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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688> 일본 도야마현 다테야마(立山) 만년설 밟고 고갯마루 오르니 `열도의 지붕` 북알프스가 성큼 북알프스 산맥 북쪽 끝 차지한 3015m봉
국제신문글·사진=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2010-08-05 19:34:04
후지산, 하쿠산과 함께 일본 3대 명산으로 통하는 다테야마(立山·3015m). 일본 열도 혼슈의 중부내륙에 거대한 산군을 이루고 있는 북알프스산맥 최북단에 우뚝 솟은 다테야마는 해안도시인 도야마(富山)현의 동쪽에 우뚝 솟아 있다. 3000m 안팎의 봉우리들이 남북으로 연이어 있는 다테야마는 사실 다테야마 연봉으로 더 알려져 있다. 가장 북쪽의 벳산(別山·2874m)에서부터 마사고다케(眞砂岳·2861m) 후지노리다테(富士の折立·2999m) 최고봉인 오난지야마(大汝山·3015m) 오야마(雄山·3003m) 조도야마(淨土山·2831m)에 이르기까지 6개의 고봉이 병풍처럼 이어지는 산군 전체를 말하는 것이다. 도야마현에 속해 있는 다테야마의 동쪽 끝은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유명한 나가노다.
도야마현 다테야마는 일본 3대 명산에 속하는 산으로 일본인들은 평생 한 번이라도 오르는 것을 소원 으로 여긴다. 현지 산악가이드인 노가에 데쓰야(왼쪽) 씨와 알파인투어 장병호 대표가 다테야마 정상 부근에서 북알프스 주능선의 경관을 살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테야마는 국내 산꾼들에게는 후지산이나 북알프스 주능선의 오쿠호다카다케(3190m) 야리가다케(3180m) 등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 국내에는 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일본인들은 다테야마에 오르는 것을 평생의 소원으로 여긴다. 굳이 국내 산에 비유하자면 지리산 또는 설악산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다테야마를 품고 있는 도야마현의 경우는 '15세 이전에 다테야마를 오르지 않으면 어른이 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보통의 도야마현 주민이라면 남녀 구분 없이 대부분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2학년 사이에 다테야마를 오른다. 일종의 통과의례인 셈이다.
다테야마는 3000m가 넘는 산이지만 해발 2400m 안팎의 고원지대까지는 케이블열차와 버스 등을 이용해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산행 표고차는 600m정도다. 때문에 호다카다케나 야리가다케에 비해 산행 시간과 거리가 짧고 누구나 쉽게 산행할 수 있어 초보 산꾼은 물론이고 남녀노소 대부분이 오를 수 있다. 북알프스 산맥의 여러 산들 가운데 가장 수월하게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산이기도 하다.
전체 산행은 무로도다이라 고원 터미널의 북쪽에 있는 지옥협곡 인근 '롯지다테야마 연봉 산장'에서 시작해 정상에 올랐다가 무로도터미널로 하산하는 총 9㎞ 코스로 진행된다. 소요 시간은 보통 걸음으로 6시간, 빠른 걸음이라면 5시간 정도다.
다테야마 연봉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무로도다이라 고원의 북쪽 끝 산장인 롯지다테야마에서 이른 아침 식사를 하고 오전 7시께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간밤 셀 수도 없이 많은 별들이 쏟아질 듯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예상은 했지만 청명하기 이를 데 없는 날씨다. 대부분의 고산이 그렇지만 다테야마의 날씨 역시 변화가 심해 안심할 수가 없다. 그러나 비교적 오전의 날씨가 맑은 편이고 오후가 될수록 구름이 많이 끼거나 비바람이 몰아치는 경우가 많다고 현지 산악 가이드인 노가에 데쓰야 씨(69)가 알려준다. 그래서 대부분의 산행객들은 새벽이나 아침 일찍부터 산행을 시작해 늦어도 오후 3~4시 이전에는 산행을 마무리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노가에 씨가 덧붙인다.
다테야마 정상에 있는 신사 뒤로 츠루기다케가 보인다.
산장에서 다테야마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일단 라이초(雷鳥)사와 야영장을 거쳐 계곡을 따라 오른 후 중간 기착지인 이치노코시 산장에 이르는 코스를 택했다. 무로도다이라 고원에서 다테야마로 오르는 코스는 곧바로 조도야마의 사면을 타고 이치노코시 산장을 거쳐 오르는 길과 취재팀의 경우처럼 라이초사와 계곡을 거쳐서 오르는 길 등 두 개의 코스가 일반적으로 애용된다. 곧바로 오르는 길은 쉽지만 너무 평이하고 계곡을 따르는 길은 그나마 길고 볼거리도 더 많다. '라이초'는 다테야마에만 살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새다. 도야마현이 특별 관리하고 있는 라이초는 빙하기 때부터 살아남아 있는 지구 상의 유일한 새로서 일본에서도 천연기념물 중에서도 특히 중요하다고 여겨 '특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있다.
새하얀 눈과 푸른 하늘, 우뚝 솟은 다테야마 연봉을 배경 삼아 설치된 알록달록한 야영장의 텐트 색상들이 인상적이다. 20여 동의 텐트에서 동서양에서 온 산꾼들이 산행 준비를 하고 있다. 서양인 산꾼들이 취사도구를 이용해 아침식사를 짓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띈다. 야영장에서 왼쪽으로 살짝 내려서서 외나무다리를 통해 계곡을 건넌다. 물이 참 맑고 시원하게 보인다.
라이초사와 야영장에서바라본 다테야마 연봉.
외나무 다리를 건너면 갈림길인데 오른쪽을 택해 계곡을 따른다. 초행길인 데다 곳곳에 눈이 덮여 있어 길찾기가 애매하지만 40년 이상 다테야마를 오르내린 노련한 산악가이드인 노가에 씨의 길 안내에 의지해 계곡을 따라 오른다. 계곡을 오른쪽에 끼고 이어지던 길은 다시 한번 물길을 건넌 후 좁은 틈새의 가파른 길로 이어진다. 5분쯤 가파른 구간을 지나 다음 언덕 위로 오르니 오른쪽 멀리 무로도터미널 쪽에서 곧장 오르고 있는 산꾼들의 모습이 보인다. 쉬엄쉬엄 1시간40분 가량 오르니 무로도터미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갈림길. 이곳에서 10분만 더 오르면 다테야마연봉의 주능선 안부에 자리잡은 이치노코시 산장이다. 출발지에서부터 2시간쯤 걸렸다.
100엔의 이용료를 내야 하는 공중화장실이 설치된 이치노코시 산장 앞 마당에 서면 능선 너머 남서쪽 멀리 호다카다케 연봉과 야리가다케에 이르는 거대한 북알프스산맥이 병풍처럼 늘어선 광경이 눈에 들어와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일본의 지붕이라고 하는 북알프스산맥이 그려내는 장관에 잠시 넋을 잃을 정도다. 실제로 다테야먀는 가장 쉽게 올라서 북알프스와 후지산까지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서의 역할을 하는 산이다.
취재팀이 다테야마 정상에 오른 후 만년설을 밟으며 무로도터미널 쪽으로 하산하고 있다.
오야마에서 다테야마 연봉의 정상인 오난지야마까지는 능선을 따라서 30분 걸린다. 오난지야마에서 보는 풍광 또한 오야마에서와 마찬가지로 빼어나기 이를 데 없다. 특히 츠루기다케가 더욱 가깝게 보여 한국에서 온 산꾼을 자꾸만 유혹하는 듯하다. 하산은 온 길을 다시 돌아서 이치노코시 산장까지 간 후 갈림길에서 도야마터미널로 곧장 가는 길을 택한다. 오를 때와는 달리 2시간 정도면 충분히 내려설 수 있다. 다만 오야마에서 이치노코시 산장까지 내려가는 급경사 길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15세 이전에 다테야마를 올라야 한다'는 말을 증명하듯 여름방학을 맞은 초등학교 고학년들과 중학생들이 땀방울을 쏟으며 다테야마를 오르고 있다.
- 오후 4시 이전에는 산행 마치도록 규정돼
도야마현의 다테야마는 다양한 등산로가 개발돼 있어 계획을 짜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다양한 코스로 산행을 할 수 있다. 정상인 오난지야마에서 되돌아서지 말고 계속 앞으로 진행, 종주 산행을 해도 된다. 종주 산행을 할 경우에도 비박은 할 수 없으니 첫날은 후지노리다테를 지나 2860봉에서 하산, 산장에서 1박을 한 후 다시 츠루기고젠 산장 방면 또는 신무로도놋코시 고개로 오른 후 2일째 산행을 이어가야 한다. 능선을 타고 서쪽으로 진행, 해발 2611m의 오쿠다이니치다케(奧大日岳)를 쇼묘다키 부근으로 하산하면 1박2일 종주 산행이 된다. 또 이치노코시 산장에서 1박을 한 후 동쪽 쿠로베(黑部) 댐 방향으로 하산하면 동서 횡단 산행이 된다. 다테야마의 산행은 늦어도 오후 4시 이전에는 마치도록 규정돼 있다.
- 부산서 직항편 없어 인천 경유해야
부산에서 도야마현까지 직행하는 항공기나 여객선은 없다. 에어부산이 1일 2회 운항하는 항공노선을 통해 오사카까지 가서 철도 JR선을 이용, 도야마로 이동(3시간 소요)하거나 인천 공항에서 출발하는 도야마행 아시아나 직행 노선을 타야 한다. 인천발 도야마행 아시아나항공 직행편은 주 3회 운행한다.
도야마 공항이나 역에서는 다테야마역까지 버스나 기차 편으로 이동한 후 다테야마역에서 케이블 궤도열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인 고원버스를 이용, 무로도터미널까지 갈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같은 스케줄을 짜기는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다. 궤도열차와 고원버스가 대부분 예약제로 운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 여행사를 통하는 것이 유리하고 편하다. 문의=국제신문 주말레저팀 (051)500-5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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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도(室堂)터미널~이치노코시(一ノ越)~오야마(雄山)~오난지야마(大汝山) 왕복 : 5~6시간 소요!
눈이 있을 경우에는 7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다테야마(立山) 3산 종주 등산로 개요 급히 오르는 오르막이 별로 없고 문제가 되는 위험한 곳이 없고 적재적소에 산장이나 대피소가 있기 때문에 그리 힘든 산 행 코스는 아니다.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를 이용하여 손쉽게 2,450m의 무로도까지 도착한다. 무로도 버스 터미널의 옥상으로 나가면 다테야마 3산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정면의 길은 이찌노코시(一の越)로 향하게 되는데 길은 돌로 잘 정비되어 있고 일반 관광객들이 이찌노코시 산장까지 가는 사람들이 많아 한여름에는 북적대는 경우도 있다. 초여름이라도 길 양쪽에 잔설이 많이 쌓여 있고 이치노코시 산장까지는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게 된다. 도중 신사를 지나게 되고 약 20분 정도 오르막을 오르면 이치노코시에 도착하게 된다. 이치노코시는 십자로 되어 있어 왼쪽으로 오르는 길은 다테야마 방면의 등산로이고 직진하면 黑部(구로베), 淨土山(죠도야 마)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이치노코시 산장에서는 휴식과 숙박을 할 수 있다. 날씨가 맑은 경우 야리가다케와 북알프스의 장엄한 능선을 볼 수 있다. 이치노코시에서 오야마(雄山 3,003m)까지는 800m 정도로 약 1시간 정도 걸리는데 왼쪽의 암릉으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잔돌이 많이 있어 낙석의 주의가 필요한 곳이기 때문에 한발한발 천천히 오르는 것이 좋다. 돌에는 중간중간 페인트로 표시를 해 놓았는데 날씨가 나쁠 경우 앞이 안보여 산행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 경우 바로 산행 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오야마 정상에서 바라보는 정상 주변의 전망은 장관이다. 발 아래로 구로베호수, 동쪽으로 뒤편의 다테야마 산들이 남쪽으로 야리가다케 방면의 북알프스의 산, 서쪽으로 올라온 室 堂平(무로도다이라), 그리고 大日岳(다이니찌다케)의 연봉이 펼쳐져 있다. 날씨가 맑은 날은 동해까지도 볼 수 있다. 이제 다테야마 3산 종주가 시작되는 것이다. 오야마 신사봉의 본전에 참시하고 (사무소 옆에 삼각점 2,992m 표시가 있다) 암봉을 서쪽으로 돌면 카르(빙하기에 형성된 천연기념물)가 상부에 걸쳐져 있다. 너덜지대를 지나 완만한 능선을 오르내리면 오난지야마(大汝山 3,015m)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은 대피소가 있다. 다테야마 3산 종주의 최고봉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탁트인 장관을 뒤로하고 약간 북쪽으로 후지노오리다테(富士ノ折立 과거 후지의 신을 제사를 지냈던 곳 으로 이름이 붙여졌다.)의 급경사의 내리막이 있다. 이곳에서는 낙석의 위험이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후지노오리다테부터 마사고다케(眞砂岳 2,861m)까지의 안부는 급한 내리막으로부터 급경사의 내리막으로 아름다운 內藏 助(구라노스케) 카르가 오른쪽으로 보인다. 카르를 지나면 마사고다케 능선에서 오른쪽을 떨어진 內藏助(구라노스케) 산장이 있다. 마사고다케를 올라 직진하면 라이초다이라(雷鳥平) 이어지는 길이 있지만 눈이 쌓여 있을 때에는 길을 잃을 위험한 곳이기 때문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마사고다케의 오르막을 오르는 길은 거친 모래 자갈길이며 라이초(雷鳥)를 관찰할 수 있다. 라이초는 도야마 현의 지정 새로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깃털이 흰색으로 변해 눈 위에서 자신을 보호하게 되고 눈이 녹기 시작하는 6월부터는 잿빛의 깃털이 나기 시작한다. 어느새 능선을 계속 가면 지나가는 바람도 따스하고 오후에는 가스가 끼기 때문에 주의하여야 한다. 벳산(別山 2,880m) 정상에는 일본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고산호가 있다. 여기에서는 스루기다케(劍岳 2,998m)의 장관은 감탄을 자아낸다. 스루기고젠고야(劍御前)산장에서 무로도까지의 내리막은 약간 가파르고 주위의 관목을 보면서 가면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