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대둔산을 보았넹!
첫발걸음이다. 대둔산이!
무척이나 가보고 싶었던 산! 대둔산!
그간 듣기엔 뚱뚱한 사람은 통과가 안되고, 키작은 사람도 못가고.... 등등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머릿속 한구석에 항상 있었다.
가기전부터 아니 연초 산행계획 잡혔을때부터 대둔산을 꼭 간다고 생각했었다.
전날까지 단풍리님, 산토끼님, L*2인 등 같이 가자고 할 사람을 챙긴다.
하지만 한건도 성공 못했다.
좋은 산이면 다같이 보고 많이 좋아하려고 했었는데...
전날저녁 배낭을 가져다 내용물을 점검& 준비하고, 내일새벽 출발시 가져갈것만 머리에 새기며 잠자리에 든다.
0540 알람이 깨운다. 안일어나진다. 55분에 겨우 일어났다.
물 끓이고, 막걸리 챙기고, 대충 순대 채우고, 씻고 뛰쳐 나간다.
0700 의외로 버스안이 만원이다. 예상보다. 운영진의 노력이 있었나보다.
전날 카페에서 대충 파악해보니 취소가 좀있어 인원이 줄어들 줄 알았는데...
0715 분당출발. 드뎌 차는 판교를 지나 완주를 향한다.
0830 옥산휴게소. 바삐 화장실을 찾았으나, 고객을 빙빙 돌린다.
한참만에 찾아간 볼품없는 화장실에서 나름 빨리 일을 끝내고 부지런히 차로 돌아갔는데 역시 꼴찌!
총무님이 난리다. 숫자가 안맞는다고. 보다못한 풍천대장께서 나서서 마무리.
0845 다시 출발
0940 대둔산관광호텔 부근 공영주차장에 도착, 하차.
산사랑의 목차행사인 도수체조를 하고, 인원파악후 산행을 시작한다. 37명
0955 등반시작. 조금 올라가다보니 하늘이 심상치않다.
일부는 배낭을 씌우고 우비도 입는다만, 나는 더운게 싫어서 버틴다.
한참을 오르다보니 팔각정에서 잠시 첫 번째 휴식,
다시 조금더 올라가다보니 원효대사가 홀려 3일간 머물다 갔다는 동심바위 안내문.
1045 동심바위. 바위가 미끄러질것 같이 겹처 있지만 오랜세월 잘 버틴다.
1100 조금더 올라오니 바위가 수직벽을 이루며 솟을대문 문설주마냥 양쪽에 떡버티고 서있는게 금강문.
그위를 철교가 이어주고 있다. 그것이 금강구름다리다.
옆을 보니 소방차님 내외분 사랑은 산에서도 이어져 있다. 두손 꼭잡고 가신다. 부럽다.
1114 여기를 건너 조금더 가며 천혜의 자연이 만들어준 멋진 모습들 구경하고 사진찍고 찍어주고 감탄하고...
삼선계단으로 가던중 휴게소라고 빈대떡이니, 술이니, 산에서 가게를 차려놓고 장사를 하는 곳이 있었는데
나도 술을 좋아하지만 보기에 좋지 않았다.
1140 눈을 돌리니 삼선계단이 보인다. 사람들이 밀려 줄을 서서 기다려야 삼선계단을 오를수 있다.
기다리며 올려다보고 사진도 찍고, 맞은편 전망대에서 올라온 아래쪽 뒤돌아보며 구경도 하고...
삼선계단을 올라탔다. 인터넷에서 읽기엔 내려다보기가 무섭다, 오금이 저린다 하더구만서도
나는 아래가 멋지기만 하다. 우와~ 참 좋다. 계단을 올라 마천대로 걸음을 재촉한다.
1205 마천대에 다다르기직전 삼거리에 선두는 벌써 자리를 깔았다.
하지만 정상은 올라가 보고나서 밥을 먹어야지, 식사후 다시 출발할 때 대열에 합류가 원활할것 같아
후미에 올라온 몇몇 산우님들과 개척탑에 가서 기념사진을 찍는데 빗발이 좀 굵어지고 있다.
카메라나 핸드폰에 자꾸 물이 묻고 날도 흐려 대충 찍고 내려왔다.
1215 조금 내려오니 점심식사가 한창이다. 여기저기 몇몇이 모여앉아 각자가 싸온 맛있는 음식들을 나눠먹고
있다. 나도 후미에 같이 온 분들과 자리를 펴고 술도 마시고 고기와 라면도 먹고... 항상 점심이 즐겁다.
1310 이제는 하산이다. 조금더 가다보니 젬마대장 일행이 합류한다. 하지만 거기에 아직 많이들 계시단다.
후미에 올라온 우리가 꼴찌인줄 알고 부지런히 챙기고 따라붙을 마음으로 서둘렀더니 그게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서 자릴 다시 필수도 없고 내려간다. 빗줄기가 굵어진다. 배낭을 내려 씌우고 우비도 챙겨 입었다.
다시 길을 재촉하여 가다보니 계단에 숫자가 붙어있다. 220 계단이다.
막걸리님과 계단수 헤아리며 계단수가 맞느니 안맞느니하며 숫자를 줄여간다.
그 끝에서 조금 더 가니 수락이 있었다.
1410 수락폭포 앞 건너는 다리가 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남은 술을 먹고 가기로 하고 비를 피해 다리밑으로
들어갔는데 거기에 수락폭포 안내판이 있었다.
역시 애주가들의 직감인가? 술과 사과를 깍아 나눠 먹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1435 드디어 수락리 주차장에 다달았다. 내가 또 제일 후미인 모양인데... 산행이 끝났다.
버스에 오르니 젖은 우비 벗어 넣으라고 산우님이 봉지를 챙겨 주신다.
1440 조금 있다가 차가 움직이며 임대장의 설명이 있다. 한 10분정도 가면 맛있는거 준단다.
헌데 차가 자꾸 돈다 돌아..... 도라♪도라♪도라♬ 영화제목 같넹?
1500 시간이 좀 걸려서 식당에 도착했다.
하여간 먹는데는 다들 빠르시다. 손 닦고 들어가니 벌써들 자리잡고 앉아 계신다.
선뜻 내가 앉을만한 주정뱅이모듬 자리가 눈에 안들어온다.
몇 번 눈알을 굴리니 인물이 훤~한 분들만 앉은 테이블이 보이는데 좀 쎈 사람들이 포진했다.
하지만 피할 길도 없어 거기 앉았고, 술이 몇순배 돌고 돌아보니 이슬이가 6살, 오늘도 꽤~ 먹었다.
나올때 남은 안주 포장까지 했다.
차에서 술 먹는게 금지사항이지만 뒷자리에서 조용히 먹으며 환담을... 조용히만 하면 조금 봐주신다. ???
1600 분당을 향해 출발!
170? 추부IC를 통과 고속도로에 들어왔다. 이제 매실주를 작살낼 차례다.
옥계님과 매송고문님이 서둘러 준비하고 나는 바람잡으며 술 팔고....
싫은 산우분들도 계실텐데 하면서도 술만 들어가면 멍멍이가 된다.
다음부터는 삼가야지...
1740 신탄진휴게소에서 탱크를 비우고 올라오니 보약드링크제가 한 순배 돈다.
양성임 산우님이 휴게소에서 만난 옛애인(?)차로 올라가신 모양인데~~ 어디까지나 나만의 추측이다.
하여튼간에 “잘 마셨습니다.” 다른 분들도 가끔 옛애인 만나시기를 ......
1950 안정을 취하고 잠시 눈을 떴다가 감았는데 도착에 분당했다.
아까 먹은 술이 아직도 덜 깼다. 산행기 쓰고 있는 지금까징...
그래도 귀가는 잘 했다.
좋은 산 잘 다녀왔건만 다리가 안아프다. 약간은 아픈게 기분도 좋은데,
알콜에 젖산 피로물질이 다 분해되었나?
오늘 걸음수 11015보, 8.26km, 387kcal - 기록을 보니 많이 걸었던게 아니다.
가보고 싶었던 이쁜산을 가서? 좋은거 많이 보느라고 혼이 빠져 피곤한지 모르고 산행 했던거 같다.
오늘 같이했던 산우님들은 정예멤버만 가셨나? 아님 후미에 있는 아우성이 보고싶지도 않았나?
잘~들 산행해주신 산우님들 건강하세용~ 꾸~뻑
첫댓글 역시 산행기~~재미있게 쓰셨넹! ^&^
우리가 후미라서 조망대 단체사진에서 빠졌네요. 안 갔다 그럴까봐 겁나.ㅎㅎㅎ
저녁식사때 알코올 만탱크 채웠는데, 차안에서 친구가 준 매실주 댓병 한병을 입가심으로 다 마셨네.
웬쑤같은 술 인자 끊어야지!(농담도 못하나? ㅋ)
어쨌든 아우성님 덕분에 더 즐거웠슈!!!
아우성님 넘 감사 합니다.사진 예쁘게 찍어 주시고 산행일지 쓰시고 산행기까지 쓰시고 힘드셨죠.산행기도 담백하게 즐감 하고
행복 합니다. 아우성님 사랑 합니다.~~~고생 하셨어요.
산행일 하루가 그림이 잘 그려지네요~
재미있는 산행기
늘 솔선수범하는 행동
감사드립니다~
산행기 취중에도 이렇게 멋지게
올려준 아우성님 문장력이 수준급입니다
술량만큼 글쓰는재주 또한 풍부한
아우성님 산사랑의 보물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못쓰는 글솜씨를 읽어주시는 것만도 과분한데, 너무 과찬해 주시니 부담스러워 이제 산사랑 못다니겠습니다.
다음달부터 산행 쉽니다.
ㅋ 모르지 혹시 총무님이 막걸리 한병 사주면... 갈지도 ㅋㅋㅋ
당근 막걸리 사겠습니다, 아우성님 ♡♡♡♡♡
이쁜 산에 저도 가고 싶었는디... 이렇게 아우성님의 산행기를 읽으니 더욱 아쉽기만 합니다.
분명 행복한 산행이었을 겁니다. 늘 그랬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