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야마 요헤이의 『외국어 공부의 감각』
가. 3개월이면 외국어가 가능하다?
아키야마 요헤이의 『외국어 공부의 감각』은 3개월이면 외국어 회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저자는 독학으로 10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실제로 3개월에 외국어를 습득했다고 하며 그 노하우를 책에 담았다고 한다.
평생 해도 외국어 하나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내게는 실로 엄청난 일이다. 더구나 외국어를 겨우 3개월 만에 습득할 수 있다니 믿어도 될 일인지 모르겠다. 그러다보니 저자는 혹시 언어에 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타고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그는 축구를 좋아해서 스페인어를 독학하기 시작했는데 그때의 방법은 우리가 흔히 도전했다 실패한 방법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스페인어 능력 시험에 합겪을 했지만 스페인어를 입 밖에 낼 줄은 몰랐다.
그러니 회화를 목표로 한 그의 스페인어 도전은 실패한 것이다. 여기까지는 그도 우리와 똑같다. 그러다 다시 프랑스에를 접하면서 생활화화 중심으로 공부 방법을 전환했다고 한다. 그리고 깨달은 것이 ‘필승 패턴’ 하나만 알면 어떤 외국어도 할 수 있겠다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기가 개발한 방법으로 학습을 했더니 중국어는 공부 시작하고 3개월 만에 비즈니스 레벨이 되었고, 6개월 뒤에는 중국어 능력 시험을 통과했다고 한다. 저자는 외국어 공부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단 하나의 규칙만 알면 된다고 자신한다.
그것은 바로 ‘꼭 필요한 단어와 표현만 외우고, 실제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공부한 모든 내용이 내것이 되어 되돌아오는 공부법’이라고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런 방법이라면 누구나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나의 방법과 저자의 방법은 어디에 차이가 있을까? 차이라면 우리는 시험을 중심으로 고급 문장을 외웠다는 것이고 저자는 생활 회화 중에서도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을 중심으로 외웠다는 차이다.
그러니 나는 영어책을 읽지만 그걸 말로 재현해내지 못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단어도 초급 레벨에서는 필수가 되는 200개 정도, 그리고 표현도 30개 정도를 소개한다.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조금씩 외연을 확장해 나가는 방식이다.
즉 발음, 듣기 능력 키우는 요령, 필요에 따라 어휘를 늘려가는 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이 전하는 요점은 두 가지로, 꼭 필요한 최소한의 단어와 표현만을 외우고, 이것을 실제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나. 200단어, 30표현
저자는 회화를 하기 위해서는 회화에 가장 자주 사용되는 단어와 표현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apple’이라는 단어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외웠지만 정작 활용할 일은 시장이나 마트를 가지 않는다면 별로 없다는 식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영어 공부를 하면서 그렇게 공을 들이고 외웠던 문법도 꼼꼼히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하기야 미국 아이들도 영문법을 알고 말하지는 않는다. 물론 우리나라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문법이란 그저 말의 규칙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생각을 전하기 전에 필요한 표현만 기억하자는 것이다. 영어 공부를 하면서 제일 먼저 부딪치는 문제는 우리말과 영어의 어순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문장보다는 단어에 중점을 두면 이런 문제도 간단히 해결된다고 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저자가 공부하면서 터득한 것이 초급 레벨의 경우 바로 ‘생존 필수 200단어, 30표현’이라는 것이다. 즉 200단어와 30가지의 표현이면 어떤 언어든 터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화를 하고 싶어도 기본적인 단어나 표현을 모르면 불가능하다.
따라서 저자는 200단어와 표현 30가지는 반드시 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면 30가지의 표현을 토대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의 단어를 갈아 끼우는 방식으로 외연 확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5음절 이내의 간단한 문장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회화를 하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할 일은 생존 필수 단어를 먼저 외우는 것인데 모든 단어들이 중학교 시절에 이미 배운 단어들이다. 그러니 별도로 외운다고 할 것도 없는 단어들이다. 그러니 그저 입에 붙어서 저절로 나올 수 있을 때까지 암기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이러한 단어에서 시작하여 회화를 위한 문장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제일 먼저 할 것은 나에 대한 설명이다. 여기서도 반드시 나에 대해 멋진 말을 만들어낼 것이 아니라 생존 필수 단어를 이용하는 것이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외국어로 전하고 싶은 말을 반사적으로 하려면 반복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다. 같은 표현을 여러 번 반복하다보면 그 표현이 자연스럽게 몸에 스며들게 된다. 반복학습 효과를 높이려면 최대한 개수를 줄여 꼭 필요한 표현에 집중해야 한다.
아마도 이것이 핵심인 듯하다. 나는 지금까지 욕심이 앞선 탓인지 무조건 많은 표현을 외우는데 집중하도 모두 실패했었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것이 그 동안 내가 해 온 일이었다. 또한 필수 200단어와 30표현을 익힌 후에는 나만의 단어장을 만들어 사용할 것을 권한다.
다. ‘아웃풋’을 통한 회회의 기초 다지기
어린 아이들이 하나의 표현을 단순 반복하는 것은 의식적인 행동이 아니다.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외국어는 그렇게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는 자극 요인이 주변에서 사라지고 없기 때문에 암기가 고역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일 좋은 방법은 원어민과 자주 대화할 기회를 갖는 것이다. 저자 역시 기초적인 표현을 익힌 후 외국인과 대화를 하라고 한다. 즉, 적극적으로 실천할수록 실력이 나아진다는 점을 명심하고 기억한 단어, 표현, 예문을 ’아웃풋‘해 나가라고 한다.
그렇다면 대화를 함께 할 외국인을 구하는 것이 문제다. 저자는 돈도 안 들고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언어 교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추천하고 있다. ’Hello Talk’, ‘Tandem’, ‘Kmate’ 등이 그런 애플리케이션이라고 한다.
애플리케이션이 연결되면 먼저 글로 하는 소통이 출발이다. 글로 주고받아도 실력이 늘까 싶지만 의외로 상당히 효과가 있다고 한다. 채팅의 목적은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머릿속에서 신속하게 외국어로 변환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이 과정이 원활해질 때까지 계속한다.
채팅으로 대하에 자신감이 생기면 이제 음성 대화로 넘어갈 차례다. 여기서는 발음과 듣기 능력에 집중한다. 즉, 정확한 발음으로 사고 싶은 말을 전할 수 있도록 하고, 네이티븍 하는 말을 알아들 수 있게 하는 단계이다.
사실 이 두 가지는 실제 대화를 하지 않으면 익히기가 불가능하다. 음성 대화는 ‘음성 메시지’와 ‘통화’ 두 종류가 있다. 처음에는 말이 잘 나오지 않으므로 ‘음성 메시지’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음성 메시지는 반복해서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핵심은 애플리케이션을 잘 활용하라는 말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외국어 회화 도전에 실패하는 이유는 기초를 충실히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조금 시시하다 싶으면 자꾸 더 어려운 것에 매달린다. 아마도 학창시절의 문어체 중심의 학습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갓난아이가 말을 처음 배울 때를 생각한다면 많은 말보다는 몇 가지 어휘라도 쉴 새 없이 활용하여 내 몸에 스며들게 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그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 다시 한 번 도전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