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어부가 시내를 따라가다 길을 잃었다가 뜻밖에 복숭아꽃이 피어 있는 숲을 만났다.
언덕을 끼고 수백 걸음을 걷는데 나무는 없고 향기로운 풀만이 선명히 아름다웠으며,
지는 꽃잎이 분분히 흩날리고 있었다.
어부가 매우 이상하게 여기면서 다시 앞으로 나아가 그 숲 끝까지 가보려 했다.
산에 작은 구멍이 있는데 마치 빛이 나는 듯하므로, 어부는 배를 두고 입구를 따라 들어가 보았다.
처음에는 매우 비좁아 간신히 한 사람이 들어 갈 정도 였는데 다시 몇 걸음을 더 가자 훤히 뚫리며
밝아지는 것이었다.
땅은 평평하고 넓었으며 집들은 깨끗하였다.
비옥한 토지에 맑은 시내는 물론 뽕나무와 대나무 등속이 있었으며 길은 사방으로 통하고 닭우는 소리,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그안에서 사람들이 왕래하며 씨를 뿌리고 농사를 짓는 것과, 남녀의 옷차림이 바깥세상 사람들과 같았다.
노인이나 아이나 모두 기뻐하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어부를 본 사람들이 매우 놀라며 어디서 왔느냐 묻기에 자세히 대답했더니, 집으로 청하며 술상을 차리고
닭을 잡아 밥을 지어 주었다.
어부는 몇일을 머물다가 인사하고 떠났다.
이곳 사람들이 "바깥 사람에게는 말하지 마십시오"하였다
위 이야기는 착한 백성들이 모여사는 작은 나라라는 이상세계를 무릉도원으로 묘사한 도연명의
"도화원기"인데, 마치 소양호의 작은 마을 조교2리 누리삼마을을 묘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든다.
어부가 우연히 어렵게 어렵게 찾아가 다다를 수 있었던 오지중의 오지,
도화원기에 나올 만큼이나 아름답고 정이 넘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누리삼마을에서 제1회 누리삼마을
음식축제 "힐링되는 밥상"을 5월 23일(토)~24일(일)에 열기에 찾아갔습니다
지난 2월말에 번개포럼을 개최하였고,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2010년에 포럼을 개최하며 처음 연을
맺은 마을로서 우리포럼에서 제안한 음식힐링축제를 개최하기에 모니터링 차 찾아간 것입니다.
마을에서는 "바쁜 일상은 잠시 제쳐두고 일상의 여유와 자연이 주는 힐링을 즐길 수 있는 한적한 산촌마을로
오셔서 자연의 시간에 맞춰 느리지만 천천히 가며 알게 되는평범함의 위대함에 대한 이야기...
사랑하는 가족, 친구, 동료들과 누리삼마을의 음식축제에 소풍삼아 오세요~~"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역시 누리삼마을은 찾아간 것 만으로도 힐링이요, 맛난 음식을 먹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고, 정겹게 맞이해
주시는 주민들만 보아도 할링 그 자체입니다.
소양강가로 가는 길엔 뫼꽃 군락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도연명의 이상형 무릉도원이 바로 이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오늘이나, 예전이나 변함 없습니다.
누리삼마을에 이르는 길은 가리산을 넘는 꼬불꼬불한 산길을 한참을 가면 드뎌 평지가 나옵니다만,
아직 마을에 다다르기엔 멀었습니다.
어느새 계곡의 물은 차길의 앞쪽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소양호로 들어가는 계곡일 겁니다.
하늘이 반쪽도 않보이는 깊은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보니 환영한다는 누리삼마을 입구가 나옵니다.
제대로 찾아왔나 봅니다.
차창을 여니 아카시아와 개동백향이 코를 찌릅니다.
우리일행은 저녁 때나 도착해보니 마을체험관엔 벌써 차들이 많습니다. 일찍 온 체험객들이 많습니다.
반가워하는 이장님과 추진위원장님, 부녀회장님, 사무장님, 그리고 주민여러분들,,,,
마치 고향에 온 듯한 느낌 그대로 입니다. 정말 정겹습니다.
이장님의 카트(무공해 지역이라 전기카트를 이용)에 우리일행 4인이 함게 타고 마을을 한바퀴 둘러보았습니다.
소양강가로 가려니 뫼꽃군락이 반기고 산쪽 계곡으로 가려니 개동백이 반깁니다.
수십가지로 연출한 이름도 다 기억하지 못하는 나물과 토종닭, 장뇌산삼삼겹살 등으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욕심부리지 않고 한가지씩만 가져왔는데도 너무 많아 간신히 다 먹었습니다.
단순 친환경 정도가 아니라 그 어디에서도 맛보기 어려운 자연에서 채취하고, 산에서 나무들 사이에서 기른
나물과 버섯들 입니다.
조미료는 넣었다고 합니다만, 산에서 나는 버섯과 약초들로 만든 천연조미료라고 합니다.
달달하고 새콤한 맛을 위해서는 설탕 대신 다양한 종류의 발효액으로 음식종류에 따른 맛을 냈다고 하구요,
장아찌가 짜지 않아요. 그래선지 소금을 적게 먹자고 하는 것이 요즘 대세지만 자꾸 손이 가네요.
감칠맛이 나니까요.
살 빼기는 예전에 일글렀습니다.
이 곳 음식중에 삼겹살을 뺀 나머지는 모두 마을 근처에서 채취하고 재배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마을의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이처럼 우사나 돈사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계곡물에는 언제든지
들어가도 될 정도로 깨끗하고 공기 또한 늘 청정합니다.
저간의 마을 돌아가는 이야기며 포럼마을 회원들의 이야기 등을 도란도란하다보니 어느새 잠잘 시간입니다.
손을 뻗치면 닿을 듯한 초승달과 샛별을 보며 깔끔한 마을팬션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저녁 때 먹은 오미자술의 향기가 아직도 코끝에 매달려 있는 듯합니다.
거의 저혼자 한 병을 다 비웠으니 그럴만도 하지요.
박새, 꾀꼬리, 서쪽새 등등 새소리에 눈을 뜨니 저만치 산꼭대기엔 이미 햇빛이 걸려 있습니다.
왠지 몸도 마음도 개운합니다. 우리가 있는 계곡아래까지 햇빛이 내려오려면 맑은 물에 씼고 나가면 될 듯 합니다.
바람이 참 시원한데 뭔가 향이 납니다. 아카시아 향과 개동백(쪽동백) 향이 바람을 타고 오네요.
공기가 달콤합니다. 입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 코로 먹는 공기가 이렇게 달콤할 수 있다는 것을 이곳
누리삼마을에서 처음 알았습니다.
이장님의 카드를 타고 개울 건너편에 오르니, 우리가 잤던 마을팬션이 마치 새집 같습니다.
그리고 길가에 파란 풀은 풀이 아니고 나물들이라네요.
빼곡한 나무사잇길은 산책로 중에 피톤치드가 가장 많더고 해도 되겠구요.
글재주 없는 제가 이정도나마 글을 쓸 수 있는 것 역시 그 나뭇사잇길을 걷던 생각이 아지도 선해서
쓰여지는 것 이랍니다.
체험관에 들어서니 아침밥상이 차려져 있는데, 시골의 아침밥상이 아니라 호텔요리입니다.
부녀회장님과 할머니요리사들의 솜씨가 비보통입니다. 산촌에서 음식을 주제로 도를 쌓은 분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도인들이 만든 음식,,, 몸과 마음에 힐리이 되는 음식,,,,,
아이들이 방문한 가족이 있어선지 달고나체험을 하는데 글쎄 어른들이 더 좋아하시네요. ㅎㅎ
묵을 직접 만들어 가져 가게 하니 또 어른들이 더 좋아하시고. ㅎㅎ
산나물을 뜯어 가라고 하니 또 어른들이 더 좋아하시고. ㅎㅎ
간식으로 드린 옥수수팥범벅 역시 어른들이 더 좋아하시고. ㅎㅎ
이장님이 아이들에게 먹도록 주는 장뇌산삼도 어른들이 더 좋아하시고. ㅎㅎ
어른들의 힐링천국이 따로 없네요. ㅎㅎ
주민들은 말씀하십니다.
"소양호 넘어 깊은 산골 산좋고 물좋고 공기 좋은 아주 작은 누리삼마을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요즘 유기농유기농하며 건강을 생각해 먹거리에 관심이 높아 졌다고 하는데,
'산으로 가면 건강한 먹거리가 있다.'
우리 누리삼마을은 유기농을 넘어 진짜 자연과 어우러진 산림농법으로 산과 들에 자연스럽게 건강하게 자라는
산채류 등을 사용하여 건강한 밥상을 만들어 좋은 식사로 대접하고 누리삼마을에서 진정한 휴식과 힐링의 시간을
가져 보고자 음식축제를 처음으로 하게 되었는데, 처음 시작하는거라 부족하고 미숙한 부분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참여자분들이 뜻 밖에도 너무 만족하시고 응원도 해주시고 담에 또 오고 싶다고, 담에 올 때는 꼭 다른
사람들을소개해서 함께 오시겠다며, 이 깨끗한 마을과 청정먹거리를 잘 관리하라며 웃으시며 돌아가셨습니다.
또한 먹거리와 숙박을 함께 해서 상품권이나 초대권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도 주셨습니다.
누리삼마을에 대해서 홍보 이상으로 지인분들께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그리고 보완할 것과 불편한 점들을 꼼꼼히 설문지에 성의껏 작성해 주신 것을 보고
정말 우리마을을 진심으로 생각해 주시고 좋아해 주시는구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음식과 좋은 추억을 가지고 가신다고,,,
많이 부족한데도 좋은 평가해주신 체험객분들께 너무너무 감사드리며,
한분 한분의 얼굴을 기억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누리삼마을의 가족이니까요~"
이장님과 사무장님은 말씀하시네요.
"우리마을이 있다는 것을 밖에 가서는 말하지 말라"고,,,,
누리삼마을은 학생 등 단체 체험객은 받지 않고, 3대나 4대의 대가족이나 우리전통의 맛과 멋을 아는
특별한 손님들만 받겠다고 하네요.
그러니 우리마을이 체험을 한다는 것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누리삼마을을 나녀오지 않았습니다. 조용~ 쉬잇~!"