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청룡초등학교는 비봉에 있는 작은 학교다.
전교생이 유치원 포함해서 40 여명이고, 특수장애어린이들이 많이 다닌다고 한다.
학교에 도착하니 교장선생님이 걱정하신다.
혹시 강연 도중에 아이들이 괜히 소리를 지르거나 고함을 질러도 놀라지 말라고.
유치원 아이들과 학부모들도 함께 듣는다고 해서 나도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막상 아이들을 만나고 나니 너무나 재미있게 이야기를 듣는다.
이럴 때는 막 힘이 난다.
사실 집에서 먼 거리이고, 요즘 영 몸 컨디션이 안 좋아 어깨가 결리고 아팠는데 한 방에 다 나은 것 같다. ㅎㅎ
역시 나는 강연체질인가?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 학교가 복식수업을 하는 학교라는 거다.
학생수가 적어서 두 학년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한다는 말인데, 요즘도 이런 학교가 있다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나도 초등학교 3,4학년을 복식수업 하는 학교에 다녔더랬다.
전교생이 37명 정도로 기억하고, 아버님이 그 학교 교장선생님이셨다.
새롭기도 하고, 감회가 깊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참.
그래도 작은 다목적실에 의자에 앉아서 듣는다니 조금 안심이 되었다.
가장 힘든 건 드넓은 강당에 수백명이 앉아서 와글거리며, 마이크까지 우렁우렁 울릴 때가 최악이다.
이런 학교는 안 가야 하는데..... . 하지만 담당 선생님이 사정을 하면 또 안 갈 수가 없단 말이징^^;;
앞에 조르르 앉은 아이들이 유치원 아이들이다. 청색 원피스를 입고 눈이 똘망똘망한 어린이는 네 살이라고 한다.
우리 해솔이보다 어리다. 그런데 어찌나 예쁘게 잘 듣는지 너무 귀여웠다.
내 책을 선물 받고는 입이 귀에 걸렸다.
강연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마땅히 밥 먹을 곳을 찾지 못했다. 내가 요즘 한약을 먹고 있는지라 고기와 생선도 안 되고, 오직 나물반찬에 흰밥이라야만 한다.
그래서 결국 우리 동네에 <건업리 보리밥집>에 갔다.
이곳은 엄청 유명한 곳이라 항상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특히 작년 동곤지암IC가 생기고 부터 더 문전성시다. 왜냐하면 IC를 나오자마자 바로 입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혼밥이라 쭈뼛거리며 들어가도 대환영이다.
9000원짜리 보리밥에 이렇게 많은 반찬이 나온다(사실 재활용하는 것 같아서 잘 안 가긴 하지만...ㅎㅎ, 요즘은 안 한다는 말도 있긴 하다.)
게다가 쌈은 얼마든지 셀프로 가져다 먹어도 되고, 팥죽에 호박죽, 보리숭늉, 따끈한 생강대추차도 무한정 리필이다.
정말 대박집인데, 이 집은 그 많은 돈 벌어서 다 뭐할까 싶다.
어쨌든 허기진 배를 채우고 집으로 돌아와서 한숨 푹 잤다.
첫댓글 아이들도 행복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