니다.
"정말? 박칼린이 이태권을 안 뽑고 니를 뽑았다고?"
"아버지, 박칼린 앙까?"
여기서 "앙까"라는 말이 나옵니다. 아마도 "압니까?"에 해당하는 연변 사투리 같습니다.
백청강의 아버지는 정확히 보았습니다.
예선전에서 부르는 것을 듣고 보았을 때, 자기 아들이 음악적 가창력으로는
태권에게 못 미친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같습니다.
이 점은 제3자인 제가 그렇게 판단하는 일은 어렵지 않으나, 아버지가 아들의 일을 그렇게 냉정하게ㅐ
판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저로서는 "소설 동의보감"(드라마 "허준")에서 아들 유도지가 제자 허준에 못 미친다는 것을 알아본 유의태 이후로는 처음입니다.
유의태의 일은 소설이나 허구지만, 백청강 아버지의 일은 실제입니다.
티비로 중계되었습니다.
백청강 아버지는 아들과 헤어져서 살아온 시간은 많았는지 모르지만,
아들에 대한 사랑의 크기에 못지 않게 아들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대하는 눈을 갖고 있었습니다.
현자의 눈입니다.
그 순간 저는 백청강 아버지의 팬이 되었습니다.
생방송 중에도 매주 아들을 응원하러 상경하여, 인터뷰도 하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멘토선생님 덕분이고, 시청자들 덕분이라"고 감사하는 멘트를 잊지 않았습니다.
백청강의 성공 뒤에는 이런 훌륭한 아버지가 계셨구나, 저는 느꼈습니다.
백청강은 1등 상금 3억 중에 1억 5천만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하였다 합니다.
고마운 일이고, 기특한 일입니다.
노래는 점점 더 늘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수가 된 과정에서나, 가수라는 존재의 본질에서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초심을 잃지 않는 것에 그
성공 여부가 있다고 봅니다.
가수 백청강은 미성 이상으로 더 큰 보배가 있습니다.
동심 그득한 미소가 그것입니다.
이 미소를 잃지 않기를 바라면서, 지켜보고자 합니다.
물론 동료 이태권과의 선의의 경쟁과 탁마상성도 볼 만할 것입니다.
제 마음 속에는 이 백청강 부자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자리잡아 있을 것같습니다.
나는 어떤 아버지인가를 물어가면서 말입니다.
첫댓글 교수님! 교수님 께서도 훌륭한 아버지시고 훌륭함이 넘치십니다.
다만, 교수님 만이 그 사실을 모르실 뿐 이지요.^.^
거사님, 반갑습니다. 과분한 찬탄입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늘 아이를 생각하면, 회한이 많기만 하답니다. 그래서 훌륭한 아버지 이야기를 하게 되었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이 글을 쓰셨다는 이야기를 지난주에 듣고도 여태 읽지 못하다가 오늘에야 읽었습니다. 갑자기 한숨이 푹~ 나옵니다. 나는 어떤 부모일까.....생각하니 그렇습니다. 자애롭지도, 냉정하지도 못한 어정쩡한 어미노릇을 하는 듯해서요.
박선생님은 훌륭하게 아이들을 잘 기르시고 있는 모범 부모님이신데요. 자책은 무리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