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우리 시대의 준비된 얘기꾼, 박 완서 님의 소설에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라는 것이 있다. 님의 소설은
읽으면서 생각해 보면 볼 수록 공감이 가서 가끔씩 무릎을 치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스스로의 모습을 볼 때가 자주
있는데, '세계사'에서 출간한 '박 완서 소설선집 14' 는 위의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와 "한 말씀만 하소서" 라
는 소설을 함께 묶어서 출간을 한 작품이다.
그 중에서도 "한 말씀만 하소서" 라는 소설은 내가 아직 성당에 나가지 않고 았을 때 읽었었는데, 내가 성당에
나가게 된 가장 간접적인 원인이 되어준 것이 아마 이 책이 아닐까 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 40년이 넘게 묶은
얘기꾼의 피를 토하는 자기고백은 내 속을 거칠게 흔들어 놓았으며, 새로이 꿈을 꾸어보고자 하는 이기심에 불을
당기게 되었던 것이리라 유추해 본다. 사실 나이 든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기 자신과 직접적으로 맞부딪히는 일이
얼마나 있을 것인가... 보통 쑥스럽거나 유치하다거나 아니면 '씰데 없이' 하면서 피해버리는 수가 대부분 인데 말
이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종교의 지도자들은 모두 꿈꾸는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나 우리 예수님의 상상력은 우리들을 압도하고 있다. 광야에서 사탄에게 시험을 당하시거나 선택된 제자들과
변화산에서 대화를 나누시거나 죽은 나사로를 살려내시던가 하던 때의 예수님의 모습은 정말 환상 그 자체였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오늘날 가장 앞선 학문중의 하나인 물리학도 확률이라는 상상력으로 이론을 이끌어가며, 문학
비평가인 프랑스의 "가스통 바슐라르" 는 "역동적 상상력 (L'imagination dynamique)" 의 이론으로 한 시대를 이끌
어 가기도 했다. 그리하여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라고.
첫댓글 좋은책 많이 읽으시고 소개해주시면 성물방 도서구입에 많은 도움이 되겠네요 ,, 감사합니다
누군가 "한권의 책"이 인생을 바꾼다고 했지요...좋은 책을 접한다는 것은 참으로 큰 행운이지요....늘 좋은글 주심에 감사유
저는 꿈을 잃은지 오래된 것 같아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꿈틀거리는 뭔가가 아직은 남아 있는 것도 같아요. 알쏭달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