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편이 집에서 쉬고 있어 캠핑을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아직 캠핑을 가기에는 이른 것 같았지만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1박2일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전날 다녀 오려 했지만 다음날 아이들 영어 수업으로 일찍 서둘러 오게 될것으로
인해 분주할 것 같아 금요일 아이들 수업이 끝나고 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당일이 되어 갑자기 교제를 나누게 되어서
다음기회에 가거나 가더라도 가까운 곳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교제가 끝나고 집에 오니 남편이
늦었지만 가기로 했던 서해안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벌써 6시가 넘어 늦은 시간이었지만 서해안으로 출발했습니다.
다니엘도 같이 가면 좋을 텐데 가지 않겠다고 해서 세식구와 코코가 함께 출발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알아본 꽂지해변의 캠핑장에 도착하니 웬일인지 인적이 없었습니다.
다른 곳 한곳을 더 들러 봤지만 역시나 인적이 없었습니다.
이상하여 주위의 상인분께 여쭤보니 그곳은 국립공원 구역이라 성수기인 6월부터
캠핑장을 개장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지난번에 갔었던 몽산포 해변의 캠핑장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도착해 보니 10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1시간 정도 텐트를 치고 짐을 풀었습니다.
캠핑장 주인장께서 아직 날씨가 추우니 나무를 좀 때야 할거라며
땔감과 통을 주셔서 캠프화이어를 하게 되었습니다.
따뜻한 불가에서 간단하게 라면과 요깃거리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자정을 훌쩍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직 기온이 낮아, 이불을 몇개 가지고 갔지만 몹시 쌀쌀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보였습니다.
바다로 부터 안개가 바람을 타고 연기처럼 다가 왔습니다.
한번도 보지 못한 광경이라 정말 신비로왔습니다.
준비해간 고기를 구워 아침 식사를 하고 나서도 해무는 걷치지 않고 그대로 있었습니다.
바로 몇미터 앞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썰물때라 물이 거의 빠진 상태였습니다.
주위사람들이 갯벌체험을 위해 아이들과 바다로 가고 있었습니다.
조개를 캐지는 않지만 우리도 바다로 가기로했습니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해무를 뚫고 저 멀리 바닷가로 가려고 하니
알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희 남편은 여행을 하며 예기치 않은 상황들을
스트레스받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어 하고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와 정반대로 너무나 두려워 했고 싫어했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함께 떠나는 여행을 참 힘들어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그동안의 많은 경험으로 두려워 하지않는 마음이 되었고
이제 조금씩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는 저를 보게 됩니다.
그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고
내 생각이 그렇게 속이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야 몸이 조금씩 체득하는 것 같습니다.
남편과 야엘과 코코가 먼저 바닷가 저편으로 사라지고 한치앞이 보이지 않는 바다로
혼자 들어가다 보니 하얀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었습니다.
한참을 걸어 들어가 보니 사람들이 모여 웅성웅성하며 조개를 캐는 소리가 들렸고
가까이 가서야 조금씩 보일 뿐 금방 안개속으로 사라져 보이지 않았습니다.
좀 더 걸어 들어가니 물소리가 들렸습니다.
그제서야 바닷가에서 걷고 있는 가족을 만났습니다.
다들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제 마음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