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search.daum.net/search?w=tot&DA=YZR&t__nil_searchbox=btn&sug=&sugo=&q=%EB%A7%90%EB%AA%A8%EC%9D%B4
https://www.youtube.com/watch?v=1AXJXlrcano
https://www.youtube.com/watch?v=2wmxJzdZX1A
오늘 안 사람과 함께 극장에서 '말모이'를 봤다. 평소 극장에 가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사실 부끄러운 일이지만, '명량' 이후에 처음으로 가는 극장이었다. 본 교사가 역사 전공자라서 그런지 며칠 전부터 '말모이'가 괜찮다는 얘기를 안 사람이 하더니만...
각설하고, 전공자로서 솔직히 거의 다 아는 얘기이지만 모처럼 감성과 애국심, 그리고 우리 말과 글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마음까지 한꺼번에 담은 영화였다는 생각이 든다. 주제가 '우리 글'이니까 차라리 한글날 즈음에 개봉을 했었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물론 방학 때에 개봉을 해야 관객 수에서만큼 이득을 볼 수 있었겠지?
언제부터인지 단어를 줄여쓰는 것이 방송계에서부터 시작이 되어 이제는 한 단어의 풀 네임을 들어본지가 정말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영어에도 'ASAP(as soon as ~ possible)' 등과 같은 말이 있으니까 글자를 줄여쓰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비난을 할 순 없겠지만, 가령 고작 5음절인 '문화상품권'을 '문상'이라고 꼭 줄여야만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마지막에 나오지만, 독립한 나라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고, 자기네 말과 글을 모두 다 가진 나라가 겨우 20여 나라밖에 안 되며, 한글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며, 정보화 시대에 아주 잘 맞는 문자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얘기이다. 일제강점기의 우리 말과 글의 말살에 맞서 어떻게 지켜온 우리 말과 글인데... 내가 교사라서 꼰대 티를 내는 걸까? 가슴이 답답할 따름이다.
특히 연예 방송에 대해서는 할 말이 참으로 많다.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을 여봐라는 듯이 말하고, 자막을 보면 틀린 띄어쓰기가 참 많이 보이고... 연세가 든(40대 이상) 게스트를 불러내서 줄임말 테스트를 하여 글자를 지들 마음대로 줄여쓰는 것이 마치 새로운 문화상인양, 신세대와 격차를 줄이는 것인양 으스대는 꼬라지를 보면 참으로 암담할 뿐이다. 꼭 그래야만 하는 걸까?
우리나라 시민들 중 서울 광화문에 있는 세종대왕상을 안 본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며, 우리의 말과 글은 곧 우리나라 시민들의 얼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90년대 PC 통신이 처음 등장했을 때에는 인터넷을 전화선에 연결해서 썼기 때문에 누군가 인터넷을 하면 전화를 쓸 수 없었던 때도 있었다. 그래서 '어서오세요'를 '어솨요' 등과 같이 간편하게(?) 줄여쓴 것이 줄임말 쓰기의 시초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게 '뜻만 통하면 되지!'라는 심보 때문일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는데 아무 말이나 다 줄여쓰는 것을 보니까 점점 더 시민들의 지적 수준이 낮아지는 건지, 아니면 한국 사람임을 포기하고 싶은 것인지... 이러다 큰 일이 나겠다 싶어 걱정이 크다.
검색하면 다 나오는 얘기이지만, 극중에서 윤계상이 연기한 '류정환' 역은 월북한 학자인 '이극로'이다. 조선어학회 사건이야 그 동안 시험에 빈번하게 출제되었지만, 이번 42회 한국사능력시험 고급 문제에 이극로에 대한 문제가 출제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꼭 검색해보길 바란다.
물론 영화이기 때문에 픽션이 상당히 많이 있을 것이고, 전공자로서 영화를 보니까 다소 억지스러운 장면이 있긴 하지만, 본 교사가 위에 장황하게 설명한 우리 말과 글을 지들 멋대로 줄여쓰는 빌어먹을 족속들이 반성하는 차원에서 이 영화를 꼭 봤으면 싶다. 물론... 영화를 볼 때는 눈물을 흘리며 감동 깊게 봤다고 지껄이다가 영화관 밖을 나서면 다시 또 지들 멋대로 줄여쓰겠지만 말이다. 언제쯤 정신을 차릴 건지...
cf. 위에 영화의 이해에 도움이 될만한 사이트 주소를 남겨 놓았으니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꼭 클릭하시어 살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