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교통네트워크 논평]
서울시의 마을버스 제도개선 TF 구축,
사업자들의 ‘사필귀정’이다
- 투명하지 못한 지원금 정산은 결국 회계 정산 시스템의 문제에서 비롯되었다
- 부실 업체 퇴출과 공공형 마을버스 도입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라
서울시가 ‘마을버스 제도개선 TF’를 구축하여 마을버스 업체의 회계감사 지침을 구체화함과 동시에 지원체계 개편과 관리 감독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가 올라왔다. 지금까지 공공교통네트워크는 5년이 지나도록 코로나에서 벗어나지 못해 파행을 반복하는 원인으로 지원금 사용 출처가 불분명하며, 정상 운행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확인된 이상 혈세를 풀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정답이 될 수 없음을 반복적으로 지적했다. 사실 너무 늦었지만, 이제라도 사안을 인지하여 제도를 개선하려고 하는 서울시에 우선 환영의 뜻을 전한다.
다만, 2022년 495억을 시작으로 적자 업체로 분류되어 지원금 지급 업체가 140개 중 100여 개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운행률과 정상화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서울시의 책임은 크다. 그중에서도 지원 방식을 실제 운행 기준이 아닌 전체 보유면허 기준으로 산정했던 실수는 적자 업체가 흑자로 돌아서는 황당한 상황을 연출했다. 그나마 실 운행 기준으로 변경했지만, 올해까지 400억 넘는 혈세가 투입되더라도 시민들은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는데 이는 결국 민간 운영과 지역 독점이라는 특권을 악용한 140개 마을버스 사업주들의 횡포에서 비롯한 것이다. 만약 서울시가 지원 후 감시체계를 확립하여 정당하게 사용되는지 확인했더라면 지금보단 나았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마을버스 업체의 회계보고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증명되었는데, 엄연히 지원금과 수익을 따로 구분해야 했음에도 하나로 통일시켰다는 점. 140곳 중 절반이 넘는 80개 업체를 한 곳의 회계법인이 감당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하나의 회계법인을 통해 80개 업체가 집행을 조작하거나, 고의로 누락시킬 수 있는 여지를 준 것이나 다름없기에 업체가 제공하는 보고서를 시는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는 꼴이 된다. 이러니 겉으론 투명하게 사용되더라도 시민들은 제시간에 탈 수 없으니 당연히 이상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이로써 서울시 마을버스 조합이 주장하는 경영악화와 서울시가 계속 외면하여 적자가 심하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는 점이 명확하게 밝혀졌다. 행여 적자라는 주장도 정말 제대로 운행하는 과정에서 정당하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소위 ‘위장된 적자’가 아닌지도 철저하게 파헤쳐야 한다. 만에 하나 업자들의 주장이 진실이 되려면 업체마다 각 노선을 몇 대 운행하고, 하루 동안 몇 명이 이용하여 얼마의 요금 수입이 발생하였으며 재정지원금을 어떻게 집행하였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주장이 성립된다. 하지만 투명하게 집행한다는 말만 반복할 뿐 자료는 공개하지도 않고, 되려 서울시의 제도개선 결정에 반대만 한다는 것은 양심에 찔린다는 것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이번 서울시의 결정은 너무 늦었으나 반드시 진행해야 하는 만큼 이는 사업자 조합이 자초한 결과로 ‘사필귀정’이다. 따라서 재차 촉구한다. 마을버스 제도개선 TF가 단순 업체들에 주의를 시키는 선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지원금을 받은 업체 중 유용사례가 단 한 번이라도 적발된다면 해당 업체에 대해 노선권 및 운행권을 박탈하는 한편, 자치구로 마을버스 행정 권한을 전면 이양하거나 서울교통공사 직영으로 운영하는 공공형 마을버스 도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래야 혈세를 낭비할 이유가 사라질뿐더러 교통 소외지역에 이동권과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다.
공공교통네트워크는 중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별 전체 마을버스를 대상으로 실제 대수와 감축 운행 대수를 파악하는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서울시의회 차원으로 사업자 조합에 대해 사회적 책임 전가와 파행을 지속하는 부분에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동시에 필요하다면 공공성을 철저히 외면하는 사업자 조합에 대한 투쟁을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다.
*참조: 양천구 신목교통 마을버스 인가내용 및 현재 기준 배차시간표
(실제 배차표가 인가보다 적게 운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
2025년 7월 11일
공공교통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